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샤오미' 러에코, 스마트TV로 글로벌 진출 신호탄
'제2의 샤오미' 러에코, 글로벌 진출 신호탄 올렸다 중국의 러에코(LeEco)가 미국 제2의 TV제조업체인 비지오를 20억 달러(약 2조3000억원)에 인수했다. 러에코는 '제2의 샤오미'로 불릴 만큼 중국에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종합 IT기업이다. 최고경영자(CEO)가 애플에 대해 "구식"이라거나 "혁신을 억누르는 나치"라고 말할 정도로 스마트폰, 가전, 전기차 등 다방면에서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번 비지오 인수는 중국 내에서 힘을 키워온 러에코가 글로벌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신호탄으로 주목받고 있다. 당장 러에코가 내놓을 스마트TV가 글로벌 TV 시장을 뒤흔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내 가전업체들로서는 경계해야할 강자의 출현이다. 더버지와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러에코는 26일(현지시간) 미국 LA에서 언론을 모아놓고 비지오 인수 사실을 발표했다. 직접 언론 앞에 선 자웨팅 CEO는 "러에코는 혁신기술, 완벽한 생태계, 파괴적인 가격에 돌파구가 있다고 믿는다"며 "이번 인수는 러에코가 북미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이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자웨팅의 구상은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러에코만의 IT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 그 시작을 스마트TV로 삼겠다는 것이다. 러에코는 과거 이름인 러스왕(LeTV)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2004년 설립돼 '중국의 넷플릭스'라고 불릴 정도로 중국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둔 뒤 러스왕은 올해 1월 러에코로 이름을 바꿨다. 스마트폰, 첨단가전, 전기차 등 IT산업 전 분야로 사세를 확장, 새로운 이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러에코의 최대 강점은 10만여편이 훌쩍 넘는다는 동영상을 비롯한 콘텐츠다. 이같은 특징으로 인해 러에코는 중국 IT 선두주자들과 구별되는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3대 IT공룡인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는 모두 전자상거래를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 이와 달리 러에코는 자신이 보유한 콘텐츠를 무기 삼아 TV, 스마트폰, 전기차, 클라우드 서비스로 영역을 넓혀가는 전략을 구사한다. 2014년 미국에 전기차 회사인 패러데이퓨처를 설립, 올해 초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 스포츠형 전기차를 선보였고, 최근 세계 최초로 최신 반도체인 '스냅드래곤 820'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전기차 시장에서는 테슬라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 중이고,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가상현실(VR)을 가장 먼저 구현할 업체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2월 기준 러에코의 시가총액은 20조원에 가깝다. 최근 6년간 21배 넘는 폭풍성장을 이룬 결과다. 지난해에도 약 2조3000억원의 매출로 전년보다 90% 넘게 성장했다. 러에코가 글로벌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게 되면 성장세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자웨팅 CEO은 이날 러에코가 글로벌 기업이라고 애써 강조했다. 중국 정부의 보호 아래 성장하다보니 중국시장에 머물고 있는 바이두 등과는 다른 길을 걷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는 "러에코는 중국 정부와는 무관하고 중국 정부의 도움도 바라지 않는다"며 "시장에 기반한 방법론과 전략에 의지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