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기자의 뜯구쓰구/23]DJI 드론 매빅 에어2…"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도시를 벗어나 교외에 나가면 머리 위를 날아다니는 드론을 종종 마주한다. 기계가 하늘을 날아다닌다는 사실이 아직 낯설긴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드론이 일상에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DJI가 지난 11일 국내 시장에 출시한 신제품 드론 '매빅 에어2'를 세 차례 날려봤다. ◆초보자도 날리기 쉬운 편리한 작동 매빅 에어2를 날리기에 앞서 DJI 플라이 앱을 통해 드론과 조종기의 신호를 연결해줘야 한다. 새 제품임에도 펌웨어 업데이트가 필요해 드론을 날리기까지 꽤 시간이 걸린다. 계속 '연결 오류'가 발생해서 보니 업데이트를 해야 날릴 수 있다는 알림이 뒤늦게 나왔다. 비행 전 항공 안전을 위한 최고 고도와 최대 거리를 설정도 필수다. 드론과 조종기가 연동된 후 시동을 걸면 프로펠러가 빠르게 돌아가며 큰 소리를 낸다. 소리는 드론으로부터 5m~10m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 다 쳐다볼 정도로 크게 느껴졌다. 전문가의 도움 없이 드론을 날려보는 것은 처음이었지만 조종법은 간단했다. 조종기 전면에 위치한 두개의 조이스틱으로 방향과 높이를 조절할 수 있고, 아래에 전원버튼과 리턴투홈 버튼, 모드 선택 버튼이 있다. 촬영 버튼과 렌즈각도 조절 버튼은 검지가 닿는 부분에 위치해 드론을 조작할 때 편하게 쓸 수 있었다. 안전을 위해 눈에 보이는 곳에서 드론 작동법을 숙지한 후 먼 거리까지 드론을 이동시켰다. 드론이 시야에서 전혀 보이지 않지만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드론의 위치와 드론의 시야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앱 화면에서 배터리 온도, 비행시간, 드론의 높이와 위치, 날아간 거리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드론을 원래의 출발 위치로 자동으로 돌아오게 하는 리턴투홈 기능은 초보자에게 굉장히 유익했다. 드론이 어느 위치에 있던 상관없이 리턴투홈 버튼만 누르면 제자리로 돌아온다. 착륙하는 위치도 거의 정확했다. 눈에 띄는 구조물 위에서 이륙시켰을 때는 정확히 제자리로 돌아왔고, 잔디밭처럼 비슷한 형상이 많은 곳에선 30㎝에서 50㎝ 떨어진 곳에서 착륙했다. 매빅 에어2는 프로펠러는 접을 수 있는 접이식 드론으로 휴대와 보관이 용이한 것도 장점이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매빅 에어2의 촬영 성능은 대폭 향상됐다. 카메라 센서 크기를 키웠으며 하이퍼랩스의 경우 8K 영상 촬영도 지원한다. 소니의 48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매빅 시리즈 최초로 4K 60프레임, 120Mbps의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4K 30프레임으로 영상을 촬영한 후 확인해봤다. 흔들림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높은 위치에서 찍은 영상이었지만 현수막에 나와 있는 글자, 도로를 달리는 차량의 번호판까지 뚜렷하게 나타났다. 차량 안에 있던 사람이 드론을 발견하고 손을 흔드는 장면도 포착됐다. 기능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매빅 에어2는 크게 사진, 동영상, 퀵샷, 타임랩스 등이 존재하는데 퀵샷이 인상적이었다. 퀵샷 목록에는 ▲카메라를 피사체에 고정한 채 드론이 경사를 두고 후방 상승하는 '드로니' ▲기체가 빠르게 수직 상승하며 찍는 '로켓' ▲카메라 중심에 피사체를 두고 기체가 일정 고도를 유지하며 선회하는 '서클' ▲카메라 중심에 피사체를 두고 기체가 나선형으로 점점 멀어지며 상승하는 '헬릭스' ▲피사체와 가까운 곳에서 출발해 타원을 그리며 피사체와 멀어졌다 가까워지는 '부메랑' ▲주변 지역을 광범위하게 촬영해 소행성 형태로 보여주는 '아스테로이드' 기능 등이 있다. 거리 조정은 25m부터 원하는 만큼 설정 가능하며, 완료되면 원위치로 복귀한다. 이 기능을 이용해 피사체를 지정해놓는 것만으로도 고급스러운 영상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피사체는 직접 손으로 지정할 수도 있지만 드론이 주변 사람과 사물을 인식해 '+' 표시로 보여줬다. 피사체를 지정하면 드론이 피사체를 알아서 따라가며 촬영하는 액티브 트랙 기능도 유용하다. 특정 사람을 지정해두고 달려가는 모습을 찍었을 때 드론이 잘 따라갔다. 매빅 에어2는 570g으로 가벼운 소형 드론에 속하는데 가벼운 무게에 비해 안정적인 비행을 보여줬다. 바람이 강하게 부는 상황에서 기체가 흔들리긴 했지만 제자리를 찾아왔다. 또한 매빅 에어2는 전후방에 장애물 감지 센서가 장착되어 있어 장애물이 너무 가까이 있으면 알려주고, 충돌 방지를 위해 장애물과의 거리가 너무 가까우면 이동을 멈추도록 설정할 수 있다. 체험 결과 장애물이 있는 쪽으로 일부러 움직였을 때 장애물이 있음을 알려주고 방향과 위치를 옮겨 이동했다. ◆아쉬운 설명서와 비행시간 처음 매빅 에어2를 개봉했을 때 드론이나 조종기 작동법에 대한 상세한 설명서가 없어서 당황스러웠다. 드론에 프로펠러 장착하는 방법만 그림으로 나와 있었고, 구성품 목록과 안전 설명 등은 영어, 독일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 9개국 언어로만 나와있다. 'DJI 플라이 앱 다운로드 및 튜토리얼 영상 시청'이라는 문장이 유일한 한국어인데 튜토리얼 영상은 영어로 진행되고, 드론을 날리기엔 정보가 부족했다. 결국 매빅 에어2를 날려본 드론 전문가들의 글과 영상을 참조해 드론을 안전하게 날릴 수 있었다. 초보자 스스로 학습하기엔 어려움이 있는 부분이다. 비행시간도 아쉬웠다. 매빅 에어2는 3500mA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비행시간은 최대 34분이다. 첫날 비행에서 30분 가까이 날리자 '배터리 부족' 알림이 뜬 후 자동으로 착륙했다. 기존 21분에서 34분으로 비행시간을 대폭 향상시켰지만 여전히 짧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랜 시간 비행을 원한다면 추가적인 배터리 구매는 필수다. 전기 콘센트가 있는 곳에서만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부분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보조배터리 등으로 충전이 가능해진다면 추가적인 배터리 구입 없이 드론을 오래 날릴 수 있을 것 같다. 초보자로서 매빅 에어2를 접해본 직관적인 느낌은 '이 무거운 것이 하늘을 날다니. 신기하다'라는 것이다. 저렴한 입문용 드론이 많긴 하지만 꾸준한 취미로 고품질의 사진과 영상 촬영을 목적으로 한다면 충분히 구매를 고려할만한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매빅 에어2 가격은 99만원이다. 끝으로 제품 성능과 별개로 서울에서는 강동구 일부를 제외하고는 드론을 날릴 수 없어서 교외로 나가야 하는 수고로움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