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와칭]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S&T 부문) 김종민 메리츠증권 대표(IB·관리부문)
메리츠증권이 기업금융(IB) 부문과 리테일 영역에서 동시에 성과를 이끌어 내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기존에 주력했던 구조화금융에서 벗어나 '정통 IB'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며, 파격적인 '수수료 완전 제로' 전략을 선보이면서 '두 마리 토끼' 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7월부터 공동대표 체제를 출범시켰다. 장원재 대표는 ·S&T 부문에서, 김종민 대표는 IB·관리부문에 집중하면서 적극적으로 사업 구조 탈바꿈을 시도 중이다.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메리츠증권이 '리테일 확보'라는 사명을 갖고, 급진적인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고위험 부동산 PF 중심의 IB 사업을 전통 IB과 리테일 강화로 개선하고자 함이다. 자신만의 색이 짙었던 메리츠증권이 체질 개선에 나섰다. 이를 주도한 장 대표는 "메리츠증권만의 차별화된 상품과 플랫폼을 다양한 계층의 개인 고객에게 제공하고, 리테일 부문에서도 선도 지위를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11월 온라인 비대면 채널인 '슈퍼(Super)365' 계좌에 '수수료 완전 제로' 혜택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모든 거래 수수료를 2026년 12월 말까지 무료 지원하는 공격적인 마케팅이다. 몇 년에 걸쳐 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한 것은 메리츠증권이 최초다. 리테일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 해당 프로모션을 위한 메리츠증권의 예상 비용은 약 1000억원이다. 실제로 메리츠증권의 슈퍼365 계좌 개설 고객은 지난해 10월 말 2만3000명 수준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19만명까지 올라왔다. 예탁자산 역시 9200억원대에서 10조원까지 불어났으며, 이벤트 시행 전 1650억원이었던 해외자산은 5조1300억원까지 불어나며 30배가량 증가했다. 더불어 장 대표는 리테일 조직을 '부문' 단위로 격상시키고, 본사와 역삼동에 PIB(프라이빗 인베스트먼트 뱅킹)센터를 각각 신설했다. 본사 PIB센터는 법인 리테일 고객을 타깃으로 삼성증권 기업금융 지점장 출신 이진주 센터장을 포함한 공동 센터장 체제를 도입했고, 역삼 PIB센터는 고액자산가에 집중할 예정으로 관련 상품과 투자 솔루션을 마련 중에 있다. 온·오프라인 동시에 리테일 강화를 위해 새로운 시도를 펼치는 모습이다. 상반기 실적도 양호했다. 메리츠금융지주에 따르면 상반기 메리츠증권의 연결 순이익은 443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9% 성장하면서,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44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 감소했지만, 전 사업 부문에서 고른 실적을 달성한 영향이다. ◆김종민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메리츠증권은 지난해에도 영업이익 1조549억원, 당기순이익 696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2년 만에 '1조클럽'에 재진입하면서 강자의 존재감을 상기시켰다. 특히 IB부문의 당기순이익은 3211억원으로, 지난해 수익을 견인했다. IB 부문을 이끌고 있는 김 대표는 올해 상반기 기업금융본부, 종합금융본부, ECM 솔루션(Solution)본부 등을 신설하고 업계에서 오랜 성과를 낸 전문가들로 자리를 채웠다. 지난 1월 NH투자증권 출신 송창하 전무를 기업금융본부에 영입했으며, 삼성·KB증권 출신 이경수 전무를 ECM본부장으로 선임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BNK투자증권에서 인수금융을 맡았던 김미정 전무를 종합금융본부장으로, 김형조 상무(BNK투자증권), 신승원 상무(KB국민카드) 등을 영입해 탄탄한 전력을 구성했다. 상임고문에는 정통 IB 전문가로 꼽히는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대표가 자리하고 있다. 김 대표는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부동산 부문의 강점을 유지하면서 기업금융 경쟁력을 강화해 DCM(채권자본시장), ECM(주식자본시장) 등 전통 IB 영역으로 확장할 것"이라면서도 "발행어음 인가 시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순수 기업금융과 모험자본 공급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행 규제상 기업금융 비중은 50% 이상, 부동산은 30% 이하로 허용되지만 부동산 비중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메리츠증권은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초대형 투자은행(IB) 지정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금융상품으로, 자기자본의 2배까지 가능하다. 초대형 IB 인가를 받게 되면 발행어음업에 진입할 수 있고, 포트폴리오 강화와 새로운 수익 창출의 통로가 열리는 이점이 존재한다. 초대형 IB 인가 가능성을 올리기 위해 자본시장의 '모범생'으로의 변신도 보여 주고 있다. 지난해에는 굵직한 내부통제 이슈가 많았던 반면, 올해는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등 전산 오류를 제외하고는 이슈가 줄었다. 지난 7월에는 증권사 중 최초로 내부통제위원회를 설치하면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김 대표의 말처럼 새로운 도약을 위한 1차 조직 세팅은 완료됐다. 이제는 실질적인 결과물이 자리를 메꿀 차례다. 부동산 PF 중심의 증권업계의 이단아(?) 이미지를 벗고 '정통 IB'와 '리테일'로 양대 축을 세운 메리츠증권의 성패는 실행력과 시간에 달려 있다. 과감한 '승부수'가 단순한 이벤트로 끝날지, 새로운 성장 신화를 써 내려갈지 시장의 시선이 쏠린다. ■장원재 대표 약력 장 대표는 1967년 6월 7일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 서라벌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 수학과를 나왔으며, 동 대학원 수학 석사학위를 마쳤다. 이후 미네소타대학교 대학원에서 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2년 당시 이공계 박사 출신 최초로 삼성증권에 입사했으며, 금융공학팀 과장을 맡았다. 이후 2007년 주식 운용파트 파트장, 2012년 Capital Market본부 운용담당 상무를 맡은 뒤 2014년부터는 삼성증권 최고리스크책임자(CRO) 상무를 지냈다. 그 다음해에는 메리츠화재로 옮겨 리스크관리팀장 상무를 시작으로 2017년 메리츠금융지주 및 메리츠화재 CRO 전무, 2021년 메리츠증권 Sales&Trading 부문장 부사장, 2023년 메리츠증권 Sales&Trading 부문장 사장(現)으로 올라갔다. ■김종민 대표 약력 김 대표는 1972년생으로 신림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서강대학교에서 경제학과와 경영대학원 석사 과정을 마쳤다. 하나UBS자산운용으로 처음 발을 들인 김 대표는 2004년 우리CS자산운용에서 채권 펀드매니저와 크레딧 애널리스트로 지낸 뒤, 2007년 삼성증권에서 FICC상품팀 디렉터(Director) 맡았다. 이후 2014년 메리츠화재로 넘어와 자산운용실장 상무, 2018년 전무, 2022년 부사장을 거쳐 2023년부터 메리츠금융지주 그룹운용부문 부사장을 겸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