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0세 플러스포럼 시즌2] 개막사/이장규 메트로미디어 대표이사
최근 몽골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한국의 의료기기 및 의약품을 현지에 기증하는 행사에 참여한 후 짬을 내 초원지대에도 다녀왔습니다. 수도인 울란바트로에서 600km 떨어진 곳이라 이른 아침부터 채비에 나서, 온종일 달렸습니다. 개울을 건너고, 수풀을 헤치고 초원을 가르지르고 야산을 넘어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길의 끝자락에, 백야가 어둑해질 즈음에야 전나무에 둘러쌓인 오아시스 같은 온천지대가 '짠~' 하고 나타났습니다. 나담 축제라는 몽골 최대의 축제기간에도 사람이 전혀 붐지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아늑한 초원속 온천지대, 천국같은 곳 이었습니다. 누구나 다 알고 손쉽게 갈수 있는 큰 길 곁의 리조트가 아니라 남들이 가지 않는,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그 곳에 오아시스가 있더근요. 주식으로 치면 잘 알려지지 않은 대박종목 같은 지역 이었죠. 남들이 가지 않는 뒷길에 꽃길이 있다는 증시 격언도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격언처럼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기가 그리 쉽던 가요? 초원지대 곳곳에서 눈만 돌리면 만나는 양떼들, 그 양들은 양지기나 염소가 이끄는대로 우루루 몰려다니더라구요, 사실 그런게 제일 맘은 편하겠지요, 문제는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모른 다는 겁니다. 예금하듯 s전자에 넣어두면, 은행이자 이상은 나올 것이라는 편한 투자의 결과에 실망하는 분들, 적지 않으시죠 이처럼 최근 자산시장 급락으로 주식 때문에, 코인 때문에 마음 상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전전긍긍하시는 동학개미분들, 적지 않으시죠. 주식하지 않던 분들이 주식한다고 이돈 저돈 끌어모을 때가 상투라고 배웠지만, 이번엔 다를 거라고 생각하면서 종전의 성공에 취한 많은 분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저도 시장을 잘못 판단해, 막차에 뛰어드는 실수를 범했고, 굳이 주식하겠다는 지인을 막아내지도 못했습니다. 이처럼 투자의 세계는 혼란스럽고 냉정하고 무섭습니다. 투자의 실패사례는 대부분, 양떼처럼 몰려다니며 한발 뒤늦게 따라하기서 비롯된 경우가 적지 않을 겁니다. 거시적으로 보면 불과 몇 달새, 글로벌 경제환경은 물론 국내사정도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팬데믹의 급류을 건너 겨우 엔데믹의 평온한 평야에 들어서나 했더니, 우크라이나 침공, 상하이-베이징 봉쇄로 인한 중국의 0%성장, 세계공급망 붕괴, 신 냉전돌입 조짐,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으로 촉발된 고금리-강달러, 원화값 추락, 무역적자 등 온통 먹구름만 가득한 상황이 됐습니다. 한국경제는 물론이고, 세계경제가 한동안 갈팡질팡 할 분위기입니다. 한 숨만 가득합니다. 밤에 길을 잃고 헤맬 때, 우린 어떻게 하나요? 먼저 북극성을 보고 방향을 찾지않나요. 은하수가 쏟아져 내리는 몽골의 밤하늘에서 먼저 북두칠성을 찾고 이어 카시오페아자리, 그리고 북극성을 찾아냈습니다. 이처럼 이제 투자의 북극성을 찾을 때가 아닌가 합니다. 나만의 투자의 북극성을 확신했다면, 지도에 나와있지 않는 길이라도, 남들이 가지 않는 뒷길이라도 뚜벅뚜벅 걸어가는 용기와 뒷심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도에 나와있지 않은 비포장도로라면 더 공부하고 더 꼼꼼히 살펴야 겠지요. 지난 3월에 이어 올해만 2번째, 총 9번째 열리는 '100세 플러스 포럼 시즌2', 어느 때보다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은 때라서, 더 알찬 내용의 포럼으로 참석하신 분들에게 보답해드리고 싶습니다 당장 시장에 대한 해답을 드리거나 명쾌한 인사이트를 드릴수 있으면 더할 나위없겠지만, 아마 그러진 못할겁니다. 그래도 이런 지혜가 모여 나만의 투자 북극성, 투자철학을 수립하는데 나름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튿날 우기호수라는 곳에 도착하고 얼마 후, 폭풍우 같은 거센 비바람이 호숫가를 몰아 치더군요. 호숫가 주변에 방목된 말, 양, 소, 염소부터 사람까지, 어느 누구도 당황하지 않고 찬찬히 제 할 일을 하더군요. 왜 이래 느긋하냐 물어보니 "거센 비바람도 다 지나가게 되어있습니다" 정말 얼마후 다시 쨍하고 햇빛이 쏟아지더군요. 지금 비바람 속에 계신, 많은 투자자분들께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희망의 말씀을 전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