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2·3분위 가구 소비지출만 감소… "지갑 양극화 심화"
코로나19 속 2·3분위 가구 소비지출만 감소… "지갑 양극화 심화" 통계청 2020년 2분기 가계 동향 조사 결과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2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2/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2분기 소득 2·3분위 가구만 가계 지출액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이어지며 소득 수준별 지출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양새다.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2분기 가계 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4~6월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가계 지출액은 388만2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소득 분위별로는 1분위 가계 지출액은 178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4분위는 467만4000원으로 7.2%, 5분위는 663만9000원으로 0.5% 증가했다. 반면, 2분위는 279만2000원으로 1.8%, 3분위는 351만6000원으로 1.3% 감소했다. 세금·국민연금·건강보험료·대출금 이자·종교 단체 헌금 등 비소비 지출액은 4분위(7.0%)를 제외한 전 분위에서 감소했다. 1분위 -10.6%, 2분위 -8.2%, 3분위 -10.7%, 5분위 -1.4%였다. 4분위의 비소비 지출액만 증가한 것은 세금 영향이 크다. 통계청은 이에 대해 "소득세와 자동차세 등 경상 조세와 부동산 관련 세금 등 비경상 조세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이에 따라 다른 분위 대비 4분위의 처분 가능 소득 증가 폭이 작았다"고 분석했다. 전체 가구의 소비 지출액은 291만2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비소비 지출액은 97만1000원으로 2.3% 감소했다. 소비 지출액 항목을 보면 코로나19 영향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운송 기구 연료비(-11.1%), 육상 운송(-11.8%), 기타 운송(-41.0%) 등 세부 항목 대부분이 감소했지만, 자동차 구매비는 144.0% 증가했다. 소비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자동차 개별 소비세를 인하한 영향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가정용품·가사 서비스 지출액이 21.4% 증가했다. 식당 음식이 줄면서 식료품 구매는 증가했다. 식료품·비주류(술이 아닌) 음료 지출액은 45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1% 증가했다. 품목별 증감률은 육류 33.6%, 신선 수산 동물 29.5%, 채소 및 채소 가공품 24.7%, 곡물 17.1% 등이다. 주류·담배 지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5%, 보건 지출액 7.5%, 주거·수도·광열 지출액은 6.9% 증가했다. 이·미용 서비스 등이 포함된 기타 상품·서비스 지출액도 1.8% 증가했다. 반면, 교육 지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4%, 오락·문화 지출액은 21.0%, 의류·신발 지출액은 5.8%, 음식·숙박 지출액은 5.0%, 통신 지출액은 3.4% 감소했다. 전체 가구 소비 지출액은 1개 분기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지난 1분기에는 소비 지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해 이 통계가 전국 단위로 작성되기 시작한 지난 2003년 이후 가장 낮았다. 다만 가계의 씀씀이 수준은 코로나19 확산 이전의 모습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모습이다. 소비 지출액을 처분 가능 소득으로 나눠 구하는 '평균 소비 성향'을 보면 2분기는 67.7%로 전년 동기 대비 2.5%포인트 낮았다. /한용수기자 hys@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