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우리은행 이광구 내정자 "임기는 잘하면 6년, 못하면 6개월 될 수도…"
우리은행의 민영화 이후 첫 은행장으로 이광구 현 행장이 내정됐다. 이로써 이 행장의 임기는 오는 2019년 3월까지 2년 연장된다. 이 내정자는 취임 후 금융지주체제로의 전환, 인사조직 가이드라인 구성, 비은행 계열사 강화 등에 나선다. 이 내정자는 25일 연임이 확정된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차기 은행장으로서 막중한 임무에 감사하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 변화를 발판 삼아 은행의 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임기는 2년이지만 잘 하면 6년도 될 수 있고 못하면 6개월 만 해도 그만둘 수 있는 것"이라며 "임기는 민영화된 은행에서 의미 없다고 생각하고 매 순간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항아리형 인력 구조, 옛 상업·한일은행 간 갈등과 관련해서는 "한일과 상업 간 갈등은 고위 상층부 일부에서만 나오는 이야기"라며 "관련해서 내·외부 인사조적 TFT(태스크포스팀)를 구성해서 인사·승진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산 성장, 비은행 계열사 강화 등을 위해서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협업, 계열사 M&A(인수·합병) 등을 꼽았다. 아래는 이광구 행장과의 일문일답. Q 행장 취임 당시 임기를 1년 단축했다. 이번 임기는 어떻게 되나. A 임기는 2년으로 약속했다. 하지만 주인이 된(민영화) 은행과 과거의 은행은 차이가 크다. 일반 회사에서 CEO의 임기는 주주들에게 달려 있으나 (우리은행은 그렇지 않다). 계약기간은 2년이지만 잘 하면 4년, 6년도 될 수 있고 못하면 6개월 만 해도 그만둘 수 있는 것이다. 임기는 민영화된 은행에서 의미 없다고 생각하고 매 순간 열심히 일하겠다. Q 지금의 조직 체제를 유지할 것인가. 차기 인사는 언제쯤. A 그룹장 제도를 1년 동안 시행해본 결과 과거 수석부행장 체제 보다 그룹장 제도가 전문성 확보 등 여러 가지 부문에서 적합했다. 이번 구조조정 때 소수의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이동을 잘 구상해서 조만간 큰 가이드라인을 사외이사한테 설명할 것이다. 임원 선임에 대한 협의 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시행할 예정이다. Q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동수(인사배분) 비율. 그대로 유지하나. A 이번 인터뷰에서 민영화된 은행에서는 객관적 평가 기준에 따라서 다시 재편해야 한다는 게 이사들 의견이었다. 당장 시행할 순 없으니 이번 인사는 동수 비율에 맞추고, 이후부터는 내·외부 인사조직 TFT를 구성해서 객관적 평가 기준에 따라 실시할 예정이다. TFT가 평가 기준, 인사 원칙 등에 대해서 6월 말까지 모범 답안을 만들고 전 직원에 공표한 뒤 노조와의 협의를 거쳐 오는 12월부터는 공정한 성과·인사평가를 실시할 것이다. Q 항아리형 인력구조, 대규모 명예퇴직 실시하나. A 우리은행 인력구조가 항아리형 구조라는 평가는 선입관이다. 임금피크제(임피제) 인원이 600명으로 타행 대비 많아서 영향을 미친 것 같다. 그러나 600명을 제외하면 모든 인력 구조는 피라미드 구조다. 임피제 인력만 해결되면 되니까 전체 인력을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은 생각 없다. 앞으로도 매년 700명 정도가 자연 감소하기 때문에 신규 채용하는 인력을 타행 평균 대비해서 맞춰가면 좋은 모형이 나올 것 같다. 임피제 직원에 대해선 역할을 새롭게 만들거나 원치 않으면 인력구조조정의 기회를 갖거나 두 가지를 같이 생각하고 있다. Q 과점주주 체제, 기존의 경영방식과 달라지나. A 실질적 오너인 사외이사가 조직·경영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걸 많이 느낀다. 과거 이사회보다 훨씬 타이트하고 액티브하게 공동 경영을 해 나갈 것이다. Q 비은행 계열사 강화를 위한 플랜은. A 자회사의 수익성과 효율성이 낮은 건 사실이다. 은행에 대한 경영 영업은 그룹장에게 맡기고 저는 자회사 효율성과 수익성 향상에 깊이 관여할 생각이다. 좋은 기회가 생기면 M&A(인수·합병)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우선 증권·보험사는 과점주주가 갖고 있는 회사가 있기 때문에 그 분들과 먼저 추진한 뒤 순차적으로 진행할 생각이다. 그 외 캐피탈, 부동산 관리회사 등 작은 규모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순서로 따지면 첫 번째가 캐피탈, 두 번째가 증권, IFRS9 시행에 따른 추가 비용이 예상되는 보험사가 제일 마지막(고려 대상)이다. Q 취임 당시 15조원 자산 성장을 목표로 하고 성취했다. 이번에 생각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A 과거엔 크레딧 코스트를 많이 준비해야 돼서 급속한 자산성장이 필요했다. 지금은 건전성이 이미 확보돼서 급격한 자산성장 보다는 안정 쪽으로 생각한다. 크레딧 코스트를 4~5% 정도 설정하면 보통주 자기자본비율에 급격한 데미지가 가지 않으면서도 적정 성장할 수 있는 성장의 기준율이라고 모형에 나와 있다. 그런 가이드라인 속에서 움직이려는 게 자산성장의 기본 틀이다. Q 우리은행 직원들에 대한 성과급은. A 인사조직 TFT를 통해 은행 인력구조, 승진 가이드라인, 성과급 제도 등을 같이 만들 예정이다. 어떤 성과가 났을 때 노사가 딜(협상)에 의해서 새로 결정하는 게 아니라 시스템적인 성과보상체제를 만드는 게 지속적인 은행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Q 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A 한화생명과 동남아에 동반진출해서 우리은행의 동남아 네트워크에 보험 판매 창구를 삽앤샵으로 만들어 영업한 것이 아주 좋은 사례다. 과점주주들이 동남아 네트워크에 미약해서 협업 협업을 통한 시너지를 생각 중이다. 고객 수가 늘어날수록 기본 바탕이 튼튼해지기 때문이다. 모바일 쪽으로 동맹을 맺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Q 옛 한일·상업은행 출신 간의 갈등 해소 방안은. A 한일과 상업 간 갈등은 상층부 일부에서 있는 일이다. 영업부에서는 이런 논의할 틈이 없다. 영업해서 실적을 올리는 직원이 제일 예쁘지, 어디 출신이라서 예쁘다는 게 말이나 되나. 하지만 오래된 직원들 사이에는 일부 그런 정서가 남아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은행 인사에 지금까지 그 틀을 검증받아 보고 개선대책을 넣어서 공정한 평가 인사시스템을 마련해 보완해 나갈 생각이다. Q 서금회 논란은. A 서금회는 단순한 모임이지 정치단체가 아니다. 인사에 명단도 없고 회비도 없고 영향력 있는 빅맨도 그런 조직이다. 단순한 친선 모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