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은 화려하지만 초라한 성적표의 뷰티 MCN...원인은 '캐시카우' 부족
2021년 주요 뷰티 MCN 3사 실적 비교. /레페리 유튜브 및 뷰티 산업, 인플루언서들의 성장과 함께 최근 뷰티 멀티채널네트워크(MCN) 사업 분야가 뜨고 있지만, 현금 창출원 부족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화장품은 리뷰와 추천에 강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주 무대로, 업계에서 인플루언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본 브랜드 사례가 이어지며 이와 연계된 뷰티 전문 MCN 기업이 대두되고 있다. 뷰티 MCN 기업은 전문적인 인플루언서 매니지먼트 역량을 바탕으로 특히 뷰티 크리에이터 팀과 커머스 사업, 브랜드 컬래버레이션, 오리지널 콘텐츠 개발 등을 진행하는 회사다. 국내에 2000년대 이후 생기고 있어 이제 막 사업 초기 단계를 벗어난 기업들이 자리하고 있다. 문제는 유망 산업으로 자리잡은 MCN 분야에서 지난 몇년간 이렇다 할만한 실적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1일 주요 뷰티 MCN 3사의 2021년 실적을 살펴 보면, 레페리가 매출 163억원에 영업이익 2억원, 아이스크리에이티브는 매출 127억원에 영업손실 25억원, 디밀은 매출 121억원에 영업손실 2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뷰티 업종에 특화된 MCN 기업으로는 레페리, 아이스크리에티브, 디밀이 대표적이다. 세 기업 모두 작년 연매출이 직전년도 대비 10~30% 상승하며 성장세를 보였으나 영업이익은 동기간 대비 최대 64%까지 감소하며 만성 적자 상태를 면치 못했다. 레페리만 지난해 약 2억원의 흑자를 달성하며 2019년 이후 1년만에 흑자로 돌아섰지만, 이 역시 미미한 수준이다. 이 같은 실적 부진에는 안정적인 캐시 카우(현금 창출원)를 마련하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크리에이터에 기댄 수익 창출은 인플루언서로의 육성 비용과 수익 배분에 투입되고, 더 나은 영상 퀄리티를 만들기 위한 관리비로 쓰인다. 초기만 해도 MCN 회사의 수입원은 광고를 따온 후 유튜버를 섭외, 광고를 준 후 수익을 분배하는 것이 기본 모델이었다. 유튜버 몇명만 확보해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사업의 장점이었지만, 무한대로 유튜버를 늘릴 수 없다는 것과 소속 인플루언서로 삼기 위해 MCN의 수익 배분율을 낮추고 계약금을 주고 웃돈도 얹어주는 등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단점으로 나타났다. 레페리 관계자는 "인플루언서에게 유리한 수준으로 수익 배분을 많이 해주고 있다"면서 "인플루언서 육성 교육에 시간과 비용도 많이 쓰고 있지만 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화장품을 직접 론칭하고 라이프스타일 계열의 신사업도 펼치고 있지만 화장품 대기업 등에 비해 기술력 등 경쟁력이 떨어진다. 아이스크리에이티브의 경우 지난해 자체 뷰티 브랜드 하킷을 론칭했지만, 기존 제조사에 제품 개발을 맡기고 저가의 가격을 책정하는 전략을 펼치며 독자 경쟁력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라이브 방송 등으로 완판 행진을 기록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브랜드 수익이 얼마나 집계됐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또 전략적인 인플루언서 그룹화를 통해 뷰티뿐 아니라 패션, 전자제품, 생활용품 등 다양한 산업군의 광고주와 비즈니스를 함께하며 신사업을 확장 중이지만, 기존 화장품 강자에 전반적인 라이프 스타일 제품군을 판매하는 커머스 대기업과도 경쟁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그렇게 때문에 성장을 목표로 대기업 투자 및 매각에 매달리고 있는데 새로운 사업 방향성이 등이 애매한 점도 있다. 2019년 출범한 디밀은 실적부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신성장동력으로 현대홈쇼핑과 아모레퍼시픽그룹으로부터 15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은 바 있고, 이종산업인 알레르기 비염환자들을 위한 기기 브랜드 '코빔'을 운영하는 '엠피파마'의 지분을 인수하는 등의 노력을 시도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레페리는 지난해 인수합병(M&A) 시장 매물로 나와 새로운 주인을 탐색한 바 있다. 거래 대상은 최대주주 트레져헌터가 가진 경영권 포함 지분 33% 전량으로, 잠재 인수 후보군에 회사 소개를 담은 티저레터를 배포해 왔다. 트레져헌터는 사업모델 특례방식을 통해 코스닥 기업공개(IPO)를 노려 레페리 매각으로 실탄을 확보, 상장을 염두에 두고 이전에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원은미기자 silverbeauty@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