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리서치] 미래에셋증권 김미섭·허선호 '투톱'…"전문경영인체제로 꿈꾸는 지속가능한 성장"
미래에셋증권이 '전문경영인 2세대' 체제로 재편한 지 1년이 흐른 가운데, 해외사업 강화와 자산관리(WM) 경쟁력 확대를 통한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며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다져가고 있다. 지난해 말 창업멤버들의 용퇴로 그룹 전반에 걸친 파격적 세대교체가 이뤄졌고, 그 결과물로서 김미섭·허선호 두 부회장이 이끄는 각자 대표 체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한 모습이다. ■ '글로벌+WM = 쌍두마차', '1조 클럽' 정조준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주식·채권 위탁매매수수료와 글로벌 자산관리 부문, 그리고 플랫폼 기반 연금·WM 영역에서 성과를 내며 올해 다시금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재입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인도 현지 증권사 인수도 완료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한 단계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 속에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투톱 경영진의 연임 가능성도 유력하게 점쳐진다. 지난해 미래에셋그룹은 창업멤버 중심의 경영진을 물리고, 미래에셋증권에 글로벌 경험이 풍부한 김미섭 부회장과 WM·연금 자산관리 노하우를 쌓아온 허선호 부회장을 각자 대표로 전면 배치했다. 그 결과, 현재까지 실적 면에서는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3분기까지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9000억원대를 훌쩍 넘어섰고,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0% 넘게 증가하며 6600억원대에 이르렀다. 연간 기준으로 '1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을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 같은 실적 반등 배경에는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개선이 주효했다. 허선호 부회장이 선봉에 선 WM 부문은 연금자산을 업권 최초로 40조원대까지 키워내며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 기반을 확보했다. 특히 해외 주식위탁매매 부문은 오랜 기간 미국·홍콩 등 글로벌 거점에서 쌓아온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며 거래대금과 수수료 점유율 모두 선전했다. 3분기 미래에셋증권은 해외주식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70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286억) 대비 147.9% 증가한 규모다. 이 밖에도 IB(기업금융) 영역에서도 엘앤에프, 산일전기 등 굵직한 IPO 딜들을 주관하며 실적을 올렸다. 해외법인의 경우는 전환점을 맞았다. 지난해 해외부동산 투자 손실 등으로 발목이 잡혔던 해외부문이 올해는 세전 이익 1000억원 이상을 달성하며 본격적인 이익창출 부문이 됐다. ■ 해외시장 개척 본격화…글로벌 대형 증권사로 미래에셋증권의 성과는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이미 미국, 홍콩을 비롯한 선진 시장에서 주식·채권 중개와 투자은행 업무로 쏠쏠한 수익을 내는 가운데, 최근 인도 현지 10위권 증권사 '쉐어칸(Sharekhan)' 인수로 신흥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미래에셋증권은 2017년 국내 증권사 최초로 인도 자본시장에 진출한데 이어 6년만에 국내 최초로 현지 기업을 인수한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2월 'Sharekhan Limited'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으며 인도 중앙은행(RBI)와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 지난 달 28일 인수를 완료했다. 인수 완료 직후 쉐어칸은 '미래에셋쉐어칸'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310만명 이상 고객 기반, 120여개 지점, 4400명 이상의 비즈니스 파트너를 보유한 쉐어칸은 향후 미래에셋증권의 글로벌 WM 및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 확대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쉐어칸 인수와 관련해서는 김미섭 부회장의 역할이 컸다. 김 부회장은 미래에셋증권 내 대표적 해외전략가로 손꼽힌다. 김 부회장이 수장으로 나선 미래에셋증권은 금리 불확실성과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미국·홍콩 등 선진 시장에서는 주식·채권 중개를 통한 안정적 이익을 확보하는 데 집중했고, 인도·베트남 등 이머징 시장에서는 온라인 플랫폼 기반 위탁매매 및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하며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해나갔다. 이런 노력을 토대로 해외법인들은 올 들어 꾸준히 세전 이익을 거두며 회사 전체 실적에 힘을 보탰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인도 증권시장을 '넥스트 차이나'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이에 미래에셋증권은 인수 전 현지 증권사 10위였던 쉐어칸을 인수 후 5년 내 상위 5위권 증권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쉐어칸 인수는 인도를 핵심 성장 시장으로서 중요한 위치에 두려는 미래에셋의 의지를 나타낸다"라며 인도 고객들에게 미래에셋그룹의 글로벌 역량을 활용해 새로운 부의 창출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해외 확장은 단순한 외형성장에 그치지 않는다. 각 국가별 차별화한 비즈니스 모델, 예컨대 선진국 시장에서는 주식·채권 중개 중심의 안정적 수익 구조를, 신흥시장에서는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내세우며 지역별 강점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단순 전개가 아닌 '유기적 연결'로 발전시키며, 궁극적으로 미래에셋증권을 '글로벌 종합 금융투자사'로 격상시키는 동력이 될 전망이다. ■ 장기 비전 투톱 리더십…주주환원·내부체질 개선까지 '전문경영인 2세대'의 올해 행보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김미섭·허선호 부회장의 내년 3월 연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두 부회장의 리더십은 장기적 관점에서도, 주주환원 측면에서도 긍정적 시그널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미래에셋증권은 2023~2026년 주주환원성향을 35% 이상으로 설정하고, 자사주 1억 주 소각까지 약속하며 '책임경영'을 강조한 바있다. 글로벌·WM 투톱 체제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주주환원과 내부통제 강화, 운용 리스크 관리 고도화 등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한 다양한 개혁 조치도 속속 이행하겠다는 전략이다. 김미섭 부회장의 국제적 전략 안목과 허선호 부회장의 내실 강화 역량을 결합한 '투톱 경영'은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시장정세 속에서도 균형감 있는 성장기반을 확보하는 동시에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발맞춰 나가며 지속가능 성장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또한 이들의 활약과 성과는 미래에셋증권이 제시한 '전문경영인 시대'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자리매김하는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