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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코너 > 되살아난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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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서울] ⑭ "눈으로 보지만 말고 이것저것 만져보세요"··· 몸으로 익히는 '서울시립과학관'

"모래를 이용해 지형을 만들어보세요" "카드를 손에 들고 좌우로 움직여보세요" "LED의 깜빡임에 맞춰 시작 버튼을 눌러보세요" 서울 노원구 충숙근린공원 인근에 문을 연 서울시립과학관에는 '눈으로만 보세요' '가까이 다가가지 마세요'라는 경고문이 없다. 심지어는 관람객들에게 '만지고, 움직이고, 눌러보라'고 권하기까지 한다. 지난 22일 서울시립과학관을 찾은 아이들은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눈앞에 있는 전시물들을 만지작거렸다. 서울시립과학관은 노원구 하계동에 연면적 1만2330㎡,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조성됐다. 과학관에는 공존·생존·연결·순환을 주제로 한 4개의 전시관이 있다. ◆손으로 배우고 몸으로 익히는 과학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도시생태·공존을 다루는 1층 G전시실은 사방이 초록색으로 칠해져 있다. 모래를 이용해 지형을 만들어보는 전시물 앞에서 다섯 명의 어린이들이 '까르르' 웃으며 모래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옆에 있는 지진파 체험 전시물에는 네 살쯤 되어 보이는 꼬마가 다리가 땅에 닿지 않는 의자에 앉아 화면 이곳저곳을 두드려댔다. 아이들을 제지하는 사람은 없었다. 전시관 관리자는 아이들이 전시물을 가지고 놀 수 있도록 내버려 두었다. 서울시립과학관은 눈으로 보기만 하는 전시관이 아닌 손으로 만지고 몸으로 익히는 체험관이다. 힘과 에너지의 흐름, 순환을 다루는 3층 R전시실에서는 두 명의 어린이가 땀을 뻘뻘 흘려가며 자전거 페달을 밟고 있었다. 에너지 만들기 체험을 끝내고 자전거에서 내려온 김민서(12) 양은 "전기가 이렇게 힘들게 만들어지는지 몰랐다"며 "자기 전에 불도 잘 끄고 핸드폰도 조금만 쓰겠다"고 다짐했다. 과학관 관계자는 "전시관에 '만지지 마시오' 같은 부정적인 문구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직접 만지고 움직여보는 체험물들을 통해 관람객들이 현상을 관찰하고 생각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혼자가 아닌 두세 명이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전시물들을 통해 지식과 인간관계를 함께 습득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사용법 모르는데···"도우미는 어디에?" 2층에는 인간의 생명 현상을 다루는 O전시실과 구성 요소 간 네트워크 연결을 다루는 B전시실이 있다. O전시실에는 특수제작된 렌즈를 통해 녹내장·황반변성·백내장 등의 안구질환을 체험해보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었다. 한참 동안 렌즈를 들여다보던 아이들은 소리 높여 "앞이 흐릿해" "지렁이가 보여"라며 즐거워했다. 반면, 체험물 사용법이 어려워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곳도 있었다. 볼마우스로 컴퓨터를 조작해 세균을 관찰하는 '현미경으로 보는 작은 세계'나 사물의 온도를 측정해 단위를 환산하는 전시물은 설명서를 읽어봐도 이해하기 어려워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다. 서울 중계동에서 온 황선영(35) 씨는 "아기가 8살이라 어려운 건 빼고 쉬운 것만 해보려고 왔는데, 대부분의 체험물이 난이도가 높아 재밌게 즐기기 어려웠다"면서 "옆에서 사용법을 안내해주는 사람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과학관 관계자는 "서울시립과학관은 중·고등학생 등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과학관이어서 내용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며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전시물도 기획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완성해 곧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안내 인원은 청소년과 성인 자원봉사자를 활용해 확충할 계획"이라며 "과학관 안내 자원봉사자 도우미 140여 명이 상반기 교육을 마치고 5월부터 활동한다"고 덧붙였다. 체험 프로그램 운영방식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성동구에서 과학관을 찾은 최철원(40) 씨는 "프로그램이 사전 예약제가 아닌 당일 선착순으로 이뤄지고, 모집 인원이 적어 참여하기 어려웠다"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시립과학관에서 진행되는 '전시관 해설' '3D 스페이스' '뇌파체험' '오늘의 이벤트' '특별전시 해설' 등 5개 프로그램 모두 전시실 내 체험티켓 배부처에서 선착순으로 입장권을 받아야 참여할 수 있었다. 회당 모집 인원이 8~25명으로 적어 가족단위로 온 관람객들은 참여하기가 어려웠다. 과학관 관계자는 "과학관 수용 인원은 300명으로, 체험 가능 인원은 80명"이라며 "과학관 규모의 한계도 있고, 전문인력도 한정돼 있어 프로그램 모집 인원을 늘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2018-05-01 13:52:57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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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서울] ⑬ 종로구 창신동에 피어난 봉제 역사관 '이음피움'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노동자들을 혹사하지 말라!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 1970년 11월 청계천 평화시장 봉제 공장에서 재단사로 일하던 22세 청년 전태일은 이 짧은 몇 마디를 남기고는 근로기준법이 담긴 법전과 함께 분신자살했다. 봉제 산업의 열악한 노동환경은 성장에 가려진 60~70년대 대한민국의 민낯이었다. 봉제 노동자들은 허리를 펼 수 없을 정도로 좁은 작업장에서 폐병에 걸릴 정도로 많은 먼지를 마셔가며 일했다. 전태일 열사는 죽음으로 봉제 산업장의 열악한 노동 현실을 고발했다. 서울시는 약 반세기가 흐른 지난 11일 우리나라 봉제산업을 이끌어온 종로구 창신동에 '이음피움' 봉제 역사관을 세웠다. 봉제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봉제인들의 자긍심을 높여 청년들이 봉제 산업에 유입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이음피움은 실과 바늘이 천을 이어 옷이 되듯, 서로 이어 소통과 공감이 피어난다는 뜻이다. ◆60~70년대 봉제로 집안 일으킨 여공들 지하철 1호선 동대문역 1번 출구로 나와 주택가 사이로 난 좁은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된 아담한 회색 건물이 나타난다. 외벽을 실로 둘둘 감아 놓은 것처럼 보이는 이곳은 국내 최초의 봉제 역사관 '이음피움'이다. 이음피움은 창신동 골목 끄트머리에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 499.12㎡ 규모로 조성됐다. 지난 15일 봉제 역사관의 문을 두드렸다. 전시관 벽면에는 수십 개의 액자가 빼곡하게 걸려 있었다. 액자 안 사진 속에는 봉제 산업 역사상 크고 작은 중요한 사건의 현장이 담겨 있었다. 소방 호스로 건물에 난 불을 끄는 한 장의 흑백 사진이 눈길을 끌었다. 1911년 3월 25일 뉴욕 맨해튼 트라이앵글 셔츠웨이스트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을 찍은 사진이었다. 공장 관리자가 노동자들을 감시·통제하기 위해 비상구 문을 잠가 2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미국 내에선 최악의 산업재해로 손꼽히며 당시 봉제 노동자들에 대한 노동 착취 현장을 여실히 드러낸 사건으로 기록됐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온 이미숙(65) 씨는 "여기 오니까 언니 생각이 난다. 우리 언니가 올해 76살인데 평화시장에서 봉제일을 해 동생들을 가르쳤다"면서 "여기에서 재봉하는 사람들은 창신동 꼭대기에 있는 공동화장실을 쓰면서 고생하며 살았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계단을 통해 한 층 위로 올라갔다. 봉제 마스터 기념관에는 봉제 장인 10인의 모습과 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전시관 왼쪽에는 이들이 작업에 사용했던 가위 10점이 전시되어 있었다. 손때가 묻어 반질반질해진 가위들은 3~40년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성북구 정릉동에서 이음피움을 방문한 윤종문(57) 씨는 "옛날에는 봉제일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다"면서 "그때 미싱 시다(보조)로 일하면서 힘들게 살아온 봉제인들의 삶의 애환을 느낄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기념관 오른쪽에는 봉제·패턴 소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낯익은 쪽가위와 초크에서부터 이름조차 생소한 노루발과 문진까지 다양한 물건들이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전시관 천장에는 봉제 장인들이 직접 만든 7벌의 의상이 옷걸이에 걸려 빙글빙글 돌아갔다. 실루엣 원피스, 라이더 재킷, 테일러드 재킷, 셔츠 원피스 등 봉제 마스터들의 작품을 통해 올봄 패션 트렌드를 엿볼 수 있었다. ◆이음피움, 이름값 할 수 있을까? 주택가 한가운데 위치해 접근성이 떨어져서였을까. 홍보 부족일까. 이음피움에는 소위 말하는 '오픈 효과(개장 초기 집객 효과)'가 통하지 않았다. 지하철역에서 10분을 더 걸어 들어가야 하는 외진 곳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골목 곳곳에 이정표가 없어 위치를 찾기가 어려웠다. 전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3일에는 27명이 14일에는 35명이 이음피움을 방문했다. 개관 첫 주말인 15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관람객은 10명이 채 되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내 손안에 서울'과 같은 서울시 홍보 매체와 버스 광고, 해외 매체 등을 통해 이음피움을 홍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5월에는 주말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며 패션 관계자들과 연계한 행사와 이벤트, 워크숍 등을 진행해 관람객들의 방문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간이 협소해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서대문구 신촌동에서 온 이모(32) 씨는 "기대했던 것보다 볼 게 별로 없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씨는 "봉제인들이 사용하던 물건이나 장인들이 직접 만든 옷들도 좀 더 보고 싶은데 장소가 좁아 예고편만 보여주고 끝낸 느낌이 든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에 시 관계자는 "동네 주변에 앵커시설들이 많이 생기고 있어 시는 작은 박물관, 거리의 박물관, 주거 공간에 있는 박물관을 목표로 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독일 베토벤 박물관은 이 보다 더 작은 규모로 운영된다"며 '작지만 강한 박물관을 만들기 위해 콘텐츠를 계속 발굴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창신동에서 만난 주민들에게 "이음피움에 방문해 본 적이 있냐"고 묻자 이들은 고개를 저으며 손사래를 쳤다. 무리 중 한 명은 "하루종일 옷 만들고 나왔는데 박물관에 가서 또 보고 싶겠냐"고 반문했다. 봉제 역사관 이음피움이 이름처럼 사람들 사이를 잇고 소통과 공감을 피우기 위해서는 봉제업 종사자인 지역 주민들을 끌어안으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2018-04-24 11:21:19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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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서울] ⑫ 오감으로 느끼는 '진짜 군함'…서울 최초 함상 체험장 '서울함 공원'

영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 개봉을 앞두고 4DX(의자가 움직이는 입체 영상) 영화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아이언맨과 함께 하늘을 날고 싶은 관객들은 서슴없이 지갑을 열고 예매 행렬에 나섰다. 서울 6호선 망원역 1번 출구를 나와 마포 망원 한강공원에 도착하면 4DX를 넘어선 함선 체험 공간이 기다리고 있다. 지난 15일 도착한 '서울함 공원'은 웅장한 함선과 북적이는 시민으로 가득했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이곳은 수십년 간 우리 바다를 지키고 퇴역한 3척의 군함이 모인 함상 공원이다. 서울시는 안보 교육과 볼거리, 즐길 거리 제공을 목적으로 1900t급 호위함인 서울함과 150t급 고속정 참수리호, 178t 잠수정인 돌고래를 해군본부로부터 무상 기증받아 공원에 띄웠다. 공원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서울함은 2015년 퇴역 전까지 30년 동안 수도권 해역을 지켰다. 폭 11.3m에 높이는 28m. 선체 길이는 축구장과 비슷한 102m에 이른다. ◆퇴역 군함에서 즐기는 '4DX 해군 체험' 함상 전시관 안내센터에서 노란색 화살표를 따라 서울함 내부로 들어가면, 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군함 시설이 펼쳐진다. 3D 안경도, 움직이는 의자도 필요 없는 체험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총 4층으로 구성된 서울함 1층에는 침실과 매점, 식당 등 군인 편의시설이 있다. 안내 동선을 따라가니 해군 실습생 침실이 나왔다. 침실 안에는 2층짜리 침대 두 개와 옷장이 있었다. 침대 위에는 흰색과 파란색 줄무늬의 침구 세트가, 옷장 안에는 잘 다려진 군복과 구두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해군의 꿈을 접은 아쉬움을 달래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 서울 은평구에서 온 김영훈(29) 씨는 "어렸을 때부터 해군이 되고 싶었는데, 천안함 사건이 터지고 나서 부모님이 반대해 지원하지 못했다"며 "해군들이 직접 쓰던 침실과 옷장, 화장실들을 둘러보면서 간접적으로나마 해군 체험을 할 수 있어 기쁘다"며 웃었다. 1층 복도 내 사관식당 안에는 사람 2명이 누울 수 있는 넓이의 식탁과 무영등(수술용 전등)이 설치되어 있었다. 응급 환자 발생시 수술실로 쓰이는 구조다. 은평구 역촌동에서 가족들과 함께 공원을 찾은 조윤서(13) 양은 "군함에 와보니 해군들이 얼마나 힘들게 생활 했는지 알 것 같다"며 "몇 달 동안 가족도 못 보고 이 좁은 곳에서 밥도 먹고 잠도 자야 한다고 생각하니 눈앞이 깜깜하다"며 울상을 지었다. 서울함 공원은 개장 반년만에 6만3846명이 다녀간 지역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달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동화구연, 버블쇼 등 체험 프로그램과 버스킹 공연이 진행된다. ◆어린이 관람객을 위한 배려 부족 좁은 폭의 철제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 '핑, 핑, 핑….' 복도 중간쯤에서 맑은 기계음이 들려왔다. 소리가 나는 곳은 전탐실이었다. 이곳에서 전파를 탐지해 적의 위치를 파악한다. 탐지실의 '소나'에서 반복적인 기계음이 울렸다. 소나는 음파를 탐지하는 장치로,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소리로 신호를 보낸다. 탐지실 내부는 사격통제 콘솔 등 해군들이 실제로 사용했던 기계 장비들이 가득했다. 파주시 운정동에서 자녀와 함께 왔다는 기승도(45) 씨는 "아이들이 자꾸 '아빠, 이게 뭐야?'라고 물어보는데, 저도 처음 보는 것이 많아서 제대로 설명을 못 해줘 답답하다"며 미간을 찌푸렸다. 기씨는 "기계 장치들을 그대로 보존해 전시하는 점은 좋은데, 이름만 쓰여 있는 '전륜나침의', '롤링게이지' 같은 것들이 무슨 용도로 쓰이는지 간략히 설명하는 안내문이 옆에 있으면 좋겠다"며 아쉬워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추후 전시실에 실제 군에서 장비를 사용하던 모습을 찍은 사진과 간단한 설명이 쓰인 안내판을 설치할 예정"이라며 "그 전까지는 평일과 주말에 해군 예비역 출신들이 진행하는 도슨트(전문 해설사) 프로그램을 이용해달라"고 부탁했다. 전시 설명 시간은 오전 11시와 오후 2시 30분, 5시 30분이다. 군함의 핵심인 4층 조타실로 가기 위해서는 경사가 가파른 계단을 3~4번 올라가야 했다. 함상 공원에는 부모와 함께 나들이를 나온 미취학 아동들이 많았다. 부모들은 아이를 안고 힘겹게 계단을 올라야 했다. 성동구에서 온 최모(38) 씨는 "아이들이 배를 매우 좋아해서 일부러 찾아왔는데, 계단도 높고 안전시설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위험해 보인다"며 "나도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무서운데 애들은 오죽하겠냐"며 눈썹을 치켜올렸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요 통로에 대해서는 폭을 넓혀 통행하기 쉽도록 계단을 개선했다"며 "다른 부분들은 전시 취지에 맞게 원형 그대로를 보여주기 위해 개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018-04-17 14:34:21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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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서울] ⑪ 삼엄한 군사시설, 아이들의 놀이터로 변신하다

서울 최북단 도봉산역 2번 출구. 형형색색 등산복 행렬을 따라 나오면 서울창포원이 보인다. 지난 1일 오후 이곳을 찾은 이유는 왼쪽 샛길 너머 안개처럼 깔린 1층 건물 '평화문화진지'를 보기 위해서다. 먼저 도착한 어린이들은 낮고 기다란 건물을 '기차'라고 불렀다. 평화문화진지는 1969년 북한의 남침 대비용으로 지어진 콘크리트 구조물 '대전차방호시설'이었다. 유사시 콘크리트 벽을 폭약으로 부숴 전차 등 적군의 진입을 막기 위해 지어졌다. 1층은 군사시설, 2층~4층에는 군인 거주 아파트가 들어섰다. 강산이 세 번 바뀌는 사이, 방호시설은 낡아갔다. 2004년 군사시설로 지정된 1층을 제외한 나머지 거주공간은 서울시 안전진단 평가에서 E등급을 받아 철거됐다. 방호시설은 이후 10여년 간 도시 미관을 해치는 흉물로 전락했다. 도봉구는 도시재생 관점으로 발상을 전환했다. 구는 2014년 12월 서울시로부터 예산 26억5000만원을 받아 방호시설 재생사업에 나섰다. 2016년 12월 재생에 들어간 방호시설은 공사 1년만인 지난해 10월 문화 예술 창작공간으로 거듭났다. ◆삼엄한 군사시설이 어린이 놀이터로 평화문화진지는 1902㎡ 규모에 5개 동으로 구성된 지상 1층짜리 건물과 평화광장, 전망대로 조성됐다. 원목 판재로 둘러싸인 1층 건물에는 시민동·창작동·문화동·예술동 등 5개의 공간이 왼쪽 끝부터 차례대로 들어섰다. 이곳에서는 예술가들의 작품 전시나 주민 대상 목공 교실이 열린다. 두꺼운 콘크리트 방호벽이 5개의 동을 감싸고 있다. 복도처럼 길게 늘어선 방호벽에는 가로 두 뼘, 세로 한 뼘 크기의 직사각형 구멍이 뚫려 있다. 어린이 여럿이 팔을 넣었다 빼며 장난치는 이 구멍은, 유사시 탱크가 포신을 넣을 자리였다. 주민들은 총성 대신 웃음이 퍼지는 이곳을 자랑스러워했다. 손주들과 시설을 둘러보던 도봉동 주민 유영기(80) 씨는 "어떻게 버려진 군부대시설을 문화 공간으로 살려낼 생각을 했는지 정말 대단하다"며 엄지를 세웠다. 유씨는 "평화문화진지 덕에 황무지 같은 동네가 개발도 되고, 후세에 남겨줄 수 있는 문화유산도 생겼다"며 웃었다. 방호시설에는 평화통일에 대한 염원도 담겼다. 시설 한가운데에는 도봉구가 외교부와 통일부 협조로 독일에서 무상 기증받은 베를린 장벽 한 덩이가 세워져 있다.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온 정영임(39) 씨는 "아이들이 책으로 접했을 땐 느끼지 못했던 전쟁의 참상이나 분단의 고통 등을 직접 느낄 수 있게 만들어 놨다"며 "이곳에서 아이들이 통일을 꿈꿀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도봉구는 지난해 10월 대전차방호시설 공간재생사업으로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지속가능발전대상 수상 기관으로 선정됐다. 평화문화진지는 또 유엔 환경자문기관인 이클레이(지속가능발전 지방정부 네트워크)에 한국 대표 사례로 소개된 바 있다. ◆개장 반년 지났지만… 2% 부족한 시설정비 1층 콘크리트 복도를 따라 나와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면 2~4층 군인 주거 공간을 철거하고 남은 철근과 콘크리트 구조물이 보인다. 붉게 녹슨 철근이 불규칙하게 솟아나 있다. 서울시는 시민 아파트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역시 그대로 남겨 놓았다. 가족들과 평화문화진지를 찾은 이은정(36) 씨는 정신없이 아이들을 살피기 바빴다. 이씨는 아이들에게 "안 돼, 위험하니까 거기로는 가지마!"라고 연신 외쳤다. 이씨는 "재생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곧 무너져 내릴 것 같은 건물 파손 흔적까지 그대로 두었어야 했나'라는 의문이 든다"며 "이런 건 너무 보여주기식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서울시 관계자는 "콘크리트 구조물들이 무너질 일은 절대 없다"며 "군사시설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웬만한 벽체보다 두껍고 튼튼하게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건물 밖 평화광장에서도 부모들의 걱정은 이어졌다. 자녀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최모(33) 씨는 "시설정비가 제대로 안 되어 있는 것 같다"며 "보도블록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곳이 몇 군데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킥보드를 타고 왔는데 지나가다가 걸려 넘어질 것 같아 걱정"이라며 미간을 찌푸렸다. 평화문화진지는 서울창포원과 동북권 체육공원으로 둘러싸여 있어 킥보드나 자전거, 유모차 등을 가지고 봄나들이에 나선 이들이 많았다. 시민들은 보도블록 공사 중인 현장을 아슬아슬하게 지나갔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도봉동 주민 김영미(62) 씨는 "벌려만 놓고 관리가 전혀 안 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김씨는 "건축 폐기물들이 곳곳에 쌓여 있고, 길은 전부 모래투성이"라며 혀를 찼다. 서울시 관계자는 "8일 개장하는 동북권 체육관을 공사하기 위해 건축자재를 실은 무거운 차들이 광장 위를 지나다녀 잔디가 망가지고, 보도블록이 침하됐다"며 "체육관 공사가 마무리되는 즉시 시설정비를 마치겠다"고 약속했다.

2018-04-10 14:08:59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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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서울] ⑨ "물 교육하러 하수도 갑니다" 서울하수도과학관

도시는 땅 위에만 지어지지 않는다. 고대 로마는 총 길이 350㎞에 달하는 11개의 수도관으로 도시와 산업지역, 농경지에 물을 공급했다. 여러 가옥에 수세식 변기와 상수도가 설치됐고, 대하수도(Cloaca Maxima)가 늪지를 배수하고 티베리스 강으로 폐수를 보냈다. 우리나라 역시 울주 교동리 456호 유적에서 배수시설이 발견돼, 청동기 시대부터 하수시설이 있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하수도는 오늘날 마천루 가득한 도시 한 가운데서도 각종 오물을 처리한다. 1976년 우리나라 1호 하수처리장으로 문을 연 서울 성동구 중랑물재생센터가 지난해 9월 '서울하수도과학관'으로 재개장해 시민들을 맞고 있다. 서울시는 기존 중랑물재생센터 내 하수처리시설 일부를 철거하고, 지상에 하수도과학관과 물순환 테마파크 등 전시·체험 공간을 조성했다. 지하에는 하수처리시설을 집약해 악취를 차단하고 하루에 하수 25만t을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곳에서 정화된 물의 일부는 공원의 연못 등에 쓰인다. ◆기피시설이 교육장으로…중국 어린이도 "좋아요" 지난달 9일 오전에 찾은 과학관은 복잡한 하수처리시설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었다. 1층 전시실은 청동기시대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 하수도 시설의 변천사가 사진과 연표로 소개돼 있었다. 하수처리 시설과 과정들은 각종 전시·영상물로 구성됐다. 영상실에서는 160도 대형 라운드 화면을 통해 하수처리 과정을 설명하는 영상이 펼쳐졌다. 악취로 피하기만했던 하수처리시설이 교육 공간으로 거듭나자, 시민들은 자녀의 손을 잡고 이곳을 방문하고 있었다. 이날 가족들과 과학관을 찾은 박미양 씨는 "물을 아껴 써야 하는 이유를 평소 아이들에게 자주 설명한다"며 "책이나 말로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 직접 과학관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체험 프로그램을 접할 기회를 주면 보다 이해를 잘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박씨를 따라 올라간 과학관 2층은 어린이를 위한 체험시설로 꾸며져 있었다. '물이 오염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가 적힌 게시물 옆에서는 푸른 물 캐릭터가 수질오염의 원인을 설명하고 있었다. 이날 과학관을 가득 메운 이들은 중국에서 견학 온 초등학생이었다. 중국 창사시 박재기숙학교에 다니는 하일달(12) 군은 "우리가 물을 너무 낭비하고 살아온 것 같다"며 "환경의 중요성을 느꼈고, 앞으로 물을 아껴 쓰기 위해 노력해야 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아이들을 인솔한 담임교사 주흔(여·26) 씨는 "환경에 대한 교육 차원에서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환경이 갖춰져 있어 이곳에 왔다"며 만족해했다. ◆어린이·청소년 프로그램 다양화 과학관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상설교육 프로그램 세 가지를 운용하고 있다. 전시해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해설사와 함께 전시실과 하수처리 현장을 둘러볼 수 있다. 100년 전 만들어진 서울의 근대 배수로와 맨홀의 하단부 등 각종 시설물을 접할 수 있다. 평일 오후에는 '하수처리시설 현장견학'을 통해 하수가 유입돼 방류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미취학 아동을 위한 '내 똥은 어디로 갈까?' 프로그램은 하수처리 과정 속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미생물의 뜻과 역할을 설명한다. 미생물 그리기와 만들기, 하수를 깨끗한 물로 바꾸는 퍼즐 맞추기를 진행한다. '도란도란 동화듣기'는 이름 그대로 동화 구연 프로그램이다. 참여 어린이들은 동화책 내용과 연계된 체험을 통해 상상력과 감성을 키울 수 있다. 이 밖에도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족을 대상으로 한 '나만의 미생물 배지 만들기(2월~4월)' '나만의 재이용수 자동차 만들기(5월~9월)' '나만의 잠수부 만들기(10월~12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청소년 대상으로는 적성개발과 진로 선택을 돕는 '나도 수질연구사'가 3월~12월 진행된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중·고등학생들은 하수처리시설 현장과 실험실, 중앙제어실을 살펴보고 실제 하수 정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2018-03-25 20:29:48 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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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서울] ⑧ 기름 대신 문화 저장하는 '문화비축기지'

한때 버려졌던 석유 저장 시설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돌아와 서울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마포구 월드컵경기장 인근에는 축구장 22개(14만㎡) 면적을 자랑하는 '문화비축기지'가 있다. 23일 찾은 이곳은 'T1~T6'으로 불리는 6개의 원통형 저장고(탱크)가 매봉산 기슭마다 세워져 있었다. 정문에 들어설 때 마주하는 문화광장 한가운데서 바라보면, 6개의 탱크가 울타리처럼 이곳을 둘러싸고 있다. 네 살짜리 딸과 나들이를 나온 최현정(37·여) 씨는 "이곳이 41년이나 된 석유 저장지라고 생각하니 상상이 안간다"며 "진짜 빈티지 조형물 같다"고 감탄했다. 문화비축기지는 석유 파동 이후 1976~1978년 만들어진 마포 석유 비축기지였다. 5개 탱크에 석유 6907만ℓ를 보관하던 이곳은 1급 보안시설로 분류돼 41년간 일반인의 접근이 통제됐다. 2000년대 들어 한일 월드컵 경기장 건설로 완전 폐쇄되면서 일부 시설만 공영주차장으로 쓰였다. 이후 10년 넘게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던 서울시는 2년간의 공사를 거쳐 지난해 9월 공연장과 전시관을 갖춘 문화비축기지를 열었다. 이곳은 석유 탱크들과 내외장재, 옹벽 등 기존 자원을 재활용하는 도시재생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혐오시설에서 '빈티지 문화공간'으로 이날 가장 먼저 찾은 'T1 파빌리온'은 과거의 옹벽과 현재의 건축물이 공존하는 다목적 커뮤니티 공간이었다. 천장에서 햇빛이 쏟아지는 모습이 시선을 끈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던 한 방문객은 "이 근처에서 20년 넘게 살았는데, 여기가 이렇게 변할 줄은 꿈도 못 꿨다"며 "리모델링을 넘어선 리노베이션"이라며 연신 셔터를 눌렀다. 고대 그리스의 낡은 극장을 연상케 하는 'T2 공연장'은 원통형 저장고의 특성을 살려 야외 원형 공연장으로 재탄생했다. 지하에는 실내 공연장도 있다. 한때 기름으로 가득했던 유류저장탱크의 모습을 살펴보려면 'T3 탱크원형'으로 가면 된다. 직경 40m에 높이 15m 규모인 이곳은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지정되어있다. 가늘고 긴 파이프 기둥이 숲처럼 꾸며진 'T4 복합문화공간'은 실내 전시·공연 공간으로 쓰인다. 이처럼 석유 비축 기지였던 이곳이 오늘날 문화 공간으로 변신해온 40년 세월을 살펴보려면 'T5 이야기관'을 향하면 된다. 'T6 커뮤니티센터'는 1·2번 탱크에서 해체된 철판으로 조립한 신축 건물이다. 이곳은 강의실과 회의실, 카페 등으로 커뮤니티 활동을 할 수 있다. T6에 있는 카페 'TANK6'는 빈 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인근 회사원들은 이곳을 아늑한 기획 공간으로 애용하고 있었다. 회사원 김미소 씨는 "팀원들과 회의 하러 이곳에 자주 온다"며 "T6 공간을 빌려 회사에서 진행하는 결과 발표회를 기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래동에서 두 번째로 이곳을 찾아왔다는 남정석 씨도 "혐오시설이던 장소가 시민의 문화공간으로 쓰이는 좋은 예"라며 미소 지었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시민 발길 이어져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으려는 서울시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시는 지난 설 연휴 기간 원형극장 T2에서 다양한 영화를 상영했다. T6의 문화아카이브 경사로는 실내 썰매장으로 운영되기도 했다. T0 문화광장에서는 제기차기와 투호, 팽이치기와 굴렁쇠 등 민속놀이체험마당이 열렸다. 이달 23일~25일에는 2017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창작실험활동지원 결과발표회인 '창작실험-과정과 공유'가 진행됐다. 쇼케이스와 피칭, 전시 등 40개가 넘는 다양한 공연과 관객과의 대화 등이 이어져 수동적인 관람이 아닌 적극적인 소통이 담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서울시민이 뽑은 '잘생긴 서울' 2위에 선정된 문화비축기지는 같은해 9월~12월 18만명이 방문했다. 이보현 서울시 문화비축기지 문화시설 운영팀장은 "5월과 10월에는 서커스 페스티벌과 서울거리 예술축제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접근성을 높이고 시민들께 홍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2018-03-05 09:03:25 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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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서울] ⑦ "인생은 50부터" 서울시 50+중부캠퍼스의 무한도전

나이 50은 버거운 숫자다. 어느새 지나버린 인생의 전반기에서 나를 위해 살아온 시간은 얼마 없어보인다. 퇴직 이후의 삶과 현실로 닥친 노후 문제에 막막하기만 하다. 이른바 '50+세대'로 불리는 만 50~64세 서울시민들이 인생 2막을 준비하는 배움터가 있다. '서울시50플러스캠퍼스'는 50+세대의 교육과 일자리 지원, 상담과 정보제공, 문화와 커뮤니티 활동 등이 진행되는 복합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 13일 찾은 마포구 50플러스 중부캠퍼스는 다양한 교육으로 새 인생을 모색하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백만 보 걷기에 도전하기위해, 오늘도 열심히 이곳 선정릉을 걷고 또 걷는다…." 정장을 말끔히 차려입은 권오돈(77) 씨가 감회에 젖은 목소리로 책을 읽었다. 방금 권씨가 읽은 작품집 '깊은 생각, 다른 생각, 딴 생각'에는 권씨의 수필 '선정릉의 추억'이 담겨있다. 중부캠퍼스에서 진행한 '한달 만에 내 책 출판하기' 과정의 결실이다. 26명의 수강생은 자신이 쓴 수필과 소설이 담긴 책을 어루만지며 한참을 바라보았다. 출판기념회를 마친 권씨는 "살면서 내 책을 쓰는 것이 꿈이었는데, 이 프로그램이 아니었다면 이루지 못할 뻔했다. 이제 새로운 도전을 할 용기가 생겼다"며 웃었다. 권씨는 최근 백만 보 걷기에도 도전해 선정릉을 하루에 1시간 넘게 걷는다고 한다. ◆서울인구의 22% '인생 2막' 창구로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50+세대는 서울시 전체 인구의 21.9%을 차지한다. 이에 시는 2013년 '인생이모작지원센터'를 세우고 서울시50플러스재단 설립과 캠퍼스 개관에 총력을 기울였다. 50플러스캠퍼스에 대한 50+세대의 관심은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해 서부캠퍼스와 중부캠퍼스를 이용한 총 인원은 16만명을 넘었다. 교육 참여자는 전년보다 106% 늘어난 9714명이라고 재단은 밝혔다. '스마트폰 활용법' 수강생 신봉선(66·여) 씨는 불과 한 달 전만해도 'IT(정보기술) 소외자'였다. 하지만 이곳에서 교육을 받은 뒤로 소셜 미디어는 물론 교통정보, 사진 편집 앱도 능숙하게 사용하고 있다. 강의에선 스마트폰 교육용 웹을 통해 스마트폰 주요 버튼과 기능 등 기초적인 사용부터 사진·동영상 편집, 소셜 미디어 소통 등을 가르친다. 신씨는 "수업을 통해 페이스북에 처음 가입하고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며 자신의 계정 화면을 보여줬다. 그러면서 "이젠 버스 도착 시간을 젊은이에게 묻는 60대가 아니다"라며 미소지었다. 윤중하(26) 강사는 "중장년층이 발전하는 IT 기술로부터 소외받는 점이 아쉬웠다"며 "어느 60대 남성 분이 항상 전화해 궁금한 점을 물으셨지만 전혀 귀찮지 않았다. 열정을 찾는 이 분들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현재 50플러스캠퍼스는 은평구 불광동 서부캠퍼스와 마포구 공덕동 중부캠퍼스가 운영중이다. 다음달에는 구로구 오류동에 남부캠퍼스 개관을 앞두고 있다. 서울시는 2020년까지 동부, 북부, 동남캠퍼스 등 6개소로 규모를 늘릴 예정이다. 50플러스캠퍼스는 지난 1일부터 2018년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올해 1학기 과정은 인생재설계학부, 커리어모색학부, 일상기술학부 등 3개 학부로 나뉘어 165개의 강좌가 운영된다. 수강생 총원은 4996명이다. 중부캠퍼스는 총 57개 과정에서 수강생 1625명을 모집한다. 은평구 서부캠퍼스의 경우 총 62개 과정을 개설해 1526명의 수강생을 모집한다. 올해 신설된 구로구 소재 남부캠퍼스는 46개 과정 수강생 1540명을 모집한다. ◆놀이·일자리 탐색 '새로운 노년상' 마련 50플러스캠퍼스는 놀이문화 외에 새로운 일자리 교육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오정민 서울시50플러스재단 매니저는 "50플러스재단은 앙코르커리어, 사회공헌 등을 통해 새로운 노년의 상을 만들고자 한다"며 "정규학기에 들어서면 인생재설계학부, 커리어모색학부, 일상기술학부 등이 개설된다"고 설명했다. 커리어 모색학부에서는 창업부터 시니어 비즈니스, 강사 교육까지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수강생 김기석(67) 씨는 "50대는 축구로 치면 '하프타임'"이라며 "신발끈 조여매고 다시 그라운드로 나가야 하는데, 여기서 스마트폰 활용법과 다른 강의를 많이 들어 창업하거나 또래와 소모임을 만들고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울시 관계자는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50+세대들의 결핍을 채워주고, 교육을 받은 뒤에는 협동조합 설립이나 사회적기업 설립, 취업, 소모임·연구모임 운영, 재능봉사 등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에는 서민소통기확과 협력 홍보에 주력해 많은 서울시민들이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18-02-20 15:22:27 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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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서울] ⑥ 자원 순환 도시 첫걸음 '서울 새활용 플라자'

예나 지금이나 폐기물은 나라의 골칫거리다. 조선시대 실학자 박제가는 청나라 견문기 '북학의'에서 "가축을 놓아 기르면 곤장이 100대이며 재를 길거리에 놓아 기르면 80대로 다스리니, 말·소 등의 가축은 외양간을 만들어 길렀으며 잿간을 만들어 인분과 섞어 거름으로 사용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지금의 상황은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한국인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98.2㎏으로 세계 최상위권이다. 미국의 97.7㎏보다 많다. 유행에 따라 즉시 신제품을 내놓는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의 확대로 의류 폐기물 양도 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성동구에 '서울 새활용 플라자'를 열었다. 이곳에선 버려진 자원에 디자인을 더하거나 활용 방법을 바꾸는 '새활용(업사이클링·Upcycling)' 연구와 상품 판매, 교육과 전시가 이어지고 있다. 새활용은 폐기물을 분쇄하는 등 물리적·화학적 변형을 가하는 재활용(Recycling)과 달리, 환경을 지키고 자원 순환을 실천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상 속 생산·유통·소비의 건강한 순환을 경험할 수 있는 새활용 플라자는 지난해 서울시민이 뽑은 '잘 생겼다 서울 20'에 선정됐다. '쓰레기 없는 서울'을 만들기 위해 만든 서울새활용플라자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하지만 서울시가 쓰레기 새활용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만든 이곳을 다녀간 시민들은 '새활용'과 '재활용'은 다르다는 것을 알게됐다. 문제는 새활용을 일상속에서 몸소 실천하는 길만 남았다. ◆새활용 소재 한자리에 지난달 17일과 6일 찾은 새활용 플라자는 시민들이 아직은 낯선 새활용 개념을 이해하기 쉽게 구성돼 있었다. 1~2층 천장에는 유리·플라스틱 병을 새활용한 샹들리에가 매달려 있다. 1층에는 지난해 12월까지 열린 '2017 서울 새활용전: 지구를 위한 약속' 전시장이 마련돼 있다. 전시 기간이 끝난 지금은 온라인으로 예약을 해야 관람할 수 있다. 이곳 전시장에서는 새활용 기업들이 우유갑으로 만든 지갑과 자동차 가죽으로 만든 가방, 유리병으로 만든 접시 등이 전시돼 있다. 전시장을 찾은 어린이들은 "재활용은 물건을 변형해 다시 쓰지만, 새활용은 버려진 물건 자체를 더 가치있게 만드는 일"이라는 안내원의 설명을 신기한 표정으로 듣고 있었다. 지하 1층 '새활용 소재 은행'으로 내려가니, 한 어린이가 "엄마, 우유갑으로 지갑 만들어줘"라고 말했다. 정모(38) 씨도 "아이가 새활용 소재들을 직접 보고 만지면서 자원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집에 가서 함께 유리병으로 조명을 만들어 볼 생각"이라며 미소 지었다. 새활용 소재 은행은 새활용 소재의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해준다. 새활용 산업 생태계의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은행에서는 현재 유통되고 있는 새활용 소재의 실물과 전시된 소재로 만들어진 작품을 볼 수 있다. 폐목재, 헌 책, 폐 비닐, 폐타이어 등 20종의 소재가 전시돼 있다. 2층 '새활용 소재 라이브러리'는 앞으로 유통될 새활용 소재 200여종을 전시하는 곳이다. 새활용 소재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기도 한다. 전시돼 있는 소재 모두 만져볼 수 있다. 3~4층은 디자이너와 작가 등의 스튜디오 공간과 쇼룸으로 구성된다. 이곳에 입주한 디자이너는 자유롭게 제품을 제작하거나 방문객을 상대로 체험학습도 진행한다. 이곳을 방문한 시민들은 생소했던 새활용을 몸으로 익히며 '더 높은 단계의 재활용'에 관심을 갖게 된다. 새활용 플라자에 입주한 남금호 글라스본 대표는 "유리병을 새활용해 접시나 시계 만드는 체험을 한 사람들은 결과물을 보고 만족스러워한다"고 말했다. 새활용 플라자는 관련 사업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춰, 새활용 제품의 외연을 넓히는 역할도 한다. 이곳에서 편집샵을 운영하는 김경준(32) 업사이클리스트 대표는 "업사이클 업체가 소재를 얻기도 쉽지 않고 작업 공간을 확보하기도 어려운데, 새활용 플라자에서 소재도 제공해주고 월세도 한 달에 5~6만원으로 저렴해 부담이 적다"며 웃었다. 또 다른 작가도 "업사이클링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어서 좋다"며 "방문한 시민들은 소재가 다양하다는 사실에 놀라곤 한다"고 거들었다. ◆콘텐츠 보강도 과제 새활용 플라자는 평일 오후임을 감안하더라도 한산했다. 새활용 플라자와 장한평역을 30분 간격으로 오가는 셔틀버스에는 아무도 없거나 1~2명만 타고 있었다. 이곳에 입주한 한 작가는 "지난해 9월에 개관한 뒤로 아직은 대중에게 다가가는 역할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새활용에 대한 인식개선도 필요하고, 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방문객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부족한 실정이다. 하루에 두 번 있는 현장학습을 신청하지 않은 방문객은 전시장과 소재은행 등에 출입할 수 없다. 스튜디오와 상점 등이 있는 3~4층만 볼 수 있다. 두 아이의 손을 잡고 이곳을 찾은 정모 씨는 "현장학습 시간을 놓쳐 전시장에 들어가지 못해 아쉽다"며 "큰 맘 먹고 찾았는데 볼 것이 많이 없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새활용 플라자 누리집에는 지난해 이후 새로 만들어진 교육 프로그램도 등록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새활용플라자 관계자는 "지난해 전시가 종료된 이후 새로운 전시를 열어야하는데, 언제 다시 개방할지 아직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2018-02-06 15:51:54 구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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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서울] ⑤ 한때 버려졌던 현대판 우물 '윤동주 문학관'…57만 명소로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중략)/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윤동주의 자화상) 우물 속 세상은 밝고 평화롭다. 하지만 시인의 내면은 어둠으로 채색되어 있다. 자기성찰을 통해 비극적 현실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적 행위가 내재되어 있다. 어두운 한 시대를 한 점 부끄럼 없이 살아가기를 소망하는 시인의 윤리의식이 깔려 있다. 국치의 울분을 달래며 식민지 지식 청년으로 무기력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시를 쓴 것 같다. 지난 2005년 종로구 청운아파트 철거로 쓸모 없어진 수도가압장과 물탱크를 개조해 만든 '윤동주 문학관'이 서울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버려진 현대식 우물을 윤동주의 우물에 대입한 점이 매력이라는 평가다. 시인이 종종 시정(詩情)을 다듬던 인왕산 자락에 2012년 문을 연 이곳은 지난해 12월 누적 방문객 57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30일 만난 시민들은 서울시 도시 재생 프로젝트의 '법고창신(法古創新·옛것을 토대로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 정신에 공감하며 시인의 발자취를 따라다녔다. ◆'윤동주의 우물'과 마주하다 윤동주 문학관의 전시실은 총 세 개로 나뉘어있다. 제1전시실인 '시인채'는 윤동주의 인생을 시간 순으로 배열한 사진 자료와 친필 원고 영인본 등이 전시돼 있다. 나머지 2~3 전시실은 윤동주의 '자화상'에 나오는 우물을 주제로 꾸며졌다. 제2전시실인 '열린 우물'은 폐기된 물탱크의 윗부분을 개방한 형태로 만들어졌다. 물탱크에 저장된 물의 흔적이 벽에 남아 있어, 시간의 흐름과 기억의 퇴적을 느낄 수 있다. 제3전시실인 '닫힌 우물'은 또 다른 용도 폐기 물탱크가 원형으로 보존된 곳이다. 여기서는 시인의 일생과 시 세계를 담은 영상물을 감상할 수 있다. 시민들은 윤동주가 바라보던 우물 속에서 그의 시를 떠올리는 재미에 빠져 있었다. 이은정(55·여) 씨는 "문학관을 지을 때 건물을 신축하지 않고 기존에 있던 시설을 개조했기 때문에 윤동주 정신을 더 살릴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위적인 모습이 아니라 사방이 막힌 물탱크에서 감옥에 갇힌 윤동주를 떠올려 만든 곳이라 더 좋다"며 미소지었다. 윤동주는 1943년 항일운동 혐의로 체포돼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복역하다 2년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나이 27세였다. 그의 유고를 모은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광복 이후 발간됐다. 문학관의 매력은 시인의 굴곡진 삶에 대한 조명 뿐이 아니었다. 시민들은 도시 재생 취지에 부합하는 고전적 형태 역시 건물의 매력으로 꼽았다. 강북구에서 온 이은구(72) 씨도 "옛것을 살려 지은 건물이라 더 정겹게 느껴진다"며 "요새는 너무 현대식 건물만 있어서 윤동주 문학관처럼 고전적인 느낌이 드는 곳이 좋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씨는 "2 전시관이 수도가압장의 원형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지붕을 만들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파란 하늘이 보이니 마음이 뻥 뚫린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에 시 관계자는 "버려진 물탱크를 철거하지 않고 도시재생 차원에서 윤동주와 관련된 문학관을 만들어 300~400%의 활용도를 보였다"며 "기대 이상의 효과가 나왔다"고 반겼다. 종종 이곳에서 열린 시낭송 토크콘서트는 그야말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다 보고 들을 수 있는 곳으로 자리매김 됐다. 도시의 낡은 건물이나 장소, 낙후한 지역에 새로운 기능과 디자인을 입혀 되살리는 도시재생은 이처럼 매력적이다. ◆소박함 혹은 비좁음 시민들은 문학관 설립 취지에 공감하는 한편 협소한 규모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두 번째 이곳을 찾는다는 최수완(21) 씨는 "한국 사람들이 거의 다 알고 있는 시인인데 문학관 규모가 크지 않아서 아쉽다"고 말했다. 최씨는 "김수영 문학관 같은 곳은 4층까지 있다"며 "그에 비해 윤동주 문학관은 시인의 명성에 비해 너무 작은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며 고개를 저었다. 서울 도봉구 방학3동 문화센터 건물을 새단장한 김수영 문학관은 연면적 1201㎡(363평)에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로 지어졌다. 228㎡(69평) 남짓한 윤동주 문학관의 5배 크기다. 서울시 측은 "윤동주 문학관은 관광 사업처럼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 대규모로 짓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윤동주 문학관의 설립 취지는 버려진 수도 가압장을 살려 도시 재생도 하고, 옥에 갇힌 윤동주 시인의 처지를 느낄 수 있게 만든 것"이라며 "문학관을 증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2018-01-30 15:42:17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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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서울] ④ 기차 대신 사람 잇는 '경춘선 숲길 공원'

서울시내에 기차가 아닌 사람을 잇는 철길이 있다. '경춘선 숲길 공원'이 바로 그곳이다. 지난 2010년 12월 열차 운행이 끝난 노원구 경춘선 폐선부지가 지난해 도심 속 숲길을 걸을 수 있는 공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일제강점기인 1939년 우리 민족 자본으로 만든 최초의 철도시설이 78년만에 '걷기 좋은 산책로'로 되살아난 현장을 지난해 12월22일과 지난 17일 둘러보았다. 17일 오후 경춘선 숲길 구간인 월계역부터 화랑대역까지 4.5㎞를 걸으며 만난 시민들은 "잘 생겼다"고 연시 입을 모았다. '잘생겼다! 서울 20'에 선정된 이곳은 '서울시민이 뽑은 10대 뉴스' 7위에도 오르는 등 노원구민들의 대표적인 산책 경로로 자리매김했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장미영(28·여)씨는 "차가 안 다녀서 아기랑 산책하기 편하다"며 웃었다. 인근 벤치에 앉은 중년 여성 3명도 "여럿이 나와 이야기하기에 그만"이라고 거들었다. 이곳의 변화 과정을 지켜봤다는 한 시민은 "삭막하고 지저분하던 철길이 공원으로 변해서 좋다"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3단계로 나뉘어 '개성' 살린 철길 경춘선 숲길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이곳 숲길은 서울시가 2013년부터 3단계에 걸쳐 진행한 도시재생사업이다. 기존 철길로 단절된 지역들을 공동체 공간으로 연결하고 시민 주도로 가꿔가는 녹지프로젝트다. 시는 우선 경춘선의 옛 기찻길과 구조물을 보존해 철길의 흔적을 살렸다. 1단계 구간인 행복주택~육사삼거리 1.9㎞은 2015년 5월 조성됐다. 2단계 구간인 경춘철교~서울과학기술대학교 입구 1.2㎞는 2016년 11월 완성됐다. 마지막 3단계 구간인 육사삼거리~삼육대교차로 2.5㎞는 지난해 11월 완성됐다. 이렇게 이어진 경춘선 숲길에서는 구간별로 다른 매력을 갖췄다. 1단계 구간은 다가구 단독 주택들이 밀집한 지역으로, 마을 안길처럼 기차가 다니던 곳이었다. 서울시는 마을재생에 초점을 맞춰 주택 밀집지역의 단조롭고 소외된 공간을 활기 넘치는 지역 공동체 공간으로 만들기로 했다. 서울시는 현재 이곳 산책로가 마을을 대표하는 길로, 쉼터는 주민들의 만남과 소통의 장소가 되었다고 본다. 허름한 주택들은 아기자기한 카페 등으로 변신해 지역 내 소통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등 자체 도시재생이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경춘선 숲길에서 가장 폭이 넓은 2단계 구간은 폐선 후 주민들의 텃밭으로 이용되었다. 시는 이곳을 주민들이 직접 가꾸는 생산정원(텃밭)으로 조성했다. 살구나무와 앵두나무 같은 유실수와 향토수종 등 다양한 수종을 식재해 볼거리와 체험 장소로 만들었다. 여전히 철로 한가운데 서 있는 무궁화호 2량도 눈에 띈다. 이곳은 관리사무소와 시민들을 위한 프로그램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철로에서 레일바이크…산책 후엔 관광지로 지난달 22일 찾은 3단계 구간에서는 등록문화재 300호인 화랑대역사(폐역)와 숲속 철길의 한적함을 만끽할 수 있다. 과거의 흔적 그대로 간직한 화랑대역사는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도 유명하다. 기차가 사라진 철로를 레일바이크가 차지한 모습도 보였다. 박준석(55) 씨는 "아들과 산책을 나왔는데 레일바이크가 있어서 타게 됐다"며 "멀리 가지 않아도 이런 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서 좋다"라고 미소지었다. 레일바이크 관리인 모연길(65) 씨는 "날이 따뜻해지면 사람들이 많이 찾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경춘선의 매력에 이끌린 시민들은 끊임 없이 몰려와 철로 옆을 걸었다. 21년째 노원구에 거주하는 박상병(80)씨는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좋다"며 "날이 따뜻할 때는 매일 나와 운동한다"며 감회에 젖었다. 최민종(77)씨 역시 "밤에도 불이 환하게 켜져 있어 운동하기 좋다"고 거들었다. 경춘선 숲길을 걸으면 인근 관광지를 쉽게 찾을 수도 있다. 산책 도중 출출함을 느낄 때는 숲길공원과 연결된 공릉동 도깨비시장으로 가면 된다. '노원 9경'으로 꼽히는 태릉과 강릉으로 갈 수 있다. 다양한 목공예 체험을 할 수 있는 목예원도 찾아갈 수 있다. 최윤종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경춘선이 지역과 사람을 잇는 경춘선숲길로 새롭게 태어난 만큼, 내 앞마당을 가꾸는 마음으로 숲길을 관리하고 이용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2018-01-22 14:01:53 구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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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서울] ③ '시민들의 옥상' 거듭났지만…속이 답답한 세운상가

서울시 도시재생 프로그램으로 되살아난 세운상가 옥상이 시민의 휴식처로 각광받고 있다. 한국 최초의 주상복합건물인 세운상가는 한때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사라질 뻔 했지만, 서울시의 적극적인 도시재생에 힘입어 4차 산업의 중심지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끊이지 않는 시민들의 발길을 따라 세운상가의 이곳저곳을 살펴봤다. 지난 11일 세운옥상에 올라가 보니,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세상의 기운이 모이다'라는 뜻을 가진 이곳은 1968년 준공 이후 전성기를 누렸죠. 1990년대 용산전자상가의 등장과 청계천 복원 사업 등으로 3번의 철거위기를 맞았습니다." 외국인 친구와 이곳을 찾은 오모(25) 씨는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세운상가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었다. 쇠락의 길을 걷던 상가는 지난 2014년 서울시 도시 재생 사업 '다시·세운 프로젝트로' 일어섰다. 시는 도심의 단전 축으로 인식되던 이곳을 입체적 연결망으로 연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세운-대림상가를 연결했다가 청계천 복원 당시 철거됐던 공중보행교는 3층 높이 58m 길이의 '다시세운보행교'로 돌아왔다. 두 상가의 양 날개엔 각 500m 길이에 3층 높이의 보행데크가 세워져, 청계천부터 이곳까지 걸어서 이동할 수 있게 됐다. 한때 첨단 기술의 중심지였던 세운상가는 TG삼보컴퓨터와 한글과컴퓨터 등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현재 이곳에 마련된 '4대 전략기관 입주공간'은 스타트업 인큐베이팅과 교육, 제작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스타트업의 창작 개발 공간인 '세운 메이커스 큐브'에는 공모로 선정된 17개 청년 기업이 입주해 있다. 분야는 금속 3D프린터와 플라스틱 재활용 장비 개발 등 다양하다. ◆'도심 속 전망대'로 돌아온 옥상. 세운상가의 관전 포인트는 세운옥상이다. 특히 '도심 속 전망대'로 불리는 상가 8층 세운옥상은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다양한 모양의 의자가 놓여 있어, 편히 앉아 경치 구경하기에도 좋다는 평가다. 세운상가 측은 "지난해 가을에는 이곳이 예술제와 영화제, 야시장 등 시민행사장소로 활용됐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행사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가 내부 매장으로 발길을 돌리면, 옛것과 새것이 결합돼 완성된다는 느낌을 받는다. 전문가들이 옛부터 운영해온 전자제품·부품 매장과 청년들의 갤러리가 빼곡히 늘어서 있다. 이날 복도에는 전자제품을 고치려는 손님 대여섯 명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컴퓨터 부품 수리를 위해 매장을 찾았다는 이모(34) 씨는 제품을 고치는 A테크 운영자 김모(52) 씨를 보며 "'척하면 척' 바로 아셔서 신기하다"고 미소 지었다. 이에 김씨도 "이 일도 오래 하다 보니 보기만 해도 얼추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있다"며 화답했다. ◆서너 명에 복도 '북적' 반면, 매장 안팎으로 3~4명만 모여도 복도가 가득 차는 구조가 정겨운 분위기를 반감시키고 있었다. 문제의 원인은 복도에 가득 쌓인 상자들이었다. 부품을 구매하러 왔다는 김모(30) 씨는 "사람이 조금만 차도 복도가 복잡해진다"며 "박스만 치웠으면 좋겠다"고 미간을 찌푸렸다. 직접 복도를 돌아다녀 보니, 양옆으로 박스가 쌓여있어 두 명이 나란히 다닐 수 없어 보였다. 단순한 상가 복원이 아닌 활성화 대책 역시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매장 관계자는 "공간이 비좁다 보니 어쩔 수 없다"며 "상인단체회의를 통해 노란 줄로 박스를 쌓아둘 수 있는 공간을 제한하고 있다"고 답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상가 내부 관리는 민간 영역이기 때문에 관여할 수 없다"면서도 "혹여 복도에 대한 민원이 생기면 상인단체에 제안해보겠다"고 말했다.

2018-01-15 17:02:19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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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서울] ② "걷기에는 좋지만…" 편의시설 허전한 '서울로 7017'

서울시는 지금 변신중이다. '자동차 중심 도시'에서 '사람 중심 도시'로…. 그 중심에 '서울로 7017'이 있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로 7017은 오직 성장만을 믿고 의지하던 시대에서 시민들의 삶의 질과 행복을 중시하는 시대로 바뀌었음을 상징한다"고 강조했다. 낡은 고가를 철거하는 대신 사람이 다니는 보행길로 재생한 서울로 7017은 도시재생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개장한지 7개월이 된 지금 서울로 7017은 여전히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공존한다. 지난 5일 서울로 7017은 점심 산책에 나선 직장인으로 가득했다. 동료와 벤치에 앉은 이모(48)씨는 발밑으로 지나가는 기차를 바라보며 서울역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서울로 7017 위에서 서울역을 내려다보았다. 옛 서울역이 아름다웠다. 뒤를 돌면 촛불의 거리 광화문이 눈에 들어왔다. 서울로 7017은 변신 전까지 '서울역 고가도로'로 불려왔다. 이곳은 1970년대 지어진 산업 근대화의 상징물로 서울 중구 남대문로 5가에서 만리동 1가62까지 연결한다. 서울역 고가도로는 인근 봉제공장 상인들이 물건을 나르는데 큰 역할을 했지만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1990년대부터 안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철거와 재건의 기로에 서있던 서울역 고가도로는 2014년 서울시 도시 재생사업에 선정됐다. '교통보다는 안전, 그리고 사람이 1순위'라는 서울시 정책의 영향이다. 서울시는 '서울역 고가도로의 안전문제가 차량의 하중 때문이라면, 사람길은 괜찮지 않을까'라는 관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보수나 보강으로 충분히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문가의 분석도 고가도로 재생에 힘을 실었다. 이에 서울시는 만리동·중림동·청파동 램프의 교량과 옹벽 일부(222m)를 철거했다. 대신 콘크리트와 교량을 보수·보강해 강성과 내구성을 높여 서울로 7017을 탄생시켰다. 이곳의 관전 포인트는 조경과 편의시설이다. 서울시는 자연지반 구간인 만리동과 퇴계로 주변에 키 큰 나무를 심어 도시 숲으로 가꿨다. 서울로 7017 산책로에는 원형화분을 배치해 수목식재 50과 228종 2만4085주를 심었다. 서울로는 원형화분에 심어진 나무 이름표를 보는 재미로도 유명하다. 이름표에 다양한 이야기가 적혀있기 때문이다. '반려나무 입양'제도 역시 화제를 모았다. 시는 '나무심기로 미세먼지를 해결하자'는 목표로 스타트업과 업무협약을 맺어 나무 입양 제도를 시행했다. 반려나무를 입양하면 서울로 7017에 나무가 심어진다. 그 옆에는 입양자의 이야기가 담긴 이름표도 세워진다. 한 시민은 "이야기를 읽다보면 길어보이던 산책길이 금방 끝난다"고 말했다. 산책로에 있는 각종 편의시설도 시민의 발길을 붙잡는다. 서울로 7017의 편의시설은 관광안내소와 전시장, 카페 등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엄마와 함께 산책 나온 박모(9) 군은 AR(증강현실) 화면으로 서울의 명소를 보여주는 호기심화분을 들여다보며 방긋 웃었다. 그러나 박 군은 더 이상 즐거움을 느끼기 어려웠다. 서울로의 18개 편의시설 중 11개 시설은 이날 휴업으로 문이 굳게 닫혀 있었기 때문이다. 운영되고 있는 7곳 중 5곳은 무인 시설이었고, 2곳은 유인 시설이었다. 서울로 7017 누리집을 보고 친구와 '수국식빵'을 찾은 대학생 김모(24) 씨는 매장 앞의 휴업 안내판을 보고 "괜히 왔다" 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문 닫은 11개 편의시설에는 '1월 1일까지 공사·휴업'이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었다. 하지만 안내판에 적힌 공사 기한을 훌쩍 넘기도록 아무런 조치는 없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유인으로 운영되는 편의시설은 외주업체인 '서울관광마케팅주식회사'에서 관리하고 있다"며 "1월 1일에 마감해야 하는 공사가 생각보다 길어져 1월 말쯤 돼야 공사가 끝날 것 같다"고 답했다. 서울로 7017 누리집에 별다른 휴업이나 올해 행사안내가 없는 데 대해서는 "아직 누리집 담당 직원이 1명밖에 없어 차질이 생겼다"며 "인력충원을 통해 누리집에 정확히 안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정치권에선 서울로7017이 지역과의 연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빅데이터 조사 결과 서울시민의 보행 관련 정책 지지율은 90%를 넘는데 서울로7017의 지지율은 35%에 불과하다"며 "인위적으로 만들어서 실패한 정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것도 서울역과의 연계시스템이 안 돼서 만들어진 문제"라고 분석했다.

2018-01-08 17:14:27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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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서울] ① "반쪽짜리 개방" 과제 안은 덕수궁 돌담길

"왔던 길을 돌아가야 한다고요? 저기까지 다 뚫렸으면 좋을텐데…." 지난해 12월 28일 서울시 중구 덕수궁에서 연말 나들이를 하려던 박모(47)씨는 굳게 닫힌 영국 대사관 철문 앞에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100m가량 이어진 길을 주한 영국대사관 철문이 막아섰기 때문이다. 몇몇 시민들이 그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덕수궁 돌담길의 통행 제한 구역이 지난해 일반에 개방됐지만 일부 구간은 여전히 막혀 있어 시민들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구한말 서구 열강에 휘둘렸던 아픈 역사의 현장인 덕수궁을 감싸는 1.1㎞의 돌담길이 오롯이 하나로 이어질 날을 기대한다. ◆산책로 생겨 좋지만 막힌 길 돌아가야 영국 대사관 정문부터 후문에 이르는 돌담길은 고종과 순종이 제례 의식 때 주로 이용했다. 과거 덕수궁에서 선원전(경기여고 터)으로 들어가거나 러사아 공사관, 경희궁에 가기 위한 주요 길목이기도 했다. 이후 영국 대사관이 1959년부터 60여년간 점유하면서 출입이 금지됐다가 지난해 8월 30일 170m 구간 중 후문에서 직원 숙소에 이르는 100m만 개방됐다. 여전히 막힌 구간은 정문부터 직원 숙소 앞까지다. 이때문에 인근 시민들이 새 산책로를 반기고 있지만, 막힌 길에서 되돌아가는 길이 불편하다고 입을 모은다. 시청 인근에서 근무하는 강모(42) 씨는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돌담길을 걷다 보면 엄숙한 기분이 든다"면서도 "저기(대사관 정문)가 막혀 있어 사무실까지 다시 빙 둘러 돌아가니 불편하다"며 미간을 찌푸렸다. 김모(50) 씨도 "매일 점심 시간에 똑같은 산책로만 걷다가 새 길이 열려 좋지만, 나머지 구간도 빨리 개방됐으면 좋겠다"며 아쉬워했다. ◆전체 개방은 "보안상 불가" 서울시는 지난 2010년 영국 대사관 측에 '1950년 정식계약으로 임대된 대사관 뒤쪽 100m 구간에 대한 계약 갱신이 1960년대에 진행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렸다. 2014년 10월에는 덕수궁 돌담길 회복 프로젝트 공동추진을 제안했다. 박원순 시장은 그해 11월 스콧 와이트먼(Scott Wightman) 전 주한영국대사와 단절된 돌담길을 둘러보며 개방의 필요성을 설득했다. 이후 서울시와 영국 대사관은 2015년 5월 양해각서를 통해 돌담길 개방을 논의했다. 당시 서울시는 영국대사관에 업무 빌딩 하부 통과 방식을 제안했다. 하지만 영국 외무부는 보안상 이유로 서울시 소유 100m 구간만 개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개방되지 않은 70m는 영국 대사관 소유로, 1883년 4월 영국이 매입했다. 현재 서울시는 '미완의 길'을 완성할 방법을 찾고 있다. 서울시는 "문화재청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축제 없으면 "썰렁"…고민 필요 개방된 구간이 축제 때를 제외하면 한산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3시까지 살펴보니, 새 구간을 찾은 시민은 10여명에 불과했다. 인근에 거주하는 20대 정모 씨는 "이곳이 드라마 '도깨비'에 나와 동남아에서 온 외국인들이 이따금 왔다 간다"며 "개방된 길이 조금 외진 곳에 있어, 일반인은 여기까지 잘 오지 않는다. 근처 유명 식당에 들렀다 겸사겸사 오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돌담길 개방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정동야행 프로젝트와 같은 행사를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다"고 해명했다. 정동야행은 매년 5월과 10월 근대문화시설 35개소를 개방하고 덕수궁 돌담길도 체험하는 야간 축제다. 지난 3년간 80만명이 행사에 참여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잘생겼다 서울 20' 투표에서 덕수궁 돌담길이 1위를 차지한 만큼, 앞으로도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18-01-01 14:33:03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