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의료원, "비파열성 뇌동맥류 환자, '정신적 부담' 크게 느껴"
이화여자대학교 의료원이 비파열성 뇌동맥류 진단 자체가 환자의 심리적 부담을 가중시켜 정신 질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비파열성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이 약해지고 부풀어 오른 병변으로,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이 있는 질환이다. 그동안 비파열성 뇌동맥류 진단을 받은 환자들의 스트레스와 불안을 관찰한 연구는 존재했지만, 대규모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진단 이후 정신건강 문제의 위험성을 추정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라는 것이 이화의료원 측의 설명이다. 이화의료원은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이향운, 신경외과 양나래 교수(공동 교신저자), 신경외과 김영구, 융합의학연구원 안형미 교수(공동 1저자), 정신건강의학과 김가은 교수가 '진단 후 치료받지 않은 비파열 뇌동맥류 환자의 정신 질환 위험 증가: 전국 코호트 연구 결과'를 최근 미국 권위 있는 학술지인 '스트로크' 온라인판에 등재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국민 건강 정보 데이터베이스(NHID)를 활용해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새롭게 비파열성 뇌동맥류 진단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같은 시기 상기도 감염 환자와 비교해 불안, 스트레스, 우울증, 섭식 장애, 조울증, 불면증, 알코올 또는 약물 남용 등 정신질환의 10년 발생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비파열성 뇌동맥류가 있다는 것을 인지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정신 질환으로 진단받을 가능성이 10% 더 높았다. 특히 40세 미만의 비파열성 뇌동맥류 환자에게서 정신건강 문제의 위험이 두드러졌다. 이번 연구의 공동 교신저자 신경외과 양나래 교수는 "뇌동맥류 진단 후 수술 치료를 받지 않고, 영상 검사를 통해 추적 관찰하는 환자 중 상당수가 언제라도 치명적인 뇌출혈이 일어날 수 있다는 공포감에 두려움과 불안을 느끼는 것을 진료 중 경험했다"고 말했다. 또 공동 교신저자인 신경과 이향운 교수는 "비파열성 뇌동맥류 환자는 진단받기만 해도 큰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며 "정신적 문제를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포괄적 치료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청하기자 mlee236@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