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은행 新경영전략]④ 우리은행, 디지털·글로벌로 '지주사 도약'
1분기 글로벌네트워크 500개 확보 예정…지주사 전환·완전민영화 나서 "지주사 전환을 이루고 1등 종합금융그룹을 구축하겠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이 최근 주주들에게 올해 경영전략 중 하나로 지주사 전환을 제시했다.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사업을 다각화해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다. 우리은행은 또 디지털 신기술을 도입하고 동남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현지화를 실시한다. 선제적 리스크 관리로 실적 개선세를 유지해 '완전 민영화'로 추진한다. ◆ 디지털·글로벌 선도 나선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5년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모바일뱅크인 '위비뱅크'를 출시한 이후 위비톡, 위비멤버스, 위비마켓 등 '위비 시리즈'를 통해 디지털 시장을 선점했다. 그러나 은행들의 비대면 서비스가 강화되고 인터넷전문은행까지 출범하자, 손 행장은 취임 직후 'IT 회사로의 전환'을 주문하며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했다. 이를 위해 디지털금융 그룹을 전격 개편해 지난 1월 '디지털 전략 태스크포스(TF)'를 구축하고, 최근엔 디지털 전략과 사업을 총괄하는 디지털금융최고책임자(CDO·Chief Digital Officer)직 신설을 검토했다. 올해는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빅데이터, AI(인공지능) 등 디지털 신기술을 적용한 금융 상품·서비스를 출시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로 했다. 임직원의 디지털 역량과 생산도를 높이기 위해선 RPA(업무자동화), 페이퍼리스 업무환경 구축 등 디지털 기반 업무프로세스 효율화에 나선다. 디지털금융 발달에 따른 점포 효율화도 추진한다. 내점 고객 감소에 대응해 저수익 영업점은 지속적으로 효율화하고, 신규 개발 지역들에 대해선 전략적 필요에 따라 선별적으로 점포를 신설할 계획이다. 글로벌 부문은 글로벌 네트워크의 양적·질적 성장을 추진한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최대 25개국 301개 네트워크를 확보했다. 우리은행 측은 "글로벌 진출의 핵심거점인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미얀마에서는 '유기적 성장 전략(Organic Growth Strategy)'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올해 1분기까지 500개 네트워크를 확보해 부동산 담보대출, 우량고객 신용대출, 할부금융, 신용카드 등을 현지화해 현지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수익성과 성장가능성이 높은 동남아시아시장에서 '선택과 집중'해 신(新) 아시아금융벨트를 구축한다. 이를 위해 현지은행 M&A(인수·합병), 기존 지점의 현지법인 전환으로 현지화를 확대하고, 현지 경제 특성에 맞는 저축은행, MFI(소액대출금융회사), 할부금융 진출로 금융사업을 다각화한다. ◆ 지주사 전환…1등 종합금융그룹 넘봐 우리은행의 올해 최대 관심사는 지주사 전환과 완전 민영화다.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한 비(非)금융지주사인 우리은행은 상대적으로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우리은행의 2017년 연간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1조5121억원으로 같은 기간 KB금융(3조3119억원), 신한금융(2조9179억원), 하나금융(2조368억원)에 비해 규모가 작다. 그러나 농협금융지주(8598억원)에 비하면 두 배가량 높은 실적을 기록,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한 내적 성장은 이미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올해는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은행은 지주전환과 관련해 절차 등을 검토 중이며 이사회, 주주, 감독당국 등과 협의를 거쳐 추진할 예정이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선 인가와 주총, 상장 등의 절차를 거치는데 반년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올해 전환하려면 늦어도 6월엔 예비인가를 신청해야 할 것으로보인다. 예금보험공사의 우리은행 잔여지분(18.43%)을 털어내는 '완전 민영화'도 시도한다. 이를 위해선 실적 개선세를 유지해, 주가를 끌어올린다. 우리은행의 주가는 지난 23일 종가 기준 1만4900원으로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 견인을 위해 우선 안정적인 수익 창출과 지속성장 기반 확보를 위해 가계·중소기업·대기업 대출의 균형성장을 추구한다. 또 자산관리(WM) 분야의 역량을 높여 펀드·신탁 상품 판매를 확대한다. 우리은행 측은 "이 밖에도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고도화된 시스템으로 우량자산 비중을 확대, 부실우려자산 집중 관리 및 신용평가모형을 정교화해 선제적 리스크관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