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여는사람들] 패션맨 출신 지속가능 아웃도어 경영자, 제로그램 이종훈 대표
"가벼움에 100% 리사이클링 소재까지, 제로에 제로를 더했죠." 지속가능한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 기업 젠아웃도어를 운영하는 이종훈 대표이사가 지난 15일 <메트로경제신문>과 만나 자사 아웃도어 브랜드 제로그램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한양대학교 섬유공학 학사에 이어 경영대학원을 나온 이종훈 대표는 제일모직 MD로 시작해 코오롱인터스트리 스포츠 본부장, F&F 디스커버리 총괄 전무를 거치는 등 인생에 있어 패션 외길을 걸어온 패션맨이다. 특히 30년 패션 인생 동안 아웃도어 브랜드를 경험하며 친환경과 관련된 인사이트를 충분히 쌓는가 하면, 관련한 소비자 니즈를 느껴왔다. 이 대표는 "패션이라는 게 사실 문화적인 표현이다. 그 나라나 사회가 주목을 받아야 패션이 먹히는데 지금이야말로 한국 패션이 주목받을 시기"라며 "우리 문화와 패션을 가지고 세계 무대로 나가고 싶다. 이를 위해 지난 10년간 선도적으로 친환경 브랜드임을 포지셔닝 해왔고 앞으로 10년은 해외 시장 내놓을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판 파타고니아 제로그램 알리기에 나선 이종훈 대표이사. /젠아웃도어 ◆파타고니아를 벤치마킹, 한국의 친환경 브랜드를 만들다 지난해 리론칭해 사업을 확장 중인 제로그램은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로의 카테고라이징을 강화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인 2011년, 유젠 IT회사의 사내벤처로 출발한 제로그램은 백패킹이나 캠핑에 관심도가 높은 IT 인재들이 모여 시작했다. 실내 업무를 많이 하던 직원들이 일 이외에 취미를 공유하다보니 아웃도어 활동에 관심이 몰렸고, 헤비유저들과 함께 해당 브랜드를 론칭하게 됐다. 브랜드를 론칭하며 벤치 마킹 삼은 브랜드는 파타고니아이고, 제로그램을 통해 한국의 파타고니아 같은 친환경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결심을 당시에 했다. 지난 2014년에 별도 법인으로 분리돼 젠아웃도어가 설립되었고, 이후 제로그램을 통해 백패킹 관련 용품을 먼저 내놓았다. 제로그램은 '울트라 라이트 팩패킹'을 내세워 가벼운 초경량 장비를 만들겠다는 뜻에서 이름 지어졌다. 백패킹 장비를 주로 판매하던 제로그램은 2018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의류사업에 뛰어들었다. 용품 고객을 대상으로 브랜드 리론칭 후 의류사업을 확대한 것이다. 지난해 S/S시즌부터는 로고도 1968년도 아폴로 우주선이 찍은 지구의 모습으로 디자인해 영원할 것 같은 지구지만 제3의 시각에서 들여다보면 작은별이고 관리해야할 존재라는 의미를 드러내고 있다. 브랜드 DNA를 친환경이나 ESG 관점으로 완전히 전향해 제품 적용은 물론, 브랜드 활동까지 캠페인도 꾸준하게 전개하며 환경 관련 메시지 내고 있다. 2021년 기준 연매출 30억원을 냈고, 영업이익은 아직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올해 80억원 정도 매출을 예상하며 적자폭을 줄이는데 집중한다. 브랜드 확장을 통해 내년쯤 150억원 매출 목표를 잡고 있다. 이종훈 제로그램 대표가 최근 오픈한 플래그십 스토어 제로그램 헛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젠아웃도어 ◆유통 확대하며 인지도 높이기…브랜드 가치 세가지 알려 제로그램은 2021 하반기 홍대 직영점을 비롯해 현대 판교·중동, 롯데 잠실·노원, AK 수원 등 6개점 오픈에 이어 올해 S/S 시즌 신세계 하남, 롯데 부산·대구·평촌·진주, 롯데아울렛 기흥, LF 광양 등 7개점을 추가했다. 총 13개점으로 상반기 1개를 추가해서 14개점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연말까지 20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제로그램 공식 온라인몰을 리뉴얼 오픈했으며, 플래그십 스토어 '제로그램 헛'에서는 캠핑과 백패킹에 필요한 배낭, 텐트, 침낭, 매트, 라면 팬 등 다양한 용품들을 입체적으로 만나볼 수 있게 했다. 이 대표는 제로그램 헛에 '제로그램'의 제품은 물론, 국내 백패킹 분야 장인들의 기술을 제품화하거나 해외 유명 브랜드를 직접 수입·구성하기도 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수도권 지역에서는 교외형의 가두점을 열어 볼거리가 있는 캠핑 복합형 편집숍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이 대표는 '경량, 에코 플랜비(Eco Plan B), 연대감'이라는 브랜드 가치 세가지를 드러내며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하고, 종합 아웃도어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달 지구의 날을 맞아 임직원들과 경기도 화성 매향리 평화생태공원 해변에서 플로깅 활동을 전개한 이종훈 제로그램 대표. /젠아웃도어 ◆친환경 이미지 및 활동 지속 추진…세계로 나아간다 이 대표는 환경적인 메시지를 진정성 있게 설파하고 국내 시장서 인정받아 글로벌한 이미지까지 정립하는 것이 경쟁적인 업계서 브랜드의 돌파구이자, 장기적으로 가져갈 방향성이라고 생각한다. 이 대표는 특히 '연대감'이라는 브랜드 가치에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변화시키고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파급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올해도 환경과 연관한 다큐멘터리를 상영하겠다며 '로스트블루 시즌2' 촬영을 이달 중 앞두고 있다. 내달 중순에는 한국 업체 중 처음으로 폐기물 리사이클링 제품을 만들어 판매할 것이다. 이 대표는 단순히 구호로 외치는 환경 이슈가 아니라, 리사이클링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며 선한 사례를 늘리고 자원화시키면 자연스럽게 폐기물이 없어질 것이라는 소신을 갖고 있다. 실질적으로 한국 환경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는 브랜드로 거듭나려 브랜딩을 계속하고 있다. 회사 내부에 지속가능 소재연구소라고 사내 연구소를 보유 중이고 외부 업체들이랑 소재 개발에 끊임없는 노력을 쏟고 있다. 지난해 이미 폐원단으로 만든 '플로깅백'을 선보이기도 했다. 리사이클링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 진정성 있는 친환경 브랜드를 지향하고 있다. 국내 그물망을 리사이클해 만든 캠핑용 폴딩박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플로깅 활동을 전개, 이달에는 지구의 날을 맞아 경기도 화성 매향리 평화생태공원 해변에서 전 직원이 참여한 가운데 플로깅 활동을 추진했다. 작년 하반기 내내 전국 곳곳의 플로깅 활동을 지원하며 연말까지 친환경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도 있다.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모집한 인원들이 이곳 저것에서 활약하며 자신들의 제로깅 활동을 인스타그램에 인증하도록 했다. 이 대표는 "친환경 이미지를 바탕으로 우리 문화와 패션을 더해 5년 전부터 일본에서 용품 중심의 세일즈를 하고 있다"며 "2020년에 제로그램 재팬을 세웠고 홍콩, 대만 일부로도 제품을 수출 중이다. 한국 브랜드이지만 장기적으로 글로벌하게, 젊은 친구들이 즐겨 입을 수 있는 가치 있는 브랜드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원은미기자 silverbeauty@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