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애플 관계자가 아이폰 6S와 아이폰 6S플러스의 가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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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애플이 스스로 올해 아이폰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5년 마지막 석달 동안의 실적이 아이폰 출시 사상 최저 성장을 기록했다고 밝힌 뒤 나온 말이다. 아이폰 6S와 아이폰 6S플러스의 진검 승부였던 지난 석달 동안 아이폰은 사실상 '제로 성장'에 그쳤다. 애플이 성장의 변곡점을 막 지났다는 의미다. 아이폰 신화에 힘 입은 애플의 성장시대가 막을 내리는 것이다. 버팀목이던 중국 시장의 포화로 상황의 반전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26일(미국시간) 애플은 팀 쿡을 비롯한 경영진이 애널리스트들 앞에서 2016 회계연도 1분기(2015년 10~12월)을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1분기 아이폰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0.4% 성장에 7480만대에 그쳤다. 아이폰은 2007년 출시 이후 애플 성장의 주역이었다. 이전 아이팟 등 성장 공신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애플은 아이폰 하나에 의지해 전세계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아이폰 성장이 멈추자 매출 성장도 멈췄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758억7000만 달러(약 91조원)였다. 아이폰은 비용 대 가격비가 뛰어나 이제까지 애플에게 막대한 이익을 안겨줬다. 하지만 지난 1분기에는 달러화 강세로 직격탄을 맞았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183억6100만 달러(약 22조원)에 그쳤다.
실적 발표에 앞서 폭스콘 등 중국 현지의 생산기지에서 주문 감소 소식이 잇따랐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애플이 1분기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을 우려한 바 있다. 1분기는 간신히 마이너스 성장을 모면했지만, 시장의 우려는 곧 현실화될 전망이다.
애플은 올해 첫 석달에 해당하는 2분기 실적에 대해 500억~530억 달러(약 60조~64조원)의 매출을 전망했다. 전년 동기 매출액은 580억 달러(약 70조원)이었다. FBR캐피털의 애널리스트인 대니얼 아이브스는 애플의 매출 전망을 근거로 아이폰 판매 감소량을 추산했다. 그는 2분기 아이폰이 5000만~5200만대 판매에 그칠 것이라고 봤다. 전년 동기 판매량은 6120만대였다. 10%이상 감소하는 것이다.2003년 이후 애플은 성장 가도를 달려왔다. 전망대로라면 13년만에 첫 뒷걸음이다.
아이폰의 마이너스 성장은 무엇보다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이 멈췄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은 지난해 급성장하면서 애플의 최대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4개 분기 연속 70~112%의 성장률을 보이던 중국에서의 아이폰 판매는 14% 늘어나는데 그쳤다.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중국 시장의 비중은 2015년 7~9월 기간의 25% 수준에서 머물렀다. 애플의 루카 마에스트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중국 시장에 대해 "2016년 1~3분기 들어 경제 약화 조짐이 더 선명하다. 전례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현재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은 미국 시장은 4.1% 감소했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전세계에 퍼져 있는 경제적 난국"이라며 위기감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