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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때문도, 삼성 때문도 아니었다...JTBC 몰락의 진짜 이유는 '10년 적자·차입 경영'

월드컵 때문도, 삼성 때문도 아니었다...JTBC 몰락의 진짜 이유는 '10년 적자·차입 경영'

14위인데 박수받았다…제네시스가 르망에서 만든 기적

14위인데 박수받았다…제네시스가 르망에서 만든 기적

14위. 숫자만 보면 평범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세계 최고 권위의 내구 레이스 르망 24시에서 제네시스가 첫 출전 만에 완주에 성공하며 한국 모터스포츠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은 13일부터 14일까지 프랑스 르망 라 사르트 서킷에서 열린 2026 월드 인듀어런스 챔피언십(WEC) 3라운드 르망 24시에서 14위로 체커기를 받았다. 1923년 시작된 르망 24시는 세계 3대 모터스포츠 이벤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길이 14km에 달하는 서킷을 24시간 동안 쉼 없이 달리며 가장 많은 거리를 주행한 팀이 우승한다. 차량 성능은 물론 드라이버의 체력, 팀 전략, 정비 능력까지 모든 것이 완벽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무대다. 그래서 르망에서는 순위보다 완주 자체가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이번 대회에서 제네시스는 한국 제조사 최초로 르망 24시 최고 클래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경험 많은 유럽 강팀들과 비교하면 사실상 신생팀에 가까웠다. #19 머신을 운전한 마티외 자미네와 폴 루 샤탕, 다니 훈카데야는 24시간 동안 355바퀴를 주행하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우승한 도요타와의 차이는 9바퀴였다. 특히 현지 중계진도 이례적으로 14위 차량이 체커기를 받는 장면을 비중 있게 조명했다. 보통 우승 경쟁 차량이 아닌 경우 이런 연출은 드물다. 하지만 르망 현장에서는 신생팀의 완주 자체가 하나의 드라마였다. 국내 중계진도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조현규 SPOTV 해설위원은 "걸음마를 막 뗀 아기가 마라톤 완주에 성공한 것과 같다"고 평가했다. 임채원 해설위원 역시 "기적에 가깝다. 신생팀이 르망 24시를 끝까지 살아남았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고 말했다. 축구로 비유하면 창단한 지 얼마 안 된 팀이 처음 출전한 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른 것과 비슷한 충격에 가깝다. 우승은 아니지만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물론 아쉬움도 있었다. 자매 차량인 #17 머신은 레이스 종료 약 7시간 30분을 남기고 서스펜션 이상으로 리타이어했다. 당시 최고 4위까지 올라갔던 만큼 더욱 안타까움을 남겼다. 하지만 현지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르망 공식 홈페이지는 "제네시스는 이번 대회 내내 기대 이상의 속도와 팬 친화적인 행보로 많은 호응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결국 이번 대회의 우승은 도요타가 차지했다. 고바야시 가무이, 마이크 콘웨이, 닉 더프리스가 운전한 #7 머신은 364바퀴를 주행하며 정상에 올랐다. 도요타는 이번 우승으로 통산 6번째 르망 우승을 기록했다. 그러나 한국 팬들에게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따로 있었다. 체커기를 통과한 제네시스 머신이 천천히 피트로 돌아오던 순간이다. 우승 트로피는 없었지만, 한국 모터스포츠가 세계 최고 무대에서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한 역사적인 완주였다. 첫 도전에서 살아남았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제네시스는 이미 이번 르망의 또 다른 승자였다.

개찰구 잠깐 나가도 괜찮다…수도권 전철 ‘15분 재승차’ 허용

개찰구 잠깐 나가도 괜찮다…수도권 전철 ‘15분 재승차’ 허용

앞으로 수도권 전철 이용 중 화장실을 가거나 역을 잘못 내려 잠시 개찰구 밖으로 나갔다가도 15분 안에 다시 타면 기본운임을 다시 내지 않아도 된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20일부터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운영하는 수도권 전철 구간에 '15분 내 재승차 제도'를 시행한다고 15일 밝혔다. 적용 대상은 교통카드를 이용해 하차한 뒤 같은 역, 같은 노선 게이트로 15분 안에 다시 들어오는 승객이다. 그동안 코레일은 승객이 전철 이용 중 급한 용무로 개찰구를 나가야 할 경우 직원 호출을 통해 비상게이트를 안내해 왔다. 하지만 직원 호출을 부담스러워하거나 제도를 알지 못해 기본운임을 두 번 내는 일이 많았다. 이미 제도를 시행 중인 서울시 산하 철도운송기관과 운영 기준이 달라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번 제도가 시행되면 코레일이 운영하는 1·3·4호선 일부 구간과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경강선, 서해선 등에서도 15분 내 재승차 시 기본운임 1550원이 면제된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연간 약 604만건, 56억원 규모의 교통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모든 수도권 전철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공항철도, 신분당선, 김포골드라인, 의정부·용인경전철 등 민자철도 전 노선과 인천1·2호선, 7호선 까치울~석남 구간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기본운임 면제는 전철 이용 중 1회만 적용된다. 1회권이나 정기권 이용객은 기존처럼 직원을 호출해 비상게이트를 이용해야 한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이번 정책은 국민들이 일상에서 자주 겪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한 생활밀착형 정책"이라며 "앞으로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철도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혁신하고, 보다 편리한 철도 이용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성채리기자 cr56@metroseoul.co.kr

부동산 양극화 심화…초고가 아니면 저가 거래 ↑

부동산 양극화 심화…초고가 아니면 저가 거래 ↑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는 지난달 2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와 함께 임차 수요가 매매로 이동하면서 3억~6억원 사이의 거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가격대별 매매거래 비중은 지난달 3억원 이상~6억원 미만이 19.5%로 올해 1월 15.8%에서 높아졌으며, 20억원 이상 역시 13.6%로 올해 1월(10.4%) 대비 비중이 상승했다. 반면 6억원 이상에서 20억원 미만 사이의 아파트 거래 비중은 연초 대비 모두 하락했다. 자치구별로는 송파구의 20억원 이상 거래 비중이 같은 기간 36.1%에서 54.9%로 증가했고, 강남·서초·용산 등에서도 20억원 이상 거래 비중이 확대됐다. 광진구와 관악구는 3억원 이상~6억원 미만 비중이 늘었고, 동작구 역시 3억원 이상~9억원 미만 거래 비중이 확대됐다. 직방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시장은 강남권과 한강변을 중심으로 초고가 거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한 가격대 거래 비중이 늘어나는 모습"이라며 "전세 매물 부족과 임대차 시장 불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일부 수요가 매매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데다 대출 규제 환경에서 자금 조달이 가능한 가격대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지역별 거래 구조 차이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경기·인천은 지역별로 차별화가 됐다. 용인시는 반도체 호황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9억원 이상 거래 비중이 19.0%에서 28.3%로 확대됐다. 특히 9억원 이상 12억원 미만 비중은 14.6%에서 20.0%, 12억원 이상 15억원 미만 비중도 연초 4.0%에서 7.2%로 늘었다. 성남시는 분당과 판교를 중심으로 20억원 이상 거래 비중이 6.7%에서 11.4%로 확대됐다. 하남시 역시 신주거지와 서울 접근성이 맞물리며 12억원 이상 거래 비중이 30% 까지 높아졌다. 직방 관계자는 "경기 전체가 같은 흐름을 보이기보다는 서울 접근성이나 주요 산업·업무지구와의 연계성, 지역별 주택 가격 수준에 따라 거래가 집중되는 가격대 차이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인천은 가격대별 거래 비중 변화가 크지 않은 가운데 3억원 이상 6억원 미만 구간이 거래의 중심을 유지했다. 한편 지난달 전국적으로는 아파트 매매 거래에서 3억 원 미만 거래 비중이 34.9%로 가장 높았다. 3억원 이상~6억원 미만 거래가 33.8%로 그 뒤를 이었으며, 20억원 이상은 비중이 2.5%에 불과했다.

유가 내려도 금리 못내린다…세계 중앙은행, 다시 물가 경계 유가 내려도 금리 못내린다…세계 중앙은행, 다시 물가 경계
미·이란 종전 예비 합의 기대에 국제유가가 급락했지만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는 쉽게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 하락이 물가 부담을 일부 덜 수는 있지만 환율과 수입물가, 기대인플레이션 경로가 여전히 불확실한 만큼 글로벌 통화정책의 무게중심은 다시 물가 방어 쪽에 머물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의 시선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일본은행(BOJ), 영란은행(BOE) 등 주요국 중앙은행 회의에 쏠려 있다. 연준은 오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일본은행은 15~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진행한다. 영란은행도 18일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있다. 이날 금융시장에서는 미·이란 종전 합의 소식에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커졌다. 전쟁 종식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기대가 반영되면서 브렌트유는 4% 넘게 하락했고, 달러화도 약세를 보였다. 중동 리스크가 완화되면 에너지 가격을 통한 물가 압력은 낮아질 수 있다. 다만 중앙은행이 이를 곧바로 금리 인하 신호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합의의 최종 서명과 실제 원유 흐름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유가 하락이 소비자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 안정으로 이어질지도 확인해야 한다. 통화가치가 흔들릴 경우 수입물가를 통해 물가 압력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 ECB는 인상, BOJ도 움직인다 가장 먼저 움직인 곳은 유럽중앙은행(ECB)이다. ECB는 지난 11일 통화정책회의에서 3대 정책금리를 모두 0.25%포인트(p) 인상했다. 예금금리는 2.25%, 주요 재융자금리는 2.40%로 올라섰다. ECB가 금리를 올린 것은 약 3년 만이다. ECB의 결정은 경기 둔화 우려에도 물가 안정을 우선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유로존 성장 전망은 약하지만 물가 전망이 목표 수준을 웃돌자 완화보다 긴축을 택했다. 성장 둔화를 이유로 금리를 낮추기보다 물가 기대가 흔들리는 것을 막는 데 무게를 둔 셈이다. 일본은행의 행보도 상징성이 크다. 일본은행은 이날부터 이틀간 금융정책결정회의에 들어갔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단기 정책금리를 0.75%에서 1.0%로 올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실화할 경우 일본 정책금리는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선다. 일본은 오랫동안 초완화 통화정책의 상징이었다. 그런 일본마저 엔화 약세와 수입물가 부담을 이유로 금리 인상에 나선다면 글로벌 통화정책의 방향이 '인하 대기'에서 '물가 방어'로 바뀌고 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 이번주 연준 점도표가 분수령 연준의 6월 FOMC도 최대 변수다. 이번 회의는 경제전망과 점도표가 함께 공개되는 회의다. 기준금리 동결 여부보다 연준 위원들이 올해와 내년 금리 경로를 어떻게 제시할지가 더 중요하다. 특히 관건은 인하 시점이다. 미국 물가가 여전히 목표 수준을 웃도는 가운데 에너지와 환율 변동성이 남아 있는 만큼 연준이 선제적 인하 신호를 내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은 역시 물가 부담 탓에 완화 신호를 서두르기 어렵다. 국내 소비자물가는 다시 3%대로 올라섰다. 5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고,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는 3.3% 올랐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도 2.5% 상승했다. 가계대출 확대도 부담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9조3000억원 증가했다. 전월 증가폭 3조5000억원을 크게 웃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4조원으로 줄었지만 기타대출이 5조3000억원 늘며 증가세로 전환했다. 물가가 목표 수준을 웃도는 가운데 환율과 가계대출까지 흔들리면 한은 입장에서도 완화 신호를 내기 어렵다.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는 연 2.50%로 동결됐지만 일부 위원은 2.75% 인상 의견을 냈다. 관건은 이번 주 주요 중앙은행 회의 이후 시장의 금리 기대가 얼마나 조정되느냐다. 일본은행의 금리 결정과 연준 점도표, 영란은행 회의 결과가 맞물리면 한은의 7월 금통위에서도 인상 필요성을 둘러싼 논의가 더 커질 수 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성장과 물가, 금융안정 상황은 통화정책 측면에서 비교적 명확하게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며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동발 유가 불안 틈탄 담합 의혹…HD현대오일뱅크 임직원 구속영장 중동발 유가 불안 틈탄 담합 의혹…HD현대오일뱅크 임직원 구속영장
정유업계 유가 담합 의혹 수사를 이어온 검찰이 HD현대오일뱅크 가격결정부서 관계자들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섰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부동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 HD현대오일뱅크 임직원 2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오는 18일 오후 2시와 4시에 각각 진행한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최근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가 이란 전쟁 등 중동발 위기를 틈타 사전 협의를 통해 국내 유통 유류와 석유제품 가격을 임의로 올리거나 동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3월 23일 정유 4사와 대한석유협회를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정부도 유가 담합 의혹에 강경 대응 기조를 보여 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월 미국의 이란 공격 직후 국내 유가가 상승 조짐을 보이자 시장 환경을 악용한 부당 이익 행위와 정유사·주유소의 담합, 매점매석, 사재기 등을 철저히 단속하고 위반 시 엄정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법무부도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을 빌미로 담합 등 불공정거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대검찰청에 엄정 대응을 지시했다. 검찰은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들에 대한 구속 여부가 결정되는 대로 수사를 다른 정유사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원관희기자 wkh@metroseoul.co.kr
안그래도 힘든데 식품·유통가로 번진 성과급 갈등…노사 '정당한 보상' 공방 안그래도 힘든데 식품·유통가로 번진 성과급 갈등…노사 '정당한 보상' 공방
반도체· IT 업계에서 촉발된 성과급 및 보상 체계 논란이 최근 글로벌 실적 호조를 누리고 있는 식품·유통 업계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현장 노동자들은 사상 최대 실적에 걸맞은 정당한 보상과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고유가·고환율 등 경영 환경 악화와 업종별 특수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어 성과 배분의 적정 범위를 둘러싼 노사 간 시각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다. 식품업계에서는 오리온 영업노동조합(오리온 노조)이 임금·단체협약 협상 결렬을 이유로 이달 초 창사 이래 첫 파업에 돌입하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오리온 노조는 지난 4일과 5일 이틀간 부분파업을 진행한 데 이어 전면 파업까지 검토했으나, 오는 17일 사측과 다시 임금협상 테이블에 앉아 추가 교섭을 이어가기로 했다. 오리온 노사 갈등의 핵심 쟁점은 기본급 인상 폭과 수당 체계 개선이다. 노조 측은 회사가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배당을 확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 목표 상향과 수당 조절로 인해 직원들의 실제 급여는 오히려 줄었다며 전 직무 기본급 7.5% 인상과 기존에 합의했던 기본급·수당 비율 조정(6대 4 → 7대 3)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유통업계로도 번지는 모양새다. 신세계 노조는 최근 사측에 성과급 산정 과정의 투명성 강화와 지급 규모 확대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노조는 성과급 지급률을 현행 10%에서 15%로 높일 것을 요구하는 한편, 성과급 산정 기준을 명확히 공개하고 노사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제도 개선 논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임금 인상 자체가 노사 협상의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성과급과 특별보상에 대한 직원들의 관심이 훨씬 커졌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실적과 경영 환경을 고려해야 하고 직원들은 성과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어 관련 갈등이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사측은 노조의 이 같은 요구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식품·유통업계의 특성상 고부가가치 산업인 반도체·IT 업계 수준의 보상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오리온 사측은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지난 10년간 임직원 평균 급여가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의 실적 성장이 국내 사업 성과가 아닌 해외 법인의 선전 덕분이라는 점도 사측이 난색을 표하는 이유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오리온의 국내 매출은 0.4% 성장하는 데 그쳤지만, 중국·베트남·러시아 등 해외 법인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국내 영업직원들의 기여도와 해외 성과를 전적으로 연동하기는 어렵다는 논리다. 더 큰 문제는 현재 국내 식품·유통업계가 마주한 대외 경영 환경이 그리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중동전쟁 장기화로 인한 고유가, 고환율, 물류비 상승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내실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최근 한국식품산업협회 주관으로 열린 간담회에서 주요 식품기업들은 포장재와 에너지, 원재료 가격의 전방위적인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호소했다. 음료업계는 알루미늄 캔과 페트병 등 포장재 가격 상승에 직격탄을 맞았고, 라면업계 역시 팜유와 대두유 등 필수 유지류 가격 상승 부담을 안고 있다. 소비자 물가 부담을 고려해야 하는 사회적 분위기 탓에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제때 반영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처럼 전방위적인 원가 압박과 내수 부진 속에서 상당수 기업이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까지 겹치면서 기업들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현재 농심 등 주요 식품기업들도 임금 교섭을 진행 중이거나 앞두고 있다. 오리온 노조가 소속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에는 해태제과, 파리바게뜨, 풀무원, 동서식품 등 주요 식품업체 노조가 대거 참여하고 있어, 이번 오리온과 신세계의 갈등 양상이 유통·식품업계 전반의 도미노 파업이나 연쇄 갈등으로 번질지 업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
[현장] ‘노동집약’ 벗는 K-제조…고로·배터리·야드, ‘AI 자율제조’로 체질 바꾼다 [현장] ‘노동집약’ 벗는 K-제조…고로·배터리·야드, ‘AI 자율제조’로 체질 바꾼다
산업부 'M.AX' 프로젝트, '다크 팩토리' 향해 진화 철강·이차전지·조선 등 고위험·비정형 작업에도 무인화 속도 1500도의 붉은 쇳물이 무서운 복사열을 뿜어내는 용광로 앞, 700도 고온의 검은 장막에 갇혀 내부를 볼 수 없는 배터리 핵심 소재 소성로, 사방에서 용접 불꽃이 튀는 거대한 조선소 야드까지. 한때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던 고위험·극한의 K-제조업 현장이 인공지능(AI)과 로봇을 이식받아 자율제조 생태계로 탈바꿈하고 있다. 산업통상부가 주도하는 제조 AI 전환 프로젝트인 'M.AX(Manufacturing AI Transformation)' 선도과제를 수행 중인 철강·이차전지·조선 등 전통 대형 제조업 현장들이 고위험·비정형 공정의 한계를 깨고 무인화 공장인 '다크 팩토리(Dark Factory)'를 향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 포스코 고로, AI로 진맥하고 휴머노이드가 쇳물 뜬다 지난 11일 경북 포항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 안전로봇실증센터 연구동. 휴머노이드 형태의 로봇이 양팔을 움직이며 쇳물 샘플링과 온도를 측정한다. 사람처럼 두 팔을 활용해 장비를 들고 측정 위치까지 이동하는 모습이 마치 실제 작업자를 연상케 했다. 포스코와 KIRO 등 10개 기관은 2027년까지 '제철 공정 AI 자율 예지보전과 고위험 작업을 위한 모바일자율로봇 기술개발' 과제를 수행 중이다. 그동안 1500도가 넘는 초고온 고로 내부 작업은 수십 년간 축적된 베테랑 작업자의 '경험과 감'에 의존해 왔고, 작업자가 직접 초고온의 쇳물에 접근해야 하는 대표적인 고위험 업무였다. 이에 포스코는 복사열을 견디는 특수 외피를 입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했다. 머리 부분의 열화상 카메라와 센서, 양팔 제어 알고리즘을 통해 실제 작업자의 동선을 구현한다. 고로 측면에는 100개가 넘는 압력계와 500개가 넘는 온도계를 설치해 AI가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며, 고로에 열풍을 불어넣는 풍구 구역에는 사족보행 로봇 '스팟'이 하루 12번씩 돌며 데이터를 수집한다. 박지성 포스코 1제선공장 공장장은 "로봇이 계측기를 달고 하루 12번씩 점검하며 표준화된 정량적 데이터를 모은다"며 "극한 환경에서 작업자의 안전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설비 정비도 벨트 컨베이어 롤러의 진동·음향 데이터를 AI가 분석하는 '자율 예지보전'으로 진화했다. 기존에 작업자 4명이 30분간 하던 작업을 로봇 1대가 5분 만에 마친다. 스마트 고로 도입 이후 연간 생산량은 8.5만 톤 증가했고, 품질 불량률은 종전 13.3%에서 4.9%로 63% 개선되는 성과를 냈다. ◇ 에코프로비엠 "중국 인력 30배 융단폭격, AI로 깬다" 글로벌 삼원계 양극재 시장을 이끄는 에코프로비엠 포항캠퍼스는 대규모 인력과 생산 설비를 앞세운 중국의 거센 추격에 맞서 '공정 전반의 AI 이식'을 선택했다.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는 이날 포항 에코프로비엠 캠퍼스에서 열린 언론 공개 행사에서 "중국은 한국 대비 배터리 배출 인력이 30배 이상 많고, 우리 과학자 한 명이 한 달 동안 매달릴 일을 중국은 10명 이상이 투입돼 며칠 만에 아웃풋을 만들어낸다"며 "이런 격차를 극복하고 경쟁에서 앞서나갈 유일한 솔루션이 바로 AI"라고 강조했다. 에코프로비엠은 과거 5년치(20TB 이상) 데이터를 일원화한 플랫폼을 구축했다. 특히 내부가 보이지 않는 700~800℃ 고온의 65m 길이 소성로 공정을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하고 462개 영향 인자를 정제해 AI를 학습시켰다. 그 결과 '품질예측 AI' 모델의 정확도는 무려 99.62%에 달한다. 기존에는 품질 검사에 최대 6시간이 소요됐으나, 이제는 AI가 실시간으로 품질을 예측해 이상 징후를 조기 감지한다. 핵심 원자재인 리튬의 순도 역시 자동 계측 시스템을 완성해 양산 라인에 적용했다. 현장에서는 음향 센서와 열화상 카메라를 탑재한 소성로 점검 AMR(자율이동로봇) '티포이'가 약 900개 포인트를 자율 순회하며 설비를 점검한다. 에코프로비엠은 2030년까지 제조가공비 30%, 사무자동화 50% 감축을 바탕으로 최초의 무인화 공장인 '다크 팩토리'를 구축해낼 계획이다. ◇ HD현대중공업, 7명이 하던 용접을 단 1명이 울산 HD현대중공업 야드에서는 선박마다 크기와 구조가 달라 자동화가 어려웠던 '비정형' 조립·용접 공정이 디지털 트윈과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다. 비전 센서가 작업장에 들어온 부재의 외곽선을 인식하고 설계 도면 정보와 실시간 매칭해 용접선을 자동으로 찾아내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과거 주간 500톤이던 물량 소화 능력이 로봇 도입 후 주간 750톤, 야간 교대 적용 시 1000톤으로 2배 상승했다. 과거 7명이 매달려야 했던 작업을 이제는 오퍼레이팅 룸에서 사원 1명이 태블릿PC로 로봇 4대를 제어한다. 신형 '레일형 협동로봇 시스템'은 작업자 개입 없이 스스로 이동하며 자율 용접해 기존 수작업 대비 생산성을 약 70% 향상시켰다. 또 선박 블록 인양 부품인 '러그(LUG)' 생산 공정에도 자율제조 시스템을 전격 도입했다. 지난해 5월부터 산업용 로봇 8대와 AMR 2대를 투입해 제작, 절단, 이송을 완벽히 자동화했다. 기존에는 작업자 6명이 하루 약 100개를 생산했으나 이제는 2명이 관리한다. 자율제조 가능 품목은 3종에서 43종(전체 물량의 약 95%)으로 늘어났고, 러그 생산량은 기존 수작업 대비 87.5% 수직 상승했다. 윤대규 HD현대중공업 상무는 "국책과제를 통해 계열사인 현대로보틱스 및 국내 중소기업들과 협력해 유럽산 장비 대비 원가를 3분의 1로 낮췄고 기술을 내재화했다"며, "조선업은 자동화하기 어려운 분야였지만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자동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용수기자 hys@metroseoul.co.kr
후반기 원 구성 쟁점은 이번에도 '법사위'… 이번주가 협상 분수령 후반기 원 구성 쟁점은 이번에도 '법사위'… 이번주가 협상 분수령
국회가 제22대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을 앞둔 가운데 여야가 주요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번에도 핵심 쟁점은 각종 법안들의 관문 역할을 하는 법제사법위원장이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18일까지 원 구성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단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하반기 상임위원장 배분 비율은 전반기와 같을 전망이다. 22대 전반기 국회에선 전체 18개 상임위 가운데 민주당이 11곳, 국민의힘이 7곳에서 상임위원장을 맡았다. 국민의힘은 국회의장은 제1당, 법사위원장은 제2당이라며 '관례'를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각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모든 법안들을 본회의에 상정하기 전에 체계·자구 심사를 하는 곳이다. 하지만 법사위원장을 누가 맡느냐에 따라 법안 처리의 속도가 달라질 수 있는 곳이라, 사실상 '상원'처럼 기능한다는 지적이 있다. 국민의힘은 여당의 입법 폭주를 막으려면 법사위원장은 제1야당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법사위원장을 맡지 못하면 전반기 국회와 마찬가지로 의석 수로 우위에 있는 민주당에 밀릴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일방적인 특검법 폭주와 법무부의 꼼수 권한 남용을 견제하고 무력화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는 오직 법사위 뿐"이라며 "정권의 사법 파괴 책동을 막아내기 위해 야당이 법사위원장 직을 반드시 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야당이 법사위원장직을 사수해 국회의 견제 기능을 온전히 복원하는 것만이 권력의 사유화를 막으라는 6·3 지방선거의 준엄한 민심을 따르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야당에 법사위원장을 넘겨주면 각종 입법을 속도감 있게 처리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전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집권여당이 법사위원장을 하는 것은 정부의 국정과제를 신속하게 입법으로 뒷받침하고 지금도 계류중인 민생입법을 최대한 공회전없이 추진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단, 지방선거 전 공식화했던 '18개 상임위원장 독식' 방침은 거둬들이는 모양새다.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6개 중 12개를 차지하며 승리를 거뒀지만,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했고 투표용지 부족 사태까지 겹쳐 강행이 어렵다고 판단한 셈이다. 민주당은 '조작기소 특검법', '선관위 사태 관련 국조특위',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 시급한 국정 현안을 처리하기 위해 이번주 내로 협상을 마칠 방침이다. 이에 당장 이번주가 원 구성 협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는 18일을 원 구성 협상의 시한으로 제시한 바 있다. 협상이 지지부진할 경우 단독으로 처리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민주당은 전반기 원 구성 때도 시한을 정해두고 협상이 결렬되자 당시 쟁점 상임위였던 법사위·운영위 등을 단독으로 처리한 전례가 있다. /서예진기자 syj@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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