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점포 두 사장 '점포공유', 창업 돌파구되나?
[용어설명] 점포공유(Store sharing)는 시간대별 혹은 공간별로 비어있는 매장을 공유해 한 매장에서 두 명의 사업자가 함께 운영하는 사업방식을 말한다. #카페창업을 위해 직장을 그만둔 A 씨는 한달 전까지 사업자금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작은 카페 창업도 보증금, 물품까지 더하면 1억을 훌쩍 넘는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어느날 A씨는 친구의 호프집에 갔다가 이른 저녁까지 카페를 운영할 생각이 없냐는 제의를 받게 된다. 보증금, 임대료도 절반, 인테리어 비용도 없어 부담이 적다. 하지만 한편으론, 꿈꾸던 카페전문점이 될 수 있을 지 고민에 빠지게 됐다. 경기불황과 창업 포화로 자영자의 폐점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점포공유(Store sharing)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외식업계에선 점포공유가 장기적 사업으로 떠오르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기존 점포주와 창업 공생 점포 공유는 기존의 자영업자와 새로운 창업자가 서로 공생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1일 점포 공유 커뮤니티를 보면 자신의 점포를 공유하고 자는 하는 자영자들의 매물이 200건이 넘게 올라와 있다. 기존 점포주는 비영업 시간 등을 활용해 임대료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불황 속 '대박'을 꿈꾸는 예비창업자들은 비교적 적은 투자금액으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 수 있어 안성맞춤이다. 특히 보증금, 권리금, 인테리어비용 등이 거의 없고 창업 물품만 구매해 들어가기 때문에 창업 시 떠안게 되는 수많은 리스크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평이다. 또한, 점포공유 커뮤니티 관계자에 따르면, 점포 공유를 통해 재임대된 매장이 활성화됨으로 인해서 공동의 매출증가를 통한 매장의 가치(권리금 증가)를 상승시킬 수 있다. 또 예비창업자들의 경우에는 개인매장을 열기 전에 사업아이템을 테스트하고 운영하며 개인의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다. 점포공유 컨설팅회사 스토어쉐어링 이민석 대표는 "인건비나 임대료 등 고정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는 점포공유 시스템은 창업자들에게 큰 기회가 되고 있다"며 "또 예비창업자들 뿐아니라 기존의 자영업자들도 비영업 시간에 자신의 점포로 또다른 이익을 창출할 수 있어 점포 공유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점포공유, 점포 공유·팝업스토어·샵인샵 등 점포공유 방법도 다양해 "키즈카페 운영 중인데. 샵인샵 운영할 분 찾아요. 서울 00역세권. 보증금 100에 월 25만원 생각합니다. 보통 아기엄마들이 오니 네일샵이 괜찮아요" 점포를 공유하는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점포쉐어링(파트타임샵)은 미운영시간대의 매장을 공유함으로써 한 매장에서 기존 점포주와 신규창업자가 두 가게를 운영하는 매장공유 형태다. 야간에는 호프집이지만 저녁에는 카페나, 점심부페로 운영되고 있는 형태다. 팝업스토어는 흔히 '깔세'라고 불리는 점포로, '금방 들어왔다가 나가는 사업형태'를 말한다. 특히 상가가 임대 전 또는 점포를 다른 곳으로 옮기기 전에 빈 상가를 보증금 없이, 월세를 시세보다 낮게 내놓는 것을 말한다. 의류나 화장품 종합점, 생활용품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샵인샵의 경우에는 점포의 공간을 공유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편의점 앞에 작은 포차식 분식점을 차린다거나, 대형상점 안에 작은 악세사리샵 등으로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 점포주나 창업주가 부담하는 임대료, 운영비 등 고정비는 줄면서, 운영시간은 유지해 WIN-WIN 전략이 된다. 특히, 기존점포주는 매장의 비영업공간을 활용한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또 창업주는 기존 점포 고객에게 자신의 아이템을 판매할 수 있고, 새 점포가 다른 고객까지 불러들여 기존의 점포에도 이점을 준다. ◆점포쉐어링(파트타임샵) 외식업으로 '장기적 성장' 힘들어 점포쉐어링(파트타임샵)이 소자본 창업의 혜안으로 기존의 점포주에게 비용절감의 효과를 가져다준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한편으론 '비승비속(非僧非俗), 이도 저도 아닌 게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한양사이버대 외식프랜차이즈 MBA 김영갑 교수는 "외식업은 추구하는 사업의 방향성과 일관성이 뚜렷해야 한다"며 "컨셉에 따라 장기적인 고객 수요가 결정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우리가 줄을 서는 맛집들은 점포공유방식으로 시작하지 않았다"며 "고객들의 머릿속에 기억되는 식당은 운영시간도 일정하고 자신의 메뉴를 강하게 추구하는 곳이다"라고 말했다. 또 "당장 창업으로 지불할 고정비나 운영비 절감은 가능하지만, 예비 창업자의 경우 점포공유방식으로는 자신의 꿈 꾸던 창업으로 성장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또 "운영비가 적은 만큼 매출도 적을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창업주들이 점포공유를 통해 자신의 창업아이템을 테스트하는 효율성에 대해선 "자신이 특정메뉴를 사람들에게 테스트하고 싶다면 어느정도 수요를 짐작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운영비를 절감과 동시에 매출을 높이는 것과 달리 내가 만들어낸 메뉴의 반응을 확인하는 정도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테스트샵은 모든 사업 요인을 실험하는 것이다. 테스트를 위해선 외부요인을 완벽히 통제하고 실험에 집중해야한다. 판매 메뉴는 물론, 인테리어, 분위기를 갖추고 영업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저녁부터 새벽까지 술집으로 이용되던 곳을 일정시간만 식당을 운영한다거나, 카페를 차리는 것으로는 창업아이템의 콘셉트를 구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외식업 관계자는 "외식업으로 꿈을 이루고 싶다면, 소형프랜차이즈 또는 아주 작은 가게라도 자신이 직접 메뉴와 인테리어도 구상해 음식과 분위기를 같이 파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