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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코너 > 메트로가 만난 기업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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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가 만난 기업人]1만원 넘는 '고기능성 치약' 韓 넘어 세계로…제우메디컬 김충국 대표

1만5900원짜리 파인프라치약 내놓자 주변서 "미쳤다" 日 유학길서 급성치주염 겪고 49세에 벤처기업가 변신 천연계면활성제·천연연료 활용…특허 받아 제품 출시 "코로나에 고전한 美, 日, EU 등 해외시장 다시 공략" "韓서 치약 1등하면 비누, 샴푸등 나머지도 1등 자신감" '바이오 헬스케어 벤처기업' 제우메디컬이 2012년 당시 파인프라(FINEFRA)치약을 처음 내놓자 주변 사람들은 모두 "미쳤다"고 말했다. 1000원~2000원대 가격이 널려 있는 국내 치약시장에 10배 가량 비싼 개당(100그램 기준) 1만5900원 짜리를 선보였으니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런데 미쳤다고 평가했던 그 치약이 사방으로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파인프라 자사몰 후기에는 '11년째…', '2016년부터 사용중', '8년째 챙겨두고 쓰는 파인프라치약!' 등 오래쓰고 있는 충성 고객들의 스토리가 즐비하다. 11년째 파인프라 치약을 쓰고 있다는 한 고객은 "40년간 소금으로 양치를 하시던 아버님도 지금은 파인프라치약을 사용하고 있다"며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파인프라치약은 '딴지마켓'에서도 실시간 베스트, 주간 베스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참 감사하게도 소비자들께서 회사 홈페이지에 6000개가 넘는 후기를 작성해주셨다. 자사몰 기준으로 고객들의 재구매율은 84~86%에 이른다. 제품을 처음 출시하기 전에 마비스, 엘맥스, 덴티스테, 아조나, 투스프로 등 일본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치약들의 가격, 효과를 비교·분석했다. 그렇게해서 1만5900원이라는 판매가격을 책정했다. 효과는 우리 제품이 외산 치약보다 더 좋다고 자부한다.(미소)" 서울 성동구에 있는 제우메디컬 본사에서 만난 김충국 대표(사진)의 설명이다. 김 대표가 창업한 제우메디컬은 주변의 싸늘(?)했던 시선을 무색하게 하며 제품 출시 첫 해부터 흑자를 기록,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비싼 치약'이 한국시장에서 먹혀들어간 것이다. 제우메디컬에 따르면 우리나라 치약소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위다. 그런데 구강질환은 OECD 국가 중 가장 많다. 김 대표는 '치약은 세제가 아니라 약이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파인프라치약을 개발했다. 그는 "우리 입안에는 700여 종에 달하는 균 2억 마리 정도가 살고 있다. 일반인들이 많이 앓고 있는 '풍치'라고도 불리는 치주염은 입안의 균때문에 생긴다. 나쁜 균을 번식하지 못하도록 하면 되겠다는 생각에 치약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일본 유학시절 급성치주염을 심하게 앓았다. 입에 양파도 물어보고, 견디다 못해 스스로 잇몸을 찢어 피가 나게도 해봤다. 그만큼 잇몸 질환이 고통스러웠다. '고미술'을 공부하러 현해탄을 건넜던 그는 곧바로 치약을 만드는 벤처기업가로 변신했다. 당시 그의 나이 49세였다. 파인프라치약은 천연계면활성제와 천연에서 유래하는 원료를 사용한다. 8가지 유해성분은 아예 쓰지 않는다. 치약 조성물에 관해서 2건의 특허도 받았다. 파인프라치약으로 양치시 구강 전체에 형성되는 치면막은 세균 발생과 번식을 막는다. 입냄새를 줄이는 것은 물론이다. 한국분석시험연구원에 의뢰해 2020년 나온 검사 결과에 따르면 파인프라치약은 입안의 대장균, 진지발리스균, 뮤탄스균, 황색 포도상구균 등을 99.9%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주염과 충치를 유발하는 대부분의 균은 자사의 치약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경쟁상대가 없는 고기능성 치약 '파인프라'는 그렇게 탄생했다. 일반적으로 충치는 20대 이전에, 치주염은 30~40대 이후에 많이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 "효과는 24시간 지속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우리 제품으로)이론적으론 하루에 한번만 양치하면 된다(웃음). 그래도 건강을 위해 치약을 콩알 크기로 짜서 하루 세번 양치할 것을 권장한다. 잇몸이 상한 후에도 효과가 있지만 건강할 때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임플란트 수술을 하기 전·후 쓰셔도 좋다." 제우메디컬은 2017년엔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벤처기업 인증을 받았다. 같은 해 10월에는 일본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해외시장 공략도 시작했다. 이후 유럽연합(EU), 중국, 미국에는 총판 계약을 체결해 시장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이 막 시작하려는 수출길을 막아섰다. 김 대표는 "법인까지 세웠던 일본은 매몰비용이 무척 컸다. 미국, 중국 등도 다 철수할 수 밖에 없었다. 고전했다. 이제 해외시장을 다시 공략할 것이다. 미국, 일본, 유럽 시장이 우선 대상"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미국 농무부 인증마크,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 등도 획득했다. 국내에선 식품의약품안전청 허가도 받았다. 김 대표는 치약에 이어 키즈 치약, 샴푸, 트리트먼트, 비누, 칫솔 등 제품 라인업을 더욱 확장했다. 이들 제품 모두 치약과 같이 대부분 천연물질을 원료로 썼다. 그 사이 관련 특허는 6건으로 늘었다. "고기능성 치약으로 대한민국에서 1등을 한다면 나머지 품목도 1등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닫혔던 해외시장 문도 다시 열어 볼 계획이다. 일본서 고전한 매몰비용 등을 청산한 뒤에는 기술특례상장에 도전할 것이다. 국내 바이오시장에서 특허와 기술을 갖고 꾸준히 흑자내는 기업이 많지 않다. 치약 등을 통해 우리가 그 역사를 만들어 갈 것이다."

2025-02-11 14:24:34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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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가 만난 기업人]'K-커피'로 글로벌 공략…바이오·제약 도전장, 한국맥널티 이은정 회장

커피·음료로 작년 '700만불 수출탑'…"해외시장 공략 더욱 집중" 스테비아 커피믹스등으로 20여개국 수출…커피 산업화 '장본인' 李 "韓 커피시장 유니크…'지속가능'위한 공정무역에 꼭 관심을" 커피 안정 성장 기반으로 바이오·제약 분야 진출…"벤처는 도전" "후배들, 가까이서 할 수 있는 것에 최선…다시 태어나도 기업인" 커피 벨트(Coffee belt)가 아닌 한국에서 만든 'K-커피', 'K-음료'로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는 여성 벤처기업인이 있다. 지난해 제 61회 무역의 날엔 '7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지금까지 커피 등으로 해외에 수출한 금액은 840만 달러 어치에 달한다. '수출 1000만 달러' 기록 달성도 머지 않았다. 대부분의 오프라인 매장이나 온라인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국내에서도 커피 애호가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까지 이 회사 커피를 마시지 않은 이들이 거의 없을 정도다. 바로 한국맥널티와 창업주 이은정 대표이사 회장(사진)의 이야기다. "K-팝 등 'K-컬처'의 덕을 많이 보고 있는 것 같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고부터 매년 해외 전시회를 5~6군데 나간다. 한국의 커피문화는 그동안 눈부시게 발전했다. 이젠 해외로 나가야한다.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러시아, 중동 지역 등을 눈여겨보고 있다. 코로나 직전까지 검토했던 해외 생산 공장도 향후 시장 추이에 따라 다시 도전할 계획이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있는 한국맥널티 본사에서 만난 이은정 회장의 포부다. 이 회장은 최근엔 기존 제품 외에 설탕을 대체할 수 있는 스테비아를 이용한 커피믹스 등 다양한 제품을 새로 선보였다. "미국 아마존에선 어떤 제품이 많이 팔릴까 궁금해 미국 지인에게 시장 조사를 부탁했었다. 그랬더니 상위 20개 중 10개가 '설탕 제로' 제품이었다.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스테비아 커피믹스, 디카페인 커피 등을 개발해 출시했다. 설탕이 제로인 라떼, 핫초코도 내놨다. 복숭아, 청포도, 오렌지 등을 원료로한 건강차도 만들었다. 지금은 미국을 포함해 20여 개국에 우리 제품이 나간다. 몽골에선 편의점에서도 맥널티 제품을 만날 수 있다. 필리핀에선 대형마트에도 들어간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욱 집중할 것이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 커피산업의 산증인이자 커피의 대중화를 이끈 장본인 중 한명이다. 대학 졸업후 다니던 무역회사에서 처음 접한 사업 아이템이 커피였다. 당시 서울 명동 등엔 해외 커피 프랜차이즈가 들어와 한잔에 900원짜리 커피를 셀프서비스로 팔던 시절이었다. '카페 맥널티'로 그가 직접 커피사업에 뛰어든 것이 1993년이었다. '한국맥널티'는 1997년 탄생했다. 이 회장은 "한국 커피의 모든 변화 과정을 처음부터 지켜봤다. 스타벅스가 진출하면서 커피를 테이크아웃으로 마시기 시작했다. 최근엔 저가형 커피 프랜차이즈가 등장하면서 시장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편의점 커피도 가세했다. 커피는 대기업부터 중소기업, 그리고 1인 카페 등 생태계가 무척 다양하다. 한국의 커피문화는 매우 유니크(독특)하다"고 말했다. ▲인스턴트 커피믹스 출시(2003년) ▲커피업계 최초 벤처기업 인증(2005년) ▲국내 커피업계 최초 코스닥 상장(2015년) ▲'500만불 수출 탑' 수상(2021년) 등이 한국맥널티와 이 회장이 걸어온 길이다. 그는 '사람들이 왜 원두커피를 마시지 않을까'하는 궁금증에 한 대학과 티백을 개발, 시장에 첫 선을 보이기도 했다. 지금이야 일상화됐지만 이 회장이 일본으로 달려가서 가져와 국내에 선보인 것이 드립백 커피다. "모든 것이 빨라지고 바빠졌지만 드립해 마시는 커피는 풍미도, 건강에도 좋다. 종이 필터로 거른 커피는 혈관에 좋다. 드립 커피의 대중화에 (내가)조금은 기여한 것 같다.(웃음)" '공정무역'이 대중에게 잘 알려지기 전 이 회장은 관련 이슈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공정무역이란 생산자에게 정당(공정)한 가격을 주고 제품(원재료)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국제적 사회운동이다. 주로 후진국에서 값싼 노동력으로 생산해 온 커피는 대표적인 공정무역 아이템 중 하나다. 이 회장은 2019년엔 국제공정무역기구 명예대사에 위촉되기도 했다. 그는 "공정무역커피를 비싸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이런 인식도 바뀌어야한다. 검증이 된 좋은 원료(제품)를 제값주고 사는 착한소비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커피는 급격한 기후변화에 민감하다. 커피 생산 지역의 환경을 지키고 노동의 대가를 정당하게 지불하는 등 지속가능한 환경이 돼야 우리가 좋은 커피를 계속 마실 수 있다. 공정무역은 반드시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맥널티커피 온라인 공식몰 한쪽엔 공정무역 제품을 파는 코너도 마련돼 있다. 이 회장은 2013년초부터 2년간 한국여성벤처협회장을 역임하는 등 대외 활동도 왕성하게 펼치고 있다. "2025년이 마침 뱀의 해다. 뱀은 크면 허물을 벗는다. 이게 혁신과 맥을 같이 한다. 벤처는 혁신해야한다. 새로운 도전을 받으면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혁신해야한다. 창업하는 후배들은 가장 가까이서 (본인이)할 수 있는 것부터 해라. 절대 안주하면 안된다." 커피에서 시작한 이 회장은 바이오(맥널티바이오)와 제약(맥널티제약)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커피는 배우 지진희를 모델로 국내외에서 전방위로 사업을 펼쳐나가며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맥널티는 2023년 연결 기준으로 78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매출은 결산이 끝나지 않았지만 전년보다 더욱 성장해 9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GMP(우수건강기능식품제조인증),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 시설을 갖춘 맥널티바이오 충북 증평공장에선 유산균, 발효효소, 콜라겐, 곡물효소, 홍삼정 등을 이용한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클레오파트라도 다이어트를 위해 애용했다는 블랙커민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별인증을 획득, 이 원료를 활용한 특화제품도 곧 선보일 계획이다. "커피에서 벌어 제약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도전하는 재미가 있다. 이게 벤처 아니냐(미소). 늘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은 기업인만이 할 수 있는 사회공헌이다. 공정무역 등 커피 생태계를 만들고, 제약사업을 통해 인류에게 이로운 제품을 만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도전에서 얻는 기쁨이 어느 것보다 큰 것 같다. 난 다시 태어나도 기업인을 할 것이다."

2025-02-02 13:14:20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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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가 만난 기업人]패브릭 소파로 '팬덤' 만드는 에싸 박유진 대표

'박서준 소파'로 3040 고객에게 '인기'…설립 5년차에 1000억 돌파 朴 "신념 해치면서 이익 늘릴 생각 없어…시장 점유율 확대 포커스" 2025년 매출 1600억 목표…신소재 소파 준비, 오프라인 확장 모색 "소파, 한번 쓰면 다시 찾는 고관여 제품…다양한 고객 경험 제공" 【남양주(경기)=김승호 기자】"좋은 제품을 비싸게 안파는게 우리의 문제다." 2023년 당시 1074억원 매출에 영업이익은 15억원. 누가봐도 (많이)남는 장사가 아니다. '박서준 소파'로 잘 알려진 '에싸(ESSA)'의 내면이다. "싸고 좋은 것을 가져다 비싸게 팔면 이익은 당연히 늘어난다. 이익률을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 하지만 신념을 해치면서까지 그렇게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에싸가 처음 선보일 때부터 반향을 일으켰던 것은 좋은 기능성 패브릭 소재를 가져다가 소비자 가격의 저항선을 넘지 않게 판매했기 때문이다. 2025년에는 더욱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당장의 이익 개선보다 올해는 시장 점유율을 넓혀나가는 것에 포커스를 맞출 계획이다." 경기 남양주 오남에 있는 에싸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만난 박유진 대표(사진)의 말이다. 박 대표는 2019년에 에싸를 창업했다. 에싸의 'ESSA'는 'Especial Sofa'의 약자다. 사명에 '특별한 소파'라는 의미를 담았다. 박 대표가 이끄는 에싸는 설립 5년차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벤처천억클럽'에도 이름을 올렸다. 소파는 박 대표에게는 삶 자체다. 그도 그럴 것이 소파 브랜드로 유명한 자코모가 박 대표의 부모님 회사다. 어린시절에는 부모가 일하는 공장에서 '알바'를 하며 용돈 버는 재미도 쏠쏠했다. 미술학원이나 유치원을 운영하는게 꿈이었던 박 대표는 자연스럽게 부모가 경영하는 회사에 입사했다. 자코모에서 대리에서 전무까지 했다. "영업, 마케팅, 온라인, 상품개발 등을 모두 경험했다. 회사에 있을 땐 내가 제일 잘 하는 줄 알았다(웃음). 하지만 나와서 회사를 직접 경영해보니 정말 쉬운게 아니더라." 부모의 품에서 독립한 박 대표는 '기능성 패브릭 소파'에 승부수를 걸었다. 지금은 패브릭 소파하면 적지 않은 이들이 '에싸'를 떠올린다. 특히 30,40대 사이의 고객층에서 에싸의 인지도는 독보적이다.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백화점 매장만 전국에 40여 곳에 달하고 남양주 뿐만 아니라 경기 일산, 경남 양산에는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어 에싸 소파의 모든 것을 고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온라인 방문객만 660만명이 훌쩍 넘는다. 에싸 공식몰과 종합몰에는 15만 건이 넘는 구매 후기가 올라와 있다. 에싸가 단기간에 쌓아올린 기록들이다. 박 대표는 "기능성 패브릭 소파는 아이가 있는 집이나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집에서도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고 관리하기도 편리하다. 방수, 발수 코팅에 쓰는 유해물질 걱정도 없다. 특히 '에어리폼'은 에싸의 R&D 센터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특허 등록한 소재로, 구름처럼 포근한 동시에 몸을 감싸주는 안정적인 착석감이 특징"이라고 제품을 설명했다. 소파를 받쳐주는 뼈대 역할을 하는 목재는 수분 함유율이 8~13% 정도이고, 교량에 사용할 정도로 튼튼한 북미산 '옐로우 파인(Yellow pine)'을 쓴다. 착석감이 생명인 밴드는 더블 코일을 적용한 이태리산을 사용한다. 접착제는 천연 송진을 25% 이상 함유한 이태리 브랜드로부터 공급받는다. 내마모성 테스트는 20만~25만회를 거쳐 강아지가 긁어도 끄떡 없다. 물론 이들 자재를 활용한 소파 제조는 100%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다. 박 대표는 '팬덤(fandom)'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소파는 매일 소비하는 품목이 아니다. 그러면서도 고관여 제품이다. 한번 쓴 고객은 또 찾는다. 그래서 평상시 대중과 브랜드가 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이젠 제품을 넘어 에싸만의 컬처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에싸 팬덤을 형성하는데 주력해 나갈 생각이다. 쿠션, 블랭킷 등 소파와 함께 쓰는 리빙 소품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목한 굿즈를 개발해 고객들이 에싸를 경험할 다양한 기회를 만들 것이다." 박 대표가 목표하고 있는 올해 에싸 매출은 1600억원이다. 지난해엔 2023년에 비해 약 10% 성장했다. 1600억원 매출 달성을 위해 혁신적 기능과 경쟁력 있는 가격을 갖춘 신소재 소파도 준비하고 있다. 리테일 영업과 판매체계 혁신을 통해 오프라인 시장 확대도 모색하고 있다.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 보란 듯이 독립에 성공한 박 대표는 회사를 경영하면서 '사람', '품질', '정도'를 신념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임직원, 협력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을 만들어나가겠다는 그와 에싸의 미래가 궁금해진다.

2025-01-22 10:51:12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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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가 만난 기업人] 토종 캐릭터 '버디프렌즈'로 메가 IP '꿈'…아시아홀딩스 박설희 대표

팔색조, 동박새등 새 모티브로 캐릭터…ESG·생태문화콘텐츠 '지향' 朴 대표 "글로벌 '톱 20' 메가 IP에 우린 없어…韓 콘텐츠시장도 부실" 애니, KBS2서 방송…제주 중문엔 '버디프렌즈 플래닛', 캐릭터 상품化 "'생물다양성 미래 전시관' 구축 꿈도…UN과 같은 기업 만들고 싶다" '팔색조 피타(Pitta), 동박새 화이트(White), 매 캐스커(Kasker), 종다리 젤다(Zelda), 큰오색딱따구리 우디(Woody).' 멸종위기종을 포함해 제주도를 대표하는 다섯마리 새를 모티브로 만든 토종 캐릭터의 이름들이다. 이 가운데 '길치'이지만 호기심과 모험심이 강한 탐험가 캐릭터 '피타'는 제주도에 있는 원시림을 형상화한 '곶자왈 하우스'에 산다. 이들 다섯 종 캐릭터 모두 제주도의 깊은 숲 '거멍숲'에서 태어났다. 거멍숲의 수호자이자 자연에서 탄생한 생태문화콘텐츠 버디프렌즈(Birdy Friends)다. "난 부동산 전문가다. 제주시에 있는 캠퍼트리 호텔앤리조트 개발을 하기위해 PM을 하면서 환경영향평가를 거쳤다. 사계절 동안 조사를 하면서 조류, 파충류, 초목, 대기 등을 모두 접했다. 그러다가 새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제주는 대한민국의 미래다. 제주의 자연에 대한 학습, 경험, 접촉이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버디프렌즈를 탄생시켰다." 아시아홀딩스 박설희 대표(사진)의 말이다. 사진학과를 다니면서 대학에서 다큐멘터리를 전공한 그는 영화사 프로듀서 등을 거쳐 부동산 시행사에서 사업을 총괄하는 PM으로 잔뼈가 굵었다. 서울 장충동에 있는 옛 타워호텔을 개발한 반얀트리호텔도 그의 손길이 닿은 곳이다. 그러다 지속 가능한 호텔·리조트 설립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제주에 있는 캠퍼트리 호텔로 발길을 옮겼다. 그는 현재 이 호텔 대표도 겸하고 있다. 박설희 대표는 "전 세계 캐릭터 메가 IP(지적재산권) 가운데 '톱 20' 안에는 한국 캐릭터가 하나도 없다. 일본의 포켓몬, 헬로키티, 미국의 곰돌이 푸, 미키마우스, 스타워즈가 1~5위를 차지하고 있다. 핀란드의 앵그리버드가 유일하게 일본과 미국 캐릭터 사이에서 20위 안에 포함돼 있다. 앵그리버드는 핀란드의 모태펀드가 투자해 성장시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한국 문화콘텐츠 시장은 R&D나 펀드가 매우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가 탄생시킨 버디프렌즈는 캐릭터계의 '5인조 K-아이돌'을 자처하며 월드스타를 꿈꾸고 있다. '거멍숲을 지켜라. 버디프렌즈' 애니메이션 시리즈 1~3편은 지난 2023~2024년 KBS2를 통해 공중파 방송을 탔다. 아이돌그룹 세븐틴 디에잇이 OST에 참여했다. 올해엔 극장판도 계획하고 있다. 미래에 월드스타를 꿈꾸는 버디프렌즈가 일단 성공적으로 데뷔한 셈이다. 최근엔 제16회 마카오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까지 받아 시상식, 레드카펫 무대, VIP 리셉션 등 각종 행사에서 버디프렌즈 캐릭터를 뽐냈다. 버디프렌즈 세계관에는 생물다양성, 기후위기, 멸종위기종에 대한 스토리가 골고루 반영돼 있다. 여기엔 박 대표의 철학도 함께 녹아 있다.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개선) 캐릭터'인 셈이다. 이를 통해 어린이뿐만 아니라 청소년, 성인에게도 생태환경의 중요성을 가르쳐준다. 아이와 어른이 모두 버디프렌즈의 타깃 고객이다. 자연에서 배우는 용기, 우정, 배려, 사랑, 탐험, 끈기, 창조 등의 이야기는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명제이기 때문이다. 제주 중문 입구에는 버디프렌즈로 꾸민 복합문화공간 '버디프렌즈 플래닛'이 있다. 박 대표는 "이미 구축한 버디프렌즈 콘텐츠를 활용해 키즈 카페 등 복합문화공간을 체인화할 계획도 갖고 있다"면서 "학교 급식엔 버디프렌즈 빵이 들어가고, 이마트24를 통해선 올해부터 '딸기파이', '씨앗호떡' 등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버디프렌즈 캐릭터는 현재 네이버, 쿠팡 등 온라인몰에서도 판매한다. 제주공항, 캠퍼트리 호텔에는 버디프렌즈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돼 있다. 성공한 캐릭터의 파급력은 엄청나다. 글로벌화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박 대표는 특히 버디프렌즈라는 'K-ESG 캐릭터'를 통해 이를 실현하는 것을 꿈꾼다. 그는 "제주서 시작한 버디프렌즈는 중국을 거쳐 UAE, 동남아 등으로 영역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실내 테마파크인 '생물다양성 미래 전시관'도 건립할 것이다. 캐릭터를 통해 UN과 같은 기업을 만들고 싶다.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나의 꿈"이라고 강조했다. "메가 IP를 만들어 놓고 죽고 싶다"는 박 대표는 현재 투자 여건이 쉽지 않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투자자를 물색하느라 분주하다.

2025-01-15 14:13:12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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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가 만난 기업人]자율주행 '레벨4' 기술로 글로벌 공략…에스더블유엠 김기혁 대표

휴대폰 SW에서 자동차 전장까지…자율주행시스템 '암스트롱' 선보여 내년엔 '레벨4'와 맞먹는 5.0버전으로 서울 강남서 유상 운송 서비스 金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모두를 우리의 '암스트롱' 고객으로 만들 것" 미국의 우주비행사인 닐 암스트롱은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달에 착륙한 인물이다. 1969년 7월20일 자신이 몰던 아폴로 11호를 달에 안착시키면서다. 4일 벤처업계에 따르면 '암스트롱'이란 이름을 따 한국에서 무인 자율주행차 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벤처기업이 있다. 2005년 창립한 에스더블유엠(SWM)과 김기혁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경기 안양에 있는 에스더블유엠 본사 5층 관제실. 이곳에선 에스더블유엠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자율주행시스템 '암스트롱'을 적용한 12대 차량의 운행정보를 실시간으로 관리한다. 돌발상황, 긴급 제동, 모듈 이상, 센서 이상 등 운행 관련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는 컨트롤타워인 셈이다.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에스더블유엠의 자율주행차 누적 운행거리는 30만8010㎞로 집계됐다. 총 운행시간은 4만4164시간, 보유데이터는 7163TB에 이른다. 에스더블유엠은 현재 서울 마포 상암동에선 카니발을 개조한 승용차 2대, 대구 달성군에선 그랜저를 개조한 승용차 1대를 각각 이용해 유상 운송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 차량에는 에스더블유엠이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플랫폼 '암스트롱 3.0'을 장착하고 있다. 암스트롱 3.0은 에스더블유엠이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는 '자율주행' 관련 사업의 신호탄이다. 여기엔 '모빌리티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회사의 비전도 담고 있다. 김기혁 대표는 "2021년 11월부터 유상운송 면허를 발급해 두 곳에서 평일 기준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서비스를 하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서울 강남에 있는 자율주행 시범지구에서 '암스트롱 5.0'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차 유상 운송 서비스를 새로 시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에스더블유엠이 올해 초 개발을 끝낸 암스트롱 5.0은 신경처리장치(NPU), 중앙처리장치(CPU), 마이크로컨트롤러장치(MCU) 등을 하나로 묶은 1000TOPS(초당 테라 연산) 시스템이다. 카메라, 레이더, 라이더 등을 통해 동시에 200개 이상의 자동차, 사람 등 사물을 인지하고 고성능 컴퓨팅 연산을 통해 사물의 방향도 예측할 수도 있다. 암스트롱 5.0(AP-500)은 자유주행 '레벨4' 수준의 기술을 갖췄다. 이를 통해 운행가능영역(ODD) 환경이 가장 복잡한 서울 강남에서 자율주행 관련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것이다. 김 대표는 "암스트롱 5세대는 향후 다양한 사업군에도 확대해 적용할 수 있다"면서 "확대 사업군으로는 소형 승용의 자율주행 택시 여객 운송부터 자율주행 여객·화물선, 도심 지역 무가선 트램, 자율주행 요트·보트 등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휴대폰 소프트웨어(SW) 개발회사로 출발해 자동차 전장 SW까지 사업을 확장한 에스더블유엠은 지난해 1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8월 기준 임직원은 181명에 달한다. 김 대표는 "자동차 전장 제품을 만드는 국내외 대부분 회사엔 우리의 SW가 다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전세계에 돌아다니는 자동차에도 우리의 SW가 장착돼 있다. 우리가 개발한 자율주행 시스템도 글로벌 기업들에게 납품할 능력이 충분하다고 자신한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 모두를 에스더블유엠의 자율주행 시스템 고객으로 확보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2023-12-04 10:04:58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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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가 만난 기업人]제조업서 주4일제, 내년 신입 연봉 '5000만원+α'…코아드 이대훈 대표

14년간 회사다니다 2014년 코아드 창업…"직원의 마음으로 경영하자" 작년부터 주4일 근무제 시행…덜 일하면서도 영업이익률 20% '훌쩍' 李대표 "임직원들 함께 이뤄낸 성과…자리에서 모두 최선 다한 결과" '자동문의 고수' 플랫폼 통해 업계 '게임체인저' 역할…IPO도 추진 사장님이 '미친' 회사가 있다. 제조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으로선 매우 드물게 주4일 근무제를 2022년부터 도입했다. 일주일에 나흘 일하면서도 영업이익률은 20%가 넘는다. 내년 신입사원 연봉 목표는 '5000만원+α'다. 증권시장에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데 사장의 지분은 47%다. 절반이 넘는 53%는 임직원들이 갖고 있다. '미친' 사장님의 이야기는 한 공중파 방송의 '사장님이 미쳤어요' 프로그램에도 나왔다. "2014년 창업하면서 설립 첫 해에 창립멤버들에게 53%의 주식을 무상증여했다. 내가 경영을 잘못하면 너희들이 날 바꾸라고 이야기했다. 상장할 때까지 열심이 일하면 억만장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하면 전체 직원들에게 우리사주를 나눠줄 계획이다." '자동문의 국가대표'를 꿈꾸고 있는 코아드 이대훈 대표(사진)의 말이다. 이 대표는 14년간 회사를 다니다 코아드를 창업했다. '흙수저'인데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무엇보다 월급을 받는 자신과 동료들의 마음을 '창업정신'에 고스란히 담았다. '직원의 마음으로 경영하자'는게 그것이다. "창업할 때 많이 쉬고 적게 일하고 돈 많이 받는 회사를 만들자는 목표를 세웠다. 지금까지 목표를 달성하기위해 달려오고 있다. 주4일제는 올해가 2년째다. 제조업으로선 최초라고 하더라. 뉴스에도 나왔다.(웃음)" 창업 9년째인 지난해엔 179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올해엔 200억원대에 육박할 전망이다. 70명이 채 되지 않는 인원이 주4일간 근무하면서 낸 성과다. 일주일에 나흘만 일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인원을 추가로 채용했고, 스마트팩토리를 통해 업무효율화를 꾀했다. 주4일제에 대해 임직원들의 만족도는 95%에 달한다. 코아드는 제조업으로선 드물게 덜(?) 일하면서도 영업이익률이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일반 중소기업에선 20%의 영업이익률을 꿈도 꾸지 못한다. 모두 임직원들이 이뤄낸 성과다. 직원들에게 자긍심을 주고 회사가 유지될 수 있도록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아드의 올해 신입사원 연봉은 4420만원이었다. 초봉 4000만원에 240만원의 복지카드, 그리고 180만원의 성과급이 포함된 액수다. 내년 신입 초봉 '5000만원+α'는 꿈이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우리 회사 직원들은 지난해부터 정부의 '내일채움공제' 혜택을 받지 못한다. 연봉이 3600만원이 넘기 때문이다. (내일채움공제를 활용하기위해)기존엔 신입사원 월급을 299만원까지만 줬다. 나머지 차액은 1년만기 축하금으로 지급했다. 그러다 초봉을 올리니까 그 혜택도 없어지더라. 이런 하향평준화 정책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이 대표가 쓴웃음을 지었다. 자동문 제조 회사는 현재 국내에서만 1000곳이 넘는다. 하지만 자동문과 관련해 다양한 모델을 모두 취급하면서 영업, 제조, 시공, 사후관리까지 하는 회사는 코아드가 유일하다. 스피드도어, 오버헤드도어, 차고자동문, 유리 자동문, 셔터 등이 모두 코아드가 직접 제조해 판매하는 제품들이다. 외부의 충격에도 자동으로 복구돼 유지·보수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개발한 '자동복구형 산업용 자동문'은 업계 최초로 성능인증을 받은데 이어 조달청 우수제품으로도 지정됐다. 차고자동문은 업계에서 1위를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코아드는 현재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일본에 해외법인을 두고 현지에서 공장도 운영하고 있다. 해외법인 인력까지 포함하면 임직원은 총 150여명에 달한다. 매년 전체 매출의 20~30% 가량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이 대표는 '자동문의 고수'라는 플랫폼도 새로 내놨다. 벤처기업·이노비즈인증도 받았다. "우리가 선보인 플랫폼에는 약 300개의 자동문 업체가 등록해 있다. 업체 검증은 우리가 직접 한다. 업력이 짧거나 사후관리가 안돼면 등록에서 제외한다. 시공과 A/S를 모두 책임진다. 2년간 무상보증도 해준다. 우리 플랫폼을 이용하면 자동문 설치 및 관리 비용을 기존보다 3분의 1가량으로 줄일 수 있다." 내년부턴 해외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우선 한국시장에서 '좋은 브랜드'로 탄탄하게 자리잡는 것이 목표다. 일본의 경우 경쟁업체 매출만 지난해 4조원을 했다. 국내에서 1위인 우리 매출은 고작 200억원대다. 아직 코아드가 해야할 일이 많다"며 활짝 웃었다.

2023-11-26 12:15:22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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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가 만난 기업人] 임선옥 파츠파츠 대표 "버려진 것에서 새로운 것을 찾아보세요"

"처음 파츠파츠를 고민하던 때 등산복이 아주 유행했어요. 등산복 바지는 보통 그때 '네오프렌' 원단을 썼어요. 플렉서블하면서도 모든 기능이 탑재됐지만, 결코 아주 고급 소재는 아니에요. 하지만 나는 디자이너니까, 저 소재로 하이엔드 디자인을 한다면 어떨까? 지금 제가 입은 것도 네오프렌이에요. 아주 고급스럽죠?" 신체를 따라 부드럽게 흐르는 검은 상의에 두 줄의 진주목걸이. 등산복 소재가 저런 모습일 수 있구나 하는 인상과 함께 '아이코닉(ICONIC)'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그는 '파츠파츠(PARTsPARTs)'의 임선옥 대표 디자이너다. 임 디자이너는 1962년생으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다 1993년문화복장 하우스를 수석 졸업했다. 1996년 이고(EGO) 디자인스튜디오를 설립하고 1998년 S.F.A.A 신진디자이너로 데뷔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패션거리의 1세대였으나 그에게는 산업과 자기자신에 대한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메트로경제>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파츠파츠 랩'에서 하이패션 브랜드 파츠파츠의 임선옥 디자이너를 만났다. 소비재부터 원자재까지 모두 '지속가능한'을 부르짖는 지금이지만, 임 디자이너는 소비 이후를 생각하는 이가 많지 않았던 2011년 지속가능한 패션 브랜드인 파츠파츠를 세상에 선보였다. "네오프렌 원단 하나만으로 사계절 모든 스타일을 만들겠다." 잔뼈 굵은 패션업계 인사들도 가능성에 의문을 품고 말렸지만 임 디자이너는 기어코 하나의 원단으로 사계절의 모든 옷을 만들어내고 10여 년 이상 새롭고 트렌드를 선도하는 데에 성공했다. 그리고 2023년, 누구보다도 빨랐던 지속가능함(Sustainable)을 고민한 트렌드 리더가 됐다. "처음 열었을 때 굳이 지속가능하다 같은 말을 쓰진 않았던 것 같아요. 패션산업에 일을 하다 보면 정말 많은 산업 폐기물이 나와요. 사실 패션 브랜드는 1개의 원단 소재만을 사용해서 사계절을 운영할 수 없어요. 여름은 면 티셔츠를 입지만 겨울엔 울 니트에 솜을 채운 패딩재킷을 입잖아요? 패션이 그래요. 디자이너가 나의 욕심을 채우려면 더욱 그래요. 수백가지 소재와 수백 가지 컬러가 필요해요. 지속가능할 수 없는 거지요." 임 디자이너가 새로운 패션에 대해 고민하던 2010년 무렵 한국은 막 패스트 패션이 막 들어오던 쯤이었다. 자라, H&M, 포에버21 등으로 대표되는 패스트패션은 1~2주 단위로 신상품을 선보이고 5일이면 바로 신상품으로 교체한다. 디자이너 하우스 하나가 대응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었다. 패스트패션은 옷을 '일회용품'으로 만들었다. 유엔에 따르면 지구 전체 탄소 배출량 중 패션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8~10%, 패수 발생의 20%다. 의류 생산과정에서는 염료 등 한 해 4300만 톤의 화학물질이 발생한다. 여기에 더해 매년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1000억 벌 이상 의류 중 73%는 '브랜드 가치 유지'를 위해 소각, 매립된다. 패스트패션을 대표로 무한한 재료와 생산이 지속가능한 지구를 망치고 있다. "제가 1998년 패션계에 데뷔를 했는데, 2010년 쯤엔 좀 지쳐있는 상태였어요. 이렇게 계속 해야 할까, 끊임없이 새로운 시즌 새로운 옷을 만들어내기 위해 일하고 고민하고 나를 소모하는 데 지쳐있었어요. 유명세와 달리 비즈니스 운영도 쉽지 않았구요.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 그때 당시 물밀 듯 들어오는 패스트패션과 완전히 다른 길을 가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어요. 그래서 문득 이제 여러 형태의 컬렉션을 모두 경험했으니까, 하나의 소재로 순환할 수 있는 컬렉션을 만들어본다면 어떨가, 그런 생각을 한 거지요." 임 디자이너가 선택한 네오프렌(Neoprene)는 미국 듀퐁사가 개발한 합성 고무의 일종이다. 내약품성, 내유성, 내후성, 내열성, 내오존성, 내마모성 등 다방면에서 뛰어난 기능성으로 처음에는 잠수복 소재로 주로 사용했고 최근에는 등산복 등 기능성 의류 원단으로 각광 받았다. 1mm 두께부터 다양한 두께로 생산되며 원단을 잘라도 면 원단과 달리 단 처리가 불필요하고 프린팅이 용이하며 표현 또한 뛰어나다. 세탁 후에도 주름지지 않는다. "한개의 소재로 한계를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오히려 소재가 단일하다 보니 디테일이 조금만 달라도 전혀 다른 느낌의 이미지가 나와 무한한 재미가 있어요. 저는 종종 세라믹 아티스트들의 작업과도 비교하는데요, 그들은 모두 같은 소재로 작품을 하지만 천 명의 아티스트 전부가 서로 다른 작업을 하잖아요? 그와 같아요. 오히려 하나니까, 소재의 두께를 달리해보고 충전재를 채워보기도 하고 이 디자인 저 디자인 모두 시도해보며 즐겁게 할 수 있어요. 과거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작품을 냈지만 아직 100년을 더 해도 될 것 같아요." 오히려 네오프렌 원단 하나로 제한했더니 가능성은 커졌다. 겨울 롱코트가 이번 시즌에 남아도 가위로 싹둑 자르기만 하면 마감을 위해 손을 덧대지 않아도 새 옷으로 변한다. 수많은 원단과 소재들이 저마다 특성으로 이러저러한 세탁 방법과 관리법을 요구하지만 그런 수칙을 지킬 필요도 없다. "지금은 전세계적으로 ESG가 돌풍이어서 다들 우리 브랜드를 찾아오지만, 처음에는 우리도 별다른 홍보력이 있지 않았어요. 다만 이걸 만들었을 때 서울시에서 10명의 디자이너를 파리에 보낸다는 그런 안을 처음 내놨어요. 이전에 파리는 한 번 다녀왔지만 형편없었어요. 디자인을 모두 흥미로워해도 가격이라든가 그런 부가적인 요소에서 외면했어요. 하지만 이번엔 달랐어요. 굉장히 주목 받았고, 다음해에는 핀란드 알토대학원에서 지속가능성에 대해 연구하고 싶은데, 방문할 수 있겠느냐는 제안을 받았어요. 그 이후 쭉 정말로 지속가능하게 이어왔고, 우리가 지속가능성의 어떤 모델이 됐다는 점에서 고무적이지요. " 임 디자이너는 디자인 뿐 아니라 경영과 생산의 구조에서도 굉장히 위험요소를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소재 사입을 위한 업무와 선택을 위한 끊임없는 구입과 폐기 과정이 패션하우스 경영에 50%를 차지하지만 이를 모두 해결했다는 것이다. "버려진 것을 자원으로 한 번 봐요. 신진디자이너 때 저는 큰 스타렉스를 타고 다니며 길가에 버려진 가구들을 줍곤 했어요. 주워다가 다른 것들과 조합해 두면 전혀 새로운 가구로 거듭나요. 누가 버린 유릿장을 들고와 아래에 벽돌을 받치면 새로운 테이블이 되고, 거기에 내가 그림을 그리면 또 새로운 작품이 되지요. 새로 구입하지마세요. 버려진 것을 한 번 더 보세요. 그게 바로 새로운 거에요. "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

2023-11-08 16:39:09 김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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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가 만난 기업人]실리콘렌즈로 車·광학시장 '호령'…아이엘사이언스 송성근 대표

대학 재학시절 창업…부도후 재기 다져 코스닥 상장까지 세계 최초 실리콘렌즈 개발…49조 규모 車 램프시장 노크 송 "제품 적용한 첫 차 양산…스마트팩토리로 제조 혁신도" "실리콘은 나무다. 나무가지는 산업이다. (실리콘을 통해)나무에 열매를 맺는 일을 하고 싶다." 세계 최초로 실리콘을 이용해 광학용 실리콘렌즈를 개발, 글로벌 시장을 호령할 채비를 갖춘 청년 사업가가 있다. 우리가 아는 그 실리콘으로 유리 등 일부 원료로만 가능할 줄 알았던 렌즈를 만든 것이다. 자동차 램프, LED가 쓰이는 고효율 조명 시장 등이 모두 타깃이다. 글로벌 광학시장만 어림잡아 약 24조원 규모다. 85년생, 우리 나이론 아직 마흔이 안된 아이엘사이언스 송성근 대표(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유리는 빛투과율이 높고 열에 강하다. 하지만 금형을 제작해야하고 무겁다. 제조 단가도 높고 제작기간도 오래 걸린다. 하지만 실리콘은 빛투과율이 높고 내열성이 강하면서도 제작기간을 유리보다 크게 단축할 수 있다. 2주면 제작이 가능하다. 특히 금형이 필요없어 제작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고 다품종 소량생산에도 매우 적합하다. 이에 따라 고객들이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을 할 수 있다." 송 대표가 실리콘으로 만든 렌즈의 장점을 소개했다. 아이엘사이언스가 2015년 개발한 실리콘렌즈는 세계에서 최초의 사례다. 송 대표는 대학에 다니던 시절인 2008년에 아이엘사이언스를 창업했다. 주변에서 빌린 500만원이 첫 사업자금이었다. '누구도 하지 못하는 일을 하자'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저지른 일이었다. "돈을 빌려 사업을 하면서 코스닥에 상장하는게 꿈이라고 했다. 매출 1조원 회사를 만들겠다고 했다. 주변에서 미쳤다고 하더라.(웃음)" 서른도 안돼 부도를 맞았다. 하지만 회사를 접지 않고 버텼다. 1년안 빚을 다 갚았다. 아이엘사이언스는 2019년엔 코스닥에 상장했다. 지난해엔 실리콘렌즈 UV경화 제조기술 'NET 인증'도 획득했다. 이 역시 세계 최초다. 같은해 자동차 램프용 실리콘렌즈 양산도 본격 시작했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492억원, 임직원수는 54명에 이른다. "전세계 차량램프 시장은 약 49조원 규모다. 회사를 창업해 자동차용 실리콘 램프를 양산하기까지 14년이 걸렸다. 우리 제품이 적용된 첫 차가 이달에 나온다. 빛이 있는 곳엔 다 우리가 만든 실리콘렌즈를 적용할 수 있다." 송 대표는 천안공장에 완벽한 스마트팩토리 로봇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미국, 인도, 베트남 등에 스마트 팩토리를 이식하고 싶다는 꿈을 하나, 둘씩 실현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 다음은 미국이다. 송 대표는 지난해 임직원들에게 주식 21억원 어치를 무상증여했다. 상장기업 대표로선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사업해 돈을 벌면 어떤 일을 할 것이냐고 묻는다면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것이 첫번째 대답이다. 회사는 임직원들과 함께 성장해야한다."

2023-10-22 12:00:28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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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가 만난 기업人]'K-충전기'로 美등 글로벌 공략…모던텍 김성두 대표

세계 최초 전기차 로봇충전기 개발…"교통약자 안전성 제고" 완속, 중·급속, 초급속등 가능한 '올-인-원' 충전기도 개발 金 "미국서 대규모 공급 계약…美 안정권 들면 유럽 공략도" 전기자동차의 보급 확대에 맞춰 해마다 약 두배씩의 성장을 꿈꾸는 기업인이 있다. 전기차 충전 플랫폼 기업 모던텍을 창업한 김성두 대표가 그다. 모던텍은 세계 최초로 전기차 로봇충전기를 개발해 미국, 독일 등도 공략하고 있다. 무인충전 로봇시스템은 미국에도 특허를 등록했다. "전기차 시장에선 짧은 주행거리와 긴 충전시간이 큰 이슈 중 하나다. 그러면서도 전기차 배터리용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충전용량도 늘어나고 충전 케이블의 무게도 증가하고 있다. 몸이 불편한 교통약자의 경우 전기차 충전기를 사용하는데 불편할 수가 있다. 모던텍의 무인충전 로봇시스템은 특히 교통약자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제고하기위해 개발한 제품이다." 김 대표의 설명이다. 모던텍의 기술을 적용한 무인 로봇충전소는 오는 11월 서울시 신방화역에서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김 대표는 2003년에 모던텍을 설립했다. 2009년엔 국내 최초로 급속 충전기를 선보였다. 2011년에는 전력 분산형 충전 원천특허 등록도 끝냈다. 이 역시 국내에서 처음이다. 신기술(NET) 인증(2016년)도 받았다. 모던텍이 갖고 있는 충전기 분야 특허 등록건수는 국내 22건, 해외 5건이다. 모던텍은 현재 국내 전기버스 충전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강자다. 여기엔 자사의 순차충전 특허 기술이 반영됐다. 모던텍이 제공한 전기버스 충전소는 전국 60개 도시에 걸쳐 210곳이 있다. 이를 위해 파워뱅크 500기, 디스펜서 800기 이상 구축도 끝냈다. 김 대표는 "물류기업들도 배송차량을 환경친화적인 전기차로 빠르게 바꾸고 있는 추세다. 이를 위한 천장형 충전기 개발도 이미 끝냈다. OEM, ODM 형태로 전국의 물류센터를 공략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기존의 전기충전기는 완속, 중·급속, 초급속 등에 따라 충전기가 달라 각각 자리를 차지하는 한계가 있었다. 모던텍은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위해 모든 충전이 가능한 '올-인-원(All in one)' 충전기 개발을 끝냈다. 또 고객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충전이 가능한 '지능형 스마트 충전시스템'도 선보였다. 김 대표는 "설치한 충전기를 효과적으로 운영·관리하고 충전소별 고장·점검 및 이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운영관제 시스템도 구축했다"면서 "이 시스템을 통해 한 눈에 충전 패턴 및 소비 현황을 확인하고 분석하는 등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통합·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공략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선 현지 기업과 대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텍사스에 조인트벤처 회사도 설립해 공략 채비를 갖췄다. 미국 수출이 안정권에 접어들면 유럽도 진출할 계획이다.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등도 공략 대상이다. 'K-충전기'로 전 세계 전기차 고객이 충전하는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모습이다.

2023-10-22 12:00:21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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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가 만난 기업人] 토마스 클라인 벤츠 코리아 대표, 2년만에 본사로 복귀…"한국 시장 지속적 소통하고 지원할 것"

"메르세데스-벤츠는 한국시장에서 럭셔리 및 전동화 전략을 펼쳐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제 개인적 성공보다 벤츠코리아 팀으로 이룬 성공입니다." 2021년 1월부터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수장을 맡은 토마스 클라인 사장은 약 2년 반 임기 동안 한국 시장의 경영 성과를 이같이 평가했다. 클라인 사장은 한국에서의 임기를 마치고 메르세데스-벤츠 독일 본사의 승용차 부문 제품 관리, 판매 총괄로 7월 1일 승진 부임한다. 클라인 사장이 벤츠코리아를 이끌었던 지난해 전기차 판매는 2020년 대비 8배 이상 성장했으며, '탑엔드 차량(Top-end Vehicles)' 판매는 같은 기간 약 두 배 성장했다. 2022년에는 처음으로 연간 8만 대 이상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클라인 사장은 지난 16일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주최로 진행된 송별 인터뷰에서 "한국 소비자는 브랜드 헤리티지에 대해 많은 이해를 갖고 그에 대한 선호도와 취향이 뚜렸하다"며 "첨단화·고급화된 한국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벤츠는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고 그에 맞춰서 제품을 적응해나갔다"며 "그 결과 한국에서 E 클래스가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2017년부터 6년 연속 베스트셀링카에 오른 10세대 E클래스는 국내 수입차시장 최초로 단일 모델 20만대 판매를 달성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해 한국은 벤츠 E-클래스 글로벌 판매 1위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벤츠 판매량을 보면 한국은 단일 시장 기준 글로벌 4위를 기록했다. 중국, 미국, 독일 다음으로 큰 시장이 됐다. E클래스 이외에도 S클래스 판매량은 전 세계 3위, 럭셔리 브랜드인 마이바흐는 2위다.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벤츠의 전기차는 전년 대비 3.7배 늘기도 했다. 클라인 사장은 "벤츠 브랜드가 가진 럭셔리 영역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부임 기간) 판매 대수는 5% 성장했지만, 매출은 45% 늘었기 때문에 이러한 럭셔리 전략이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고 자평했다. 클라인 사장은 한국에서 2년 반 동안 벤츠코리아를 이끌면서 경영상 어려웠던 부분에 대해 국내 자동차 규제를 언급했다. 한국의 규제 환경은 긍정적인 흐름으로 발전을 이뤄내고 있지만 새로운 규제 도입에 대해 업체가 예측하고 대응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는 "새로운 규제가 좀 더 장기적으로 예측할 수 있게 도입됐으면 한다"며 "예를 들어 전기차 보조금 제도의 경우 한국에 1월 부터 신차를 출시하려면 전년 7월에 주문을 넣어야하는데 한국은 1, 2월이면 보조금 제도가 바뀌기 때문에 준비할 상황이 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본사로 돌아간 뒤에도 한국에 출시하는 신형 E클래스 등을 준비하면서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관심을 갖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2024년에 새롭게 출시할 신형 E클래스가 한국시장 요건에 충분히 충족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추겠다"며 "핵심 시장 한국 소비자 의견을 경청하면서 신형 E클래스 물량이 충분히 공급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토마스 클라인 사장 후임엔 독일 본사에서 디지털 서비스 부문을 이끌고 있는 마티아스 바이틀 총괄이 내정됐으며 오는 9월 부임한다. 그는 독일 뉘르팅겐-가이슬링겐 대학교(HfWU)에서 자동차 산업 및 국제 경영학을 공부한 뒤, 2005년 체코 법인에서 딜러 네트워크 개발 업무를 맡으며 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2023-06-22 07:42:11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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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가 만난 기업人]아이들이 게임하듯 공부하는 '헬로루디' 출시…아키핀 지도현 대표

AI·메타버스 활용…7~10세 대상 체험형 영어학습 프로그램 '헬로루디' 론칭 5년간 150억 투입…가상공간서 대화, 취미활동, 직업체험등 하며 영어 공부 지 대표 "올해 시리즈B 투자 유치 계획, 중국·일본·베트남 중심 해외 공략도"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 기술을 접목해 5년간 150억원 가량을 들여 만든 체험형 영어학습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가상환경에서 매일 원어민 친구들을 만나 게임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돕는다. 대상은 7~10세 아이들이다. "우리 프로그램은 (학습자를)먼저 도와주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학습을 통해 스스로 성취감을 높여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아이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헬로루디(Hello LUDI)'를 선보인 에듀테크 기업 아키핀의 지도현 대표(사진)가 서울 서초구에 있는 사무실에서 설명했다. 지 대표는 2016년 당시 엔씨소프트, 키드앱티브를 거친 동료들과 지금의 회사를 창업했다. 자신은 게임개발자 출신이다. 엔씨소프트에서 지금도 서비스를 하고 있는 '호두잉글리시'는 지 대표가 총괄PD 역할을 하면서 만든 작품이다. 당시의 노하우는 아키핀의 밑거름이 됐다. "(호두잉글리시를 개발했을)당시엔 듣기, 말하기, 대화하기가 거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그 사이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대표적인 AI 기술을 영어학습 프로그램에 제대로 활용할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창업후 AI를 접목한 다양한 연구개발(R&D)을 진행했다. 메타버스도 마찬가지다." AI는 실용적인 영어 학습에 꼭 필요한 환경 요소인 맥락과 흐름, 대화, 상황과 이벤트, 상호작용, 욕구와 과제, 텍스트 노출 등을 모두 가능하게 했다. 메타버스는 아이들이 가상에서 캐릭터 친구들과 대화하고, 몬스터를 사냥하고 동물들을 기르고, 낚시 등 취미생활을 하고, 탐정이나 앵커 등 직업 체험을 하며 영어의 기본기를 다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첫 선을 보인 서비스이자 브랜드인 '헬로루디'는 이와 같은 게임과 학습을 모두 가능하게하는 가상의 공간이다. 헬로루디에 이어 원어민교사와 가상환경에서 영어캠프를 하며 공부할 수 있는 플랫폼인 '루디캠프'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루디캠프에선 다양한 나라의 아이들과 친구가 될 수 있다. 지 대표는 "헬로루디는 아이 스스로 맥락에 맞는 문장을 만들어 영어로 말할 수 있도록 훈련시킨다. 아이의 부정확한 발음을 알아듣고 교정을 해주고, 문법도 고쳐준다. 발음 인식률은 94%에 달하며 자연어인식 시스템은 98%의 구문 분석률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아키핀은 헬로루디를 선보이기 위해 2000명 이상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헬로루디를 1년 이용할 수 있는 '365패스' 가격은 36만원이다. 아키핀은 출시 첫 해인 올해 유료회원을 5000명 목표하고 있다.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챗gpt도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 연구하고 있다. 지 대표는 "아이들은 집중력과 몰입도, 참을성이 다소 떨어지기 때문에 당장 챗gpt를 우리 서비스에서 활용하기엔 한계가 있어 보인다. 보조수단의 역할은 가능할 것 같다"고 전했다. 아키핀은 지난 2021년 말에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하는 등 지금까지 160억원 가량을 외부에서 조달했다. 시리즈 A 투자엔 미래에셋네이버펀드, 미래에셋LG전자펀드, 스마일케이트홀딩스가 참여했다. 올해엔 시리즈 B 투자도 기대하고 있다.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글로벌 시장도 곧바로 진출할 계획이다. 중국, 일본, 베트남이 우선 타깃이다. 지 대표는 "개별 나라는 현지 기업이나 다른 교육회사들과 협업을 통해 진출할 계획이다. 우리의 서비스는 한글을 최소한으로 노출하고 있기 때문에 현지어로 변환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다. 나라마다 문화가 많이 다르기 때문에 관련 콘텐츠는 가급적 지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타버스 티칭 플랫폼'을 표방하고 있는 아키핀은 관련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장해나가면서 2025년엔 매출 300억원을 목표하고 있다.

2023-04-25 11:12:49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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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가 만난 기업人]음식물 처리기서 시작…친환경 기업 꿈 '지엘플러스' 김완재 대표

2017년 창업해 '미생물 분해방식' 개발…이노비즈 인증도 획득 업계 최초 미생물 연구소 갖춰…부산물, 퇴비로 활용 '순환경제' 金 대표 "탄소중립 실현위한 친환경 기업 도약…글로벌 공략도" 음식물처리기로 시작해 지구의 미래를 생각하는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친환경 기업으로 도약해나가고 있는 회사가 있다. 경기 부천에 있는 지엘플러스(GLPLUS)다. 사명에 들어가 있는 지엘(GL)은 '굿리빙(goodliving)'의 줄임말이다. 2017년 설립한 지엘플러스는 미생물 분해방식의 친환경 음식물처리기를 만드는 회사다. 음식물처리기는 건조방식, 분쇄방식, 미생물 분해방식 등이 있다. 건조방식의 경우 전기료가 많이 들고 소음과 냄새가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주로 싱크대 아래에 설치하는 분쇄방식은 별도의 시공이 필요하다. 특히 음식물을 분쇄해 하수구로 흘려내보기 때문에 수질을 오염시키는 단점이 있다. "지엘플러스의 음식물처리기 '바리미'는 발효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제거하고, 별도의 설치 작업도 필요없이 전원만 연결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침출수도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환경도 오염시키지 않는다." 경기 부천에 있는 본사에서 만난 지엘플러스 김완재 대표의 설명이다. 지엘플러스는 이노비즈인증을 받은 기술혁신형기업이기도 하다. 지엘플러스의 음식물처리기 바리미의 가장 큰 특징은 버린 음식물쓰레기를 120여 종의 미생물이 거의 완벽하게 분해한다는 점이다. 김완재 대표는 "음식물의 종류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투입후 약 24시간이 지나면 95%가 소멸된다. 나머지 5%는 향후 퇴비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어 매우 친환경적"이라며 "아울러 유해가스 및 악취를 제거하기 위한 4단계의 하이브리드 탈취시스템도 갖추고 있어 음식물 쓰레기의 가장 큰 단점인 냄새를 없앴다"고 설명했다. 지엘플러스는 음식물 분해에 쓰이는 미생물을 연구하기 위한 'GL 미생물 바리미 연구소'도 충남 천안에 갖추고 있다. 관련 연구소는 업계 최초다. ▲바실러스 균주 및 이를 포함하는 친환경 음식물쓰레기처리 제제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치의 악취제거장치 등은 특허를 받았다. 제품명 '바리미'도 원 배양균 이름인 '바실리스 리케니포미스'에서 따왔다. 특히 지엘플러스는 미생물이 분해하고 남은 5%의 부산물을 농작물 퇴비로 재활용하는 시도도 다양하게 하고 있다. 개별 가정에서 나온 친환경 퇴비를 수거해 별도 협약을 맺은 농가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데 활용하면서다. 부산물을 제공한 바리미 사용자들에게는 포인트(에코페이백)를 지급하고 이를 관련 농산물 구매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에코페이몰'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친환경 음식물처리기를 통해 자원을 선순환하고, 착한 소비를 돕기 위해 ESG경영을 스스로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지엘플러스의 경쟁력은 이미 다양한 기업들에 ODM(제조자개발생산)으로 제품을 공급하면서 증명됐다. 삼성전자, 쿠쿠홈시스, 롯데알루미늄, 롯데하이마트, 캐리어, 노루페인트 등이 대표적이다. 2019년엔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5개국에 제품을 수출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아일랜드 HARP와 유럽, 영국 등의 수출을 위한 계약도 체결하는 등 글로벌 시장도 추가 공략하고 있다. 5월엔 일본에 사무소도 오픈한다. 김 대표는 "올해 해외수출 목표는 1000만 달러"라면서 "기존의 ODM 방식에서 벗어나 자체적으로 판매하기 위한 온라인몰도 구축해 브랜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보급률이 3% 정도 수준에 머물러 있는 음식물 처리기 시장은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이 커지면 우리가 할 일이 더 많아진다"면서 "산업통상자원부의 탄소중립을 위한 연구개발 프로젝트에도 선정되는 등 순환경제를 위한 다양한 도전도 하고 있다. 음식물처리기는 시작에 불과하다. 지구를 지키는 친환경 기업으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3-04-23 12:00:44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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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가 만난 기업人]불황 모르며 성장…온라인 홈퍼니싱 유통기업 스튜디오삼익 최정석 대표

삼익가구 온라인 독점 판매…스칸디아, 죽산목공소 순차 론칭 2019년 350억 매출, 작년엔 865억 기록…올핸 900억대 기대 업계 최초 풀필먼트 시스템 구축, 100여 제품 직접 배송·설치 崔 "50여 협력사와 동반성장 기쁨…증시 상장, 해외 진출 모색" 코로나 팬데믹 기간 '반짝'했던 가구업계가 빙하기로 접어드는 등 부침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꾸준히 성장하며 묵묵히 길을 가고 있는 회사가 있다. 가구 판매의 무게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1인 가구가 증가하며 소비 패턴이 바뀌는 현실에서 길목을 지키며 시장에 꼭 맞는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들의 발길을 잡으면서다. 온라인 홈퍼니싱 유통회사 스튜디오삼익과 최정석 대표(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최 대표는 2017년 스튜디오삼익을 창업했다. 우선 숫자부터 살펴보자. 2019년 350억원이던 스튜디오삼익의 매출은 지난해 865억원까지 늘었다.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CAGR)만 35.3%다. "지난해 1·4분기 매출이 212억원이었는데 올해 1분기엔 이보다 10% 가량 매출이 늘며 역대 최고를 찍었다. 올해 매출은 앞자리가 바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2021년 당시 42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엔 24억원으로 줄었는데 이는 사옥 신축에 대한 감가상각과 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준 것이 영향을 미쳤다." 서울 마포구 토정로에 있는 스튜디오삼익 본사에 만난 최정석 대표가 회사의 최근 실적에 대해 가감없이 설명했다. 건너편으로 밤섬과 한강이 보이는 스튜디오삼익 본사 건물은 꼭 가구회사다. 숫자를 좀더 들여다보자. 스튜디오삼익은 고객들이 주문한 것을 기준으로 하는 '주문매출'이 올해 3월 처음으로 월 100억원을 넘었다. 지난해 전체적으론 이미 1000억원을 넘어섰고 올해엔 1100억원 가량의 주문매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충성고객이 늘어날 수록 주문매출은 실제 매출로 이어진다. 2017년 10월부터 온라인 영업을 본격 시작한 스튜디오삼익은 2년후인 2019년부터 삼익가구의 브랜드 전용사용권을 사들이고 삼익가구를 온라인으로 독점 판매하고 있다. 같은 해엔 프리미엄 원목가구를 공급하는 국내 대표 목공소인 '죽산목공소'를 론칭했다. 죽산목공소는 스타벅스에 원목 테이블을 공급한 업체로도 잘 알려져있다. 2020년엔 북유럽풍의 프리미엄 원목가구 브랜드인 '스칸디아(SCANDIA)'를 인수하고 제품을 선보였다. "삼익가구의 온라인에 대한 브랜드 상표 전용 사용권은 특허청에도 등록했다. BI를 리뉴얼하고 모던한 컨셉트로 바꾼 스칸디아는 올해 최대 100억원 판매를 목표하고 있다. 침대, 소파, 수납장, 식탁 등 2000여개 상품을 스튜디오삼익 자사몰 외에도 소셜커머스, 오픈마켓 등 25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스튜디오삼익이 선보인 제품들은 '네이버Best100' 뿐만 아니라 쿠팡에서도 거실장부문 1위, 바디필로우 부문 3위 등을 기록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사업 시작 5년만에 스튜디오삼익이 취급하는 제품들은 침실과 거실 뿐만 아니라 주방, 홈오피스, 소품, 아동가구 그리고 중문과 붙박이 시공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스튜디오삼익의 가장 큰 경쟁력은 업계 최초로 도입한 풀필먼트 시스템이다. 일반적으로 가구는 제조→완성품 보관→가구브랜드 창고 입·출고→지방물류사·대리점 출고→위탁업체 배송→소비자 설치 등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스튜디오삼익이 구축한 풀필먼트 시스템은 브랜드사의 재고 부담을 최소화하고 보관, 배송, 설치, 반품이 빨라 기업이나 고객에게는 안성맞춤이다. 가구는 다른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몸집이 커 풀필먼트가 절실하지만 그만큼 관련 서비스가 쉽지 않다. 최 대표는 "풀필먼트 시스템을 통해 취급하는 제품은 100여개에 달한다. 업계 최초로 붙박이장까지 배송하고 설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회사엔 관련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해 풀필먼트팀을 꾸렸다"고 설명했다. 현재 스튜디오삼익의 풀필먼트에는 쿠팡, 오늘의집, SSG닷컴 등 5개 플랫폼이 참여하고 있다. 이 역시 업계에선 처음이다. 최 대표는 협력사들과의 동반성장에도 적지 않은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회사 설립 초기 8군데에 그쳤던 제조 협력사가 지금은 50여 곳으로 늘었다. "가구는 침대, 식탁, 소파 등에 따라 산업군이 완전히 다르다. 협력사들마다 특성이 제각각인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협력사 가운데 매달 1억원 이상 결제하는 곳은 15군데가 넘는다. 같이 성장하는 맛이 있더라(웃음). 월말 마감을 하면 다음달 보름전에 현금으로 결제해준다. 협력사가 고객에게 제품을 출고했다면 플랫폼에서 (우리에게)결제를 해주지 않았어도 우리가 (협력사에게)대금을 먼저 지불한다." 스튜디오삼익은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친환경 가구에 대한 잣대가 더욱 엄격해지고 있어 E1 등급 이상 제품만 취급한다. 이보다 높은 E0 등급 제품도 적지 않지만 자체적으로 높은 기준을 적용해 그냥 E1인양 팔고 있다. 고객에겐 더 좋은 셈이다. 최 대표는 현재 증권시장 상장과 해외 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지난해 말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를 통한 증시 진입도 시도했었지만 시장이 여의치 않아 무산됐다. "스팩으로 상장을 준비하다보니 할수만 있다면 직접상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해지더라. 스팩의 주주와 발기인들이 회사의 가치에 대해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변동성을 지켜보면서 상장은 천천히 준비할 계획이다. 해외는 3년전 아마존에 바디필로우와 쿠션 등을 선보이며 진출했었지만 쓴맛을 봤다. 하지만 배운 것도 많았다. 해외 진출 기회도 계속 엿보고 있다." 최 대표는 이랜드 유통사업부에서 10년간 근무하면서 물류, 마케팅기획, 가구MD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가구와 인연은 그때 맺었다. 그러다 영국계 가정용품업체인 B&Q 창립멤버로 2년간 선임구매팀장을 하다 온라인으로 가구를 판매하는 1인 기업을 직접 창업하기도 했다. 지금은 신세계백화점 계열이 됐지만 인수되기 전의 까사미아 온라인 플랫폼 '까사온'이 3년만에 200억원 매출을 올린 것도 그의 작품이었다.

2023-04-10 11:17:17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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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가 만난 기업人]'액화수소' 분야로 韓서 지도 없는 길 개척…김서영 하이리움산업 대표

KIST에서 20년간 액화수소 연구…"공학의 완성은 사업" 신념에 창업 액화수소드론·수소충전소가 메인, 저장탱크·수소액화기등 직접 제조 매출 약 60% 해외서…미국에 법인 설립, 美 기업과 JV로 평택에 공장도 金 "법규·인증등 제도 마련 절실…한국 대표 '글로벌 액화수소기업' 꿈" 대한민국에서 지도에 없는 길을 개척하며 액화수소 시장을 주도해가고 있는 기업인이 있다. 가는 길마다 '최초' 타이틀이다. 관련 분야 전문가 한명 찾기 쉽지 않은 불모지라 인재도 손수 키울 수 밖에 없었다. 2014년 하이리움산업을 창업한 김서영 대표(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하이리움산업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액화수소 생산·저장·이송·안전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한 회사로 한국엔 경쟁자가 없다. 김 대표가 이끌고 있는 하이리움산업이 '최초'이니 어쩌면 당연하다. 특히 지난해 매출의 약 60%를 해외에서 벌어들일 정도로 글로벌기업으로도 성장하고 있다. 우문부터 해야했다. 수소하면 일부에선 '수소폭탄'을 떠올리며 위험한 것으로 오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소가스도 천연가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가스 중에서 제일 안전한 것이 수소가스다. 물론 수소폭탄과는 전혀 다르다(웃음). 이 수소를 영하 -253도 이하의 극저온에서 액체 상태로 만든 것이 액화수소다. 가스사고의 90% 가량은 압력을 견디지 못해 관이나 탱크가 터져 발생한다. 액화수소는 수도물의 압력수준으로 매우 안전한다." 카이스트(KAIST) 기계공학 박사 출신으로 1996년부터 2016년까지 20년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도시에너지연구단장 겸 책임연구원을 하면서 액화수소를 연구한 김 대표의 말이다. 그의 말을 들으니 수소 그리고 액화수소에 대한 오해는 풀렸다. 김 대표가 국내 액화수소 분야 1세대로 시장을 개척해 온 것은 우연으로 시작했지만 결국 필연이 됐다. "액화수소는 지금도 한국의 대학에 교과과목이 없을 정도다. 나도 (입사)당시로선 액화수소를 알길이 없었다. 그런데 보스가 정부로부터 수소액화 및 저장기술 관련 프로젝트를 수주해왔다. 맨땅에 헤딩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액화수소는 김 대표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아예 관련 분야로 창업까지 했으니 말이다. "KIST에 있으면서 중소기업들에게 필요한 연구개발과제도 많이 수행했다. 그런데 기업들에게 넘겨도 쉽게 사업화가 되지 않더라. 연구와 현장 사이에 갭이 컸기 때문이다. 공학의 완성은 연구논문이 아니라 사업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창업했다." 하이리움산업의 핵심 사업 분야는 액화수소를 이용한 드론과 수소충전소다. 지금까지 한국, 미국, 중국 그리고 특허협력조약(PCT)을 통해 특허등록 41건(해외 10건), KIST 전용실시권 3건, 특허출원 50건(해외 20건)도 확보했다. 액화수소는 저장과 운송이 매우 편리하다. 리튬배터리 대비 10배 정도 효율이 좋아 액화수소를 사용하는 드론은 4~5시간 체공이 가능하다. 관련 법규가 없어 어렵게 테스트까지 마친 하이리움산업의 '국내 1호 액화수소 드론'은 육군이 지난해 창설한 아미타이거에 납품했다. 공중에서 오래 머물고, 저온부터 고온까지 극한에서도 운용이 가능한 액화수소 드론의 경우 군용, 농업용, 산업용 뿐만 아니라 드론 택배, 도심항공교통(UAM), 에어쉽(Airship) 등 배송·운송 수단으로 활용하기에도 제격이다. 본업인 액화수소드론과 수소충전소를 향해가기위해 하이리움산업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손수 개발한 각종 설비·장치도 전 세계 시장에서 주목을 받으며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수소액화기, 액화수소 저장탱크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 액화수소를 눈으로 본 사람은 우리 회사 사람들 밖에 없다(웃음). 그만큼 한국에서 액화수소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우리가 관련 사업을 하기 위해 액화수소를 직접 만들고, 저장하고, 운반하는 모든 설비를 직접 만들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이리움산업의 '소용량 수소액화기술'은 미국 극저온학회로부터 최고응용논문상을 받기도 했다. 이때문에 미국, 유럽 등에서 소형수소액화기 주문이 들어온다. 지난해엔 강원도 삼척에도 100㎏/day 규모의 수소액화기를 납품·설치했다. "저장탱크에서 액화수소를 뿜어주는 액화수소펌프는 현재 독일, 일본, 미국 밖에 기술이 없다. 가격도 대당 2억~3억원 수준으로 매우 비싸다. 이 펌프도 우리가 직접 만들고 있다. 가격은 외국산의 절반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연내 제품을 시연해 기술력을 공개하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직접 제조한 액화수소탱크 역시 현대자동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 기업 뿐만 아니라 수소충전소 인프라가 늘고 있는 프랑스, 영국, 미국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 수소트럭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을 공략하기위해 올 하반기엔 중국에 법인도 설립할 계획이다. 미국법인은 지난해 이미 만들었다. 특히 미국의 한 기업과는 조인트벤처(JV) 형태로 경기 평택에 지금의 오산공장보다 1.5배 큰 생산공장을 추가로 건립할 계획이다. "수소산업, 수소경제를 이야기하지만 우리나라는 액화수소 관련 법이나 규정이 전무하다. 기술이 있어도 사업화가 쉽지 않은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올해 하반기부터 국내 대기업이 진출해 액화수소를 대량으로 생산할 예정이기 때문에 법규, 인증 등 각종 제도도 마련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관련 분야 인력 양성도 매우 시급하다. 우리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액화수소를 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액화수소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다." 김 대표가 이끄는 하이리움산업은 지난해 7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연구개발(R&D)과 시설 투자, 인력 채용 등을 하느라 영업이익은 아직 적자다. 올해엔 340억원 매출을 목표하고 있다. 영업이익 흑자전환도 기대하고 있다. 이런 여세를 몰아 2024년께는 기업공개(IPO)도 계획하고 있다. 상장까지 성공하면 액화수소 분야에서 하이리움산업이 역시 최초다.

2023-02-13 11:23:57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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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가 만난 기업人]"기업 고객 불편함 우리가 해소…." 브릿지엠 서재필 대표

'e-식권' 서비스 통해 임직원 복지·관리 효율성 제고 460여 고객사·전국 2.2만 식당 확보하며 영역 넓혀 서 대표 "빅데이터 기업 성장 최종 목표…창업멘토도" 사내 카페 이용社 ESG 경영 지원 '커피콘 오더'도 출시 스마트 식권에서 기업 복지서비스, 그리고 다회용컵을 활용한 ESG경영 아이템을 사업에 접목해 성장하고 있는 회사가 있다. 기업들에게 불편함을 덜어주는 이들 사업을 통해 궁극적으론 빅데이터 회사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전자식권 서비스, 복지 청구할인 멤버십, 커피콘 주문 다회용컵 서비스를 하고 있는 브릿지엠 서재필 대표(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종이식권을 사용하며 적지 않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카드를 겸한 사원증으로 식권을 대신하고 있는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종이식권은 분실위험이 높다. 음식점에서 임직원들이 장부에 기입하는 방식은 정산이 불편하고 실 사용내역을 확인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법인카드나 사원증은 실시간으로 현황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우리가 선보이고 있는 'e-식권'은 이런 단점을 완벽하게 보완했기 때문에 관리자와 임직원 모두를 위한 시스템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서울 구로구에 있는 브릿지엠 사무실에서 만난 서재필 대표가 사업 설명을 이어갔다. 브릿지는(Bridge)는 '다리' 또는 '연결'이라는 의미를, 엠(M)은 메이트(Mate)의 약자로 '동행', '같이', '함께'라는 뜻을 담고 있다. 회사 이름만 들어도 이곳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e-식권의 주타깃은 물론 기업이나 기관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먼저 영업을 한뒤 고객사가 추려주는 주변 약 50곳의 식당이 2차 영업 대상이다. 서 대표는 "현재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460여개 기업들이 e-식권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수도권에만 이들 기업 임직원이 이용하는 가맹 식당이 1만2000여 곳, 전국적으론 2만2000여 곳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e-식권을 이용한 거래금액은 매달 45억원 가량에 이른다. e-식권은 브릿지엠이 기업에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주변 가맹점(식당) 및 메뉴 확인→임직원 본인 결제→점주 확인(버튼 터치)을 거치면 거래정보가 회사의 시스템으로 실시간 전송돼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다. 브릿지엠은 제휴 가맹점에서 임직원 복지카드나 그룹 패밀리카드로 결제시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멤버십 서비스인 'Hi-비타민'도 내놨다. 가맹점엔 푸드, 카페 뿐만 아니라 의류, 뷰티, 병원, 식품, 도서, 문화, 교육 등 120여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물론 기업고객에 따라 브랜드는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다.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기업 등에 속해 있는 고객이 복지카드를 제휴가맹점에서 사용하면 연계된 카드사에서 청구 할인하는 구조로 가맹점에 따라 3~20%까지 싸게 물건을 구입하거나 저렴하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서 대표는 "현재 Hi-비타민 멤버십에는 고객사 500여 곳, 약 200만 임직원이 가입해있다"면서 "내년 3월이후로는 '복지 종합 플랫폼'으로 탈바꿈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Hi-비타민 적용 카드사도 현재 하나카드, 우리카드, 비씨카드, 농협카드에서 조만간 신한카드까지 추가할 예정이다. 브릿지엠은 사내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의 임직원을 위한 전용 주문 솔루션인 '커피콘(COFFEECON)' 서비스도 시작했다. 서 대표는 "다회용컵은 이제 대세가 되고 있다. 특히 기업들이 ESG경영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내카페 이용 임직원들이 커피콘 앱(APP)을 활용해 음료를 주문하고, 설치한 ICT무인반납기에 다회용컵을 반납해 고객기업들이 친환경 경영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전했다. 주문할 때 내는 다회용컵 보증금 1000원은 반납기에 컵을 반납하면 돌려받을 수 있다. 브릿지엠의 커피콘서비스는 시장내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유일무이한 서비스다. 올해안에 고객사 100개, 사용 임직원 10만명이 목표다. 이를 위해 브릿지엠은 1회용 플라스틱 남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기업 등이 모인 민관연합체 'Habit Eco Alliance' 멤버사로도 참여하고 있다. 16oz(그란데), 21oz(벤티) 두 종류가 있는 다회용컵은 전문 세척업체에서 세척해 50~70회 정도 사용하고, 폐기한 후에도 100% 재활용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다. 다회용컵 70회를 사용하는 것은 소나무 한 그루를 심는 효과와 맞먹는다. 신한카드를 거쳐 이지웰 영업대표 등을 역임한 서 대표는 주변에서 "너 정도면 사업을 해도 충분할 것이다"라는 말을 듣고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한때는 휴대폰에 저장한 연락처만 약 3만개에 이르고, 각종 모임에서 총무 등을 맡으며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솔선수범하는 성격인 그를 주변에서 '될성부른 떡잎'으로 익히 알아본 것이다. "브릿지엠은 기업의 불편함을 덜어주는 서비스를 통해 빅데이터 회사로 성장해나가는 것이 목표다. 내 자신이 직장을 다니다 창업해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시간이 허락한다면 어려운 상황에서 창업을 꿈꾸고 있는 이들을 위한 멘토 역할도 하고 싶다. 돈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의미있고 간절한 사람이 되고 싶다."

2022-12-07 11:17:20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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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가 만난 기업人]베트남 진출 韓 스타트업 멘토 '베트남실리콘밸리(VSV) 캐피탈' 송승구 대표

삼성종합기술원서 7년간 美 실리콘밸리 법인장하며 세상 변화 체험 벤처캐피탈리스트로 한·미 오가며 활동하다 베트남서 '제2의 인생' 송 대표 "'역지사지' 중요…사람·문화 이해 후 해외사업 시작해야" 창업진흥원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사업 멘토하며 후배들 조언 역할 "베트남 진출을 원하는 한국의 창업기업을 도와주는 것이 나의 보람이라고 생각한다. 올해로 베트남 생활이 7년 밖엔 되질 않았지만 현지에 처음 진출하려는 이들에게는 나의 7년 경험은 최신 버전이 될 것이다. 특히 나는 직접 사업을 하다 쓴맛을 본 경험도 갖고 있지 않느냐.(웃음)" 베트남에서 기회를 노리는 한국의 스타트업들을 위해 든든한 지원군 역할하겠다고 나선 베트남실리콘밸리(VSV)캐피탈 송승구 대표(사진)의 말이다. 2015년 당시 호랑이를 잡기위해 호랑이 굴을 들어가야겠다며 홀연히 베트남으로 간 송승구 대표는 '꿈'을 이루기 위해 단 2주만에 호기롭게 투자를 했다. 하지만 결과는 처절했다. 두번의 실패를 안겨준 아이템 중 하나는 병원사업이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은행에서 돈 한번 빌려보질 않았다. 사업을 해도 내 돈으로만 하자고 마음먹었다. 베트남에서 그렇게 접근한 것 중 하나가 병원사업이었다. 현지인들이 한국으로 의료관광을 하는 모습을 보고 아예 한국에서 의사를 데려와 베트남 현지에 병원을 직접 차리는 것이 아이템이었다. 결과는 뻔했다. 내가 병원일을 해본 경험이 없다보니 문제가 생겨도 해결하질 못했다. 베트남에서 시도했던 두번의 사업은 그렇게 다 말아먹었다. 망했다는 말이 맞다." 쓴 맛을 보고나니 친구의 말이 들렸다. "베트남 친구가 그러더라. 왜 한국사람들이 베트남에서 실패를 많이 하는지 아느냐고 말이다. 대만, 일본, 싱가포르 등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은 다 성공하는데 한국 사람은 (자신이)한번도 해보질 않은 일을 베트남에서 하더라는 것이다. 꼭 내 이야기 같았다. 자살골을 넣은 셈이다." 송 대표는 고등학교 2학년때인 76년 당시 해외로 유학을 가 한국과는 오랫동안 떨어져 살았다. 93년에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종합기술원에 취직을 하고서야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렇다보니 70~80년대 대한민국은 그에겐 없었다. "영화를 보다 잠깐 잠든 것처럼 한국이 변화하는 모습을 접하질 못했다. 2013년 어느날 베트남에 가서 버스를 탔는데 (70년대 한국처럼)차장이 교통비를 받더라. 또 어린아이가 어른에게 물건을 줄 때 두손으로 공손하게 주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잊고 있었던 한국의 모습을 베트남에서 만난 것이다.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베트남서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송 대표는 아내와 함께 짐을 싸 베트남으로 떠났다. 하지만 베트남에서의 사업 경험은 아팠다. 문제의 본질은 다 똑같다고 생각한 것이 오판이었다. 포기할 순 없었다. 돈 잃고 마음에 큰 상처를 받은 그는 베트남에서 약 2년을 그냥 보냈다. 그는 "아내가 큰 힘이 됐다. 사업 망했다고 바가지 긁지 않고(웃음) 많이 격려해줬다. 내가 베트남에서 재기해 활동을 시작한 것은 아내의 힘이 컸다"고 전했다. 국제변호사인 송 대표의 아내는 현재 BD Law라는 베트남 로펌에서 현지 진출 한국 기업들을 도와주는 업무를 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 사업을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적어도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그냥 살아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초기 투자비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 기간 동안 현지 사람들을 이해하고 문화를 접하고 다양한 경험을 한 뒤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베트남에 간지 2주만에 투자를 했다 쓴 맛을 본 그의 뼈 있는 말이다 물론 그에게 '그냥 2년'은 무작정 쉬는 시간만은 아니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 했던 그의 경력이 소문나면서 부르는 곳이 많았다. 각종 투자행사에 참가하거나 투자를 위한 심사를 해달라는 일도 잦았다. 그렇게 활동을 하던 와중에 '베트남실리콘밸리(VSV)'를 운명처럼 만났다. "VSV 설립에 참여한 인사들은 베트남의 미래를 위해 스타트업들을 키워야한다고 틈만 나면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목소리를 전달하는 등 생각이 열린 사람들이었다. 베트남에도 미국과 같은 실리콘밸리를 만들어야한다는게 그들의 생각이었다. 그러자 정부가 너희들이 아예 전략을 짜서 가져오라고 했다. 그 국책과제명이 'VSV'였다. 그 중심엔 벤처캐피탈(VC)이 있어야하고 엑셀러레이터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 VSV가 지금은 내가 몸담고 있는 법인명이 됐다." 송 대표는 VSV측으로부터 정식 멤버 제안을 받은 뒤 한술 더 떠서 아예 자신도 투자금을 대고 파트너로 일하겠다고 전했다. 그래서 그는 지금 제너럴 파트너(General Partner)로 VSV캐피탈에서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공교롭게도 '실리콘밸리'라는 단어가 그를 계속 따라다닌 셈이 됐다. 송 대표는 유학 후 입사한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처음으로 미국 실리콘밸리 지사장을 맡았다. 7년간을 실리콘밸리에서 근무했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후 사표를 던지고 무작정 다시 찾은 곳도 실리콘밸리였다. "실리콘밸리에서 주재원 생활을 하면서 세상이 빠르게 바뀌는 모습을 직접 지켜봤다. 인터넷 세상을 주도하는 기업들의 태동도 현지에서 눈으로 확인했다. VC업무도 경험할 수 있었다. 회사를 떠나 다시 실리콘밸리로 간 것도 VC를 하고 싶어서였다." 베트남실리콘밸리 캐피탈 대표 명함을 들고 송 대표는 베트남과 한국을 오가며 펀드 결성을 주도하고 있다. 첫 1호 펀드에만 230만 달러가 모였다. 베트남에서 4번째로 큰 배달앱 '로십(LOSHIP)'을 운영하고 있는 로지(Lozi)도 1호 펀드로 투자했다. 그는 한국 창업진흥원의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사업 멘토 역할도 하고 있다. 송 대표는 "베트남에서 한국 사람이 돈만 벌어가면 가만히 놔두겠느냐. 베트남 문화를 이해하고 다양성을 인정하고 또 베트남 사람을 존중하고 사람들과 공생할 수 있어야한다. 남북으로 긴 베트남은 하노이와 호치민이 굉장히 멀다. 두 도시의 성격도 차이가 커 사업에 따라 선택지도 달라야 한다. 예를 들면 규제를 만들고 도장을 찍는 도시는 하노이다. 소비재는 호치민이 어울린다. 소프트웨어 개발은 인건비가 이들 도시보다 저렴한 다낭이 유리하다. 베트남이라고 다 같은 베트남이 아니다." 7년간 베트남에 있으면서 송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사자성어는 '역지사지(易地思之)'다.

2022-11-02 10:38:25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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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가 만난 기업人]'아파트에 호텔급 서비스'…구독경제 플랫폼 '프런트9' 박문근 대표

신선식품, 홈 케이터링, 펫케어, 헬스케어등 '9가지 서비스' 지향 서울·경기 대형아파트 타킷…신선 먹거리, 새벽배송 통해 고객에 아파트 거점배송은 본사에서, '라스트마일'은 배송원 적극 활용 朴 대표 "꼭 필요한 서비스 고객 집까지…지역 자영업자와 상생도" 호텔에서 투숙객들이 원하는 식사, 여행, 쇼핑 등을 제공하는 '컨시어지 서비스'(concierge service)를 아파트에 접목해 공동주택을 위한 종합 서비스 플랫폼 회사로 도약을 꿈꾸고 있는 이가 있다. 신선식품, 홈 케이터링, 모빌리티, 헬스케어, 인테리어, 펫케어 등 아파트·오피스텔 입주자들이 꼭 필요로하는 9가지 서비스를 고객의 집 앞까지, 필요한 시간에 제공하겠다고 나선 '프런트9'(FRONT9) 박문근 대표(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서울 강동에 있는 FRONT9 사무실에서 만난 박문근 대표는 "우리나라에선 월 500만원 이상을 버는 고소득자의 75% 가량이 아파트에 산다. 특히 신축이나 재건축 등을 통해 7~8년 전에 입주한 아파트들은 커뮤니티센터가 굉장히 발달해 있고 입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프런트9의 사업은 여기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런트9이 '아홉가지 서비스' 중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한식조식, 반찬, 밀키트, 샌드위치, 샐러드 등 프레시푸드 정기 구독 서비스다. "일부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들이 입주민에게 조식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현행법상 아파트 조식서비스에 일반음식점이나 케이터링 서비스는 제약이 있다. 이는 우리와 같은 플랫폼기업들에겐 기회가 되고 있다." 프런트9의 프레시푸드 구독서비스는 입주민이 이틀전까지 배송 희망 상품 주문·정기 구독 신청→주문 실시간 접수 및 당일 생산량 확인(하루전)→반찬가게 등 공급사에 전달→당일 새벽 제조 및 배달기사 통해 고객에 배송하는 절차를 거친다. 주문과 결제 등은 프런트9이 아파트입주자대표회와 협약해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뤄진다. 박 대표는 "현재 대표적인 것이 반찬 배달 서비스다. 많은 유통기업들이 새벽배송을 하는 추세인데 우리도 반찬 등을 새벽배송하고 있다. 신선한 식품을 직전에 만들어 직접 배송하면 보관창고가 필요없다. 물류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 사전에 주문받은 양을 만들기 때문에 버리는 음식도 없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사업을 위해 박 대표는 서울 대치동에 있는 반찬가게 '매일식품관'을 올해 초 인수했다. 지난 6월엔 송파구에서 27년간 반찬가게를 운영한 '몽촌반찬'도 인수했다. 퓨전 음식이 많은 매일식품관은 가지수만 80~100개, 어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몽촌반찬은 250여 가지가 있다. 매일식품관은 현재 롯데백화점 동탄점, 미아점, 평촌점 외에 경기 광교 갤러리아 등에도 입점해 있다. 프런트9의 타깃은 아파트다. 특히 서울 강남, 송파, 서초, 강동과 경기 과천, 용인에 있는 주로 1000가구 이상의 대형 아파트가 공략 대상이다. 첫 고객은 서울 송파에 있는 1137가구의 위례호반베르디움이었다. 박 대표는 "물류를 효율화하기 위해선 대형 아파트가 좋다. 올해 상반기까지 이들 지역의 8개 아파트, 1만3000가구를 고객군으로 확보해 서비스를 하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20개 단지, 2만6000가구 가량을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프런트9이 자체 새벽배송망을 통해 아파트에 거점배송을 하면 고객의 집까진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는 배송원들이 배달하는 구조다. 서울에 있는 일부 아파트에선 로봇업체와 제휴해서 로봇배송 시범서비스도 하고 있다. 박 대표는 "배송원들에겐 개당 평균 1500원의 배송비가 수입으로 돌아간다. 아파트 배송원의 경우 최소한 10개 이상, 숙련되면 하루에 18~20건도 가능하다. 배송원들이 적정한 수입을 가져갈 수 있도록 나를 비롯해 우리 직원들이 현장을 뛰어다니며 직접 테스트해 최적의 가격을 책정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프런트9은 샐러드, 샌드위치 등 일부 품목은 지역의 소상공인과 연계해 고객들에게 구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영업자들과 상생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프런트9은 지난 9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민간투자 주도형 기술 창업지원, 즉 '팁스(TIPS)'의 스포츠 분야에 선정되기도 했다. 프런트9은 팁스에 선정되면서 아파트 입주민에게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데이터 기반의 토탈 헬스케어 건강 식단 매칭 플랫폼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대학을 졸업하고 일본계 반도체 회사에 근무하다 한국의 온세통신과 하나로통신에서 상품 기획 업무를 담당했다. 그러다 창업해 대기업 전자회사·통신회사 협력업체를 했다. 한때 유행하던 'V컬러링'과 통신사 부가 서비스 중 일부가 박 대표의 작품이다. "세번째 창업한 회사가 배달대행플랫폼이었다. 배달형 공유주방은 내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했던 사업이다. 그러다 도로명주소가 나오면서 배달시장이 격변해 F&B시장으로 눈을 돌리기도 했다. 프런트9은 4번째 창업한 회사다. 플랫폼회사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지만 오프라인 기반없이는 관련 사업이 힘들다는 것을 깨닭았다. 프런트9이 9가지의 사업 장착을 목표로 한 만큼 앞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접목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사업이 아파트라는 주거공간을 타깃으로 하면서도 로컬상인들과 공존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변 분들과도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노력해나갈 것이다."

2022-10-31 14:54:42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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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가 만난 기업人]제주 천연재료로 화장품시장 공략나선 유씨엘 이지원 대표

80년에 화장품 원료 메이커 회사 출발…화장품 OEM·ODM社 도약 제주공장·연구소 10년 가까이 운영…'메이드 인 제주' 150개 품목 인천 송도에 3공장 예정, 회사 추가 성장위해 기업공개(IPO)도 목표 李 "해외에서 할 일 많아질 것…직원들과 성장·꿈 함께 꾸겠다" 포부 【애월(제주)=김승호 기자】"제주의 자연을 이용해 천연·유기농 화장품 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이다. 화장품 회사들이 유씨엘을 만나면 분명 제품 론칭이 쉽다고 생각할 것이다." 1980년 화장품 원료 메이커 회사로 시작한 유씨엘(UCL)이 인천 남동공단에 이어 제주 애월에 만든 화장품 공장과 연구소를 통해 자연주의 화장품 시장을 공략해나가고 있다. 애월공장은 터를 잡은지 내년이면 꼭 10년이 된다. 향후엔 인천 송도에도 공장을 추가 예정하고 있다. 그만큼 UCL의 경쟁력과 성장성이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모습이다. "10여년전 프랑스에서 유명브랜드 회사의 공장을 방문한 때가 있었다. 그런데 그 공장이 산업단지가 아닌 밭이 있는 허허벌판 한가운데에 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특히 공장은 주변의 대학, 연구기관, 농가들과 유기적으로 협력하며 훌륭하게 운영하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도 자연과 가까운 곳에 꼭 공장과 연구소를 짓자고 마음먹었다." 애월에 있는 UCL 사무소에서 만난 이지원 대표(사진)의 말이다. UCL는 'Un Changed Love'의 줄임말이다. 그후 이 대표는 공장터를 보기 위해 연고도 없는 제주 곳곳을 찾아다녔다.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 공장을 만들기 위해 인근 주민들에게 진정성을 알려나갔다. "처음엔 공장 인허가를 받는 것이 쉽지 않았다. 주민분들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도 했다. 농가와 협업해 화장품 회사로서 성공사례를 반드시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부동산으로 장사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주민들께서 우리의 편이 돼 주셨다." 이 대표는 진심이라는 것을 보여주기위해 아이를 데리고 제주로 내려와 1년 반을 살았다. 지금은 그것이 발판이 돼 여성기업인으로선 드물게 제주도 명예도민이 되기도 했다. 공장을 완공하고나선 직원들과 화장품에 쓸 수 있는 재료를 찾기 위해 또다시 제주를 누볐다. "제주엔 당근이 유명하다. 당근 이파리는 그냥 버려진다. 그런데 당근 이파리엔 탈모에 효과적인 원료가 포함돼 있다. 이미 특허도 냈다." UCL의 특허 중 하나인 '당근의 지상부 추출물을 포함하는 탈모 방지 또는 발모 촉진용 조성물'은 그렇게 탄생했다. ▲올벚나무를 포함하는 항염증용 조성물 ▲로즈마리 정유와 비자나무 잎 정유를 포함하는 향료 조성물 ▲마유를 포함하는 산화성 염모제 ▲제주현무암 분말을 함유하는 화장품 조성물 등이 모두 제주에서 찾은 화장품 원료와 특허들이다. UCL이 '제주화장품 인증제'(JCC)를 통해 인증받은 브랜드만 현재 150개가 넘는다. JCC는 제주산 청정자연 원료를 10% 이상 함유하고, 제주의 물과 공기를 담아 현지에서 생산하는 완제품에게만 주는 품질인증제도다. UCL이 개발한 이들 '메이드 인 제주(Made in JEJU)' 제품은 LG생활건강, CJ올리브네트웍스 등에 공급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제주에 공장을 차린 만큼 지역사회에서 고용을 창출하는 것에도 적지 않은 신경을 쓰고 있다. 그는 "제주 근무 인력의 99%는 현지에서 채용했다. 공장과 연구소를 운영한지 10년 가까이 되고 회사가 제법 알려지다보니 우수인재들이 많이 들어와 큰 힘이 된다. 제주대와 협력을 통해 산학협력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UCL은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지난해엔 실적이 잠시 주춤했다. 해외 고객사 미팅 등을 통한 판로개척이 여의치 않아 성장에 발목이 잡히면서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40% 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신제품 개발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제주공장을 가동한 뒤 손익분기점 첫 달성도 올해 가능할 전망이다. 향후 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채비도 서서히 갖추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오히려 온라인을 통한 비즈니스 기회가 넓어진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송도 첨단산업 클러스터내에 제3공장 설립을 위한 준비도 잘 되고 있다. UCL 전체 매출 가운데 대기업과 수출 비중이 40%, 인디 화장품 브랜드가 60%로 분산도 잘 돼 있다." 이 대표는 시아버지로부터 회사를 물려받은 독특한 케이스다. "(대표를 맡게 된 것은)내가 일하고 싶었던 이유가 가장 컸다. 창업주께선 매출 100억원 짜리 중소기업을 100개 만드는 것을 꿈꾸셨다. 지금도 회사의 구원투수 역할을 하고 계신다." 이 대표의 시아버지는 제주에서 제법 큰 무항생제 광어양식장을 운영하며 '꿈'을 위해 경영 일선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는 "화장품 업계에서 성장은 무궁무진하다. 특히 해외에서 우리가 할 일이 더욱 많아질 것이다. 직원들과 그 길을 함께 갈 것이다. 회사의 성장이 곧 직원들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럴러면 (직원들을 위해서라도)돈을 많이 벌어야할 것 같다(웃음)"고 말했다.

2022-10-16 10:37:04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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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가 만난 기업人]대한민국 전력반도체 '1등 기업' 꿈 파워큐브세미 강태영 대표

2013년 회사 창업해 외길…실리콘카바이드 중심 '차세대' R&D 집중 지적재산권 확보 '올인'해 韓 특허 14건, 美 특허 2건등 기술력 키워 中 전기車 회사에 기술 수출…국내 완성차社와 '산화갈륨' 개발 진행 강 대표 "정책·자본 선순환 반도체 분야도 절실…고용 창출 높을 것" "차세대 전력반도체 시장에서 대한민국 1등 기업이 돼 '게임체인저' 역할을 하는 것이 우리의 꿈이다." 창업 10년 남짓한 회사가 우리나라 '차세대 전력반도체 시장 1위'라는 당찬 포부를 내세우고 있다. 전기자동차 등이 빠르게 늘면서 전력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의 실리콘(Si)이 아닌 실리콘카바이드(SiC), 그리고 더 나아가 산화갈륨(Ga2o3) 등 '차세대' 소재를 적용한 전력반도체 분야에서 차별화한 기술력을 쌓아가고 있는 파워큐브세미와 강태영 대표(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전력반도체란 전자기기에 들어오는 전력을 다루는 역할을 하는 반도체를 말한다. 전기 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해 직류·교류 변환, 전압·주파수 변화 등 제어처리를 수행하는 모든 반도체를 전력반도체라고 부른다. 전력반도체는 전기차를 비롯해 데이터센터 서버, 로봇, 태양광 발전설비, 풍력 발전설비, ESS(에너지 저장장치) 등에 두루 쓰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의 현대·기아차 전기차향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 시장 규모는 올해 2520억원에서 2025년엔 1조23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실리콘카바이드는 실리콘에 비해 인버터를 작게 만들 수 있다. 전력 변환 효율도 매우 뛰어나다. 특히 신뢰성과 수명 등에서 부합해야하는 전기차의 경우 SiC가 이를 충족해준다. 우리는 관련 기술 개발을 이미 끝냈다." 2013년 당시 파워큐브세미를 창업한 강 대표의 설명이다. 강 대표는 당초 센서가 주전공이었다. 열화상카메라 등의 이미지센서를 만들었다. 하지만 다니던 회사가 문을 닫았다. 그의 창업은 그렇게 시작했다. "창업 당시 세상은 반도체 소자엔 관심이 많지 않았다. 대부분은 반도체 장비나 일반 정보기술(IT), 게임 등에 집중했다. 그래서 배울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었다. 우리가 돈을 만들고 스스로 배우면서 터득해야했다. 한때는 운영자금이 바닥나기도 했다." 그가 당시를 담담하게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 대표가 창업팀원들과 6년간 집중한 것은 연구개발(R&D)을 통해 특허 등 지적재산권(IP)을 취득하는 일이었다. '족보'가 없다보니 IP를 만드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노력으로 현재 파워큐브세미는 국내 특허 14건, 미국 특허 2건, 국내 출원 5건, 미국·중국 출원 2건 등의 지식재산권을 확보하고 있다. 파워반도체 시장이 열릴 때까지 버텨야했기에 그 사이 히터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반도체·디스플레이와 산업용 기기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 히터는 지난해까지 파워큐브세미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컸다. 고집스럽게 기술을 개발하다보니 기회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찾아왔다. 2019년 당시 한국과 일본이 무역분쟁을 하면서 소재·부품·장비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면서다. 강 대표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금속 산화막 반도체 전계효과 트랜지스터'(모스펫·MOSFET)를 개발하는 연구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한·일 무역분쟁이 불거졌다. 일본의 한 글로벌회사 관련 제품을 쓰던 한국에서 '모스펫'에 대한 관심이 늘며 우리가 급부상했다"면서 "게다가 회사가 만들던 히터도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던 제품을 완벽하게 대체하며 외부로부터 인정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후 파워큐브세미는 조달청 우선 입찰업체 등록, 벤처기업·기술혁신기업 인증, 소재·부품·장비전문기업 인증 등을 거쳐 올해 초엔 중국의 글로벌 전기차 회사에 고성능 전력반도체인 650V 슈퍼 정션(supre junction) 모스펫을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게다가 실리콘카바이드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유연해 전력반도체를 IC형태로 가공이 가능한 산화갈륨(Ga2o3)과 관련해선 국내의 한 완성차 회사와 기술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산화갈륨은 탄화규소(SiC), 질화갈륨(GaN)과 같은 광대역 화합물 반도체 물질로 실리콘을 소재로하는 반도체보다 고전압에서 반도체 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이때문에 반도체를 소형화, 고효율화할 수 있어 차량용 반도체 등에서 활용도가 매우 높다. 국내 전력반도체 1세대로 꼽히는 파워큐브세미의 경신수 연구소장은 산화갈륨 관련 R&D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7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파워큐브세미는 현재 충남 천안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공장은 빠르면 2024년께 완공해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이듬해엔 증권시장 상장도 계획하고 있다. 강 대표는 "전력반도체와 히터 제품은 고전압이다보니 자체적으로 신뢰성 테스트가 절실하다"면서 "천안공장이 완공되면 이와 관련한 테스트가 가능하게 된다. 이로써 회사는 반도체 설계 뿐만 아니라 단품과 모듈화 제조 기능까지 갖추게 돼 이익률이 더욱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워큐브세미는 2025년 매출을 700억원까지 목표하고 있다. 그러면서 강 대표는 "내가 창업할 땐 전력반도체에 대한 관심이 많지 않았다. 우리도 미국, 대만과 같이 반도체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더욱 절실하다. 정책과 자본의 선순환이 반도체 분야에서 일어나야한다. 지금이야 (우리는)먹고사는게 문제지만 정책과 투자는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호의적이어야한다. 그래야 인력 고용 효과도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2-09-26 15:15:57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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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가 만난 기업人]'美 아마존 1등' 노하우 살려 中企 수출 지원군 나선 KDC 이태목 대표

삼성맨, 국회의원보좌관, 경기도 북미사무소장등 경력 갖춰 한국산 '큐브형 빔 프로젝터'로 2016년 9월2일 아마존서 1등 최근 '이것만 알아도 아마존 1등…' 펴내며 中企 수출길 지원 李 "K-알리바바 같은 시스템 구축해야…해외 물류센터 절실" 세계적인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제품으로 1등을 한 기업인이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대한민국 중소기업 수출지원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을 공략하려는 한국 중소기업들에게 아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고 나서면서다. KDC(Korea Distribution Center) 이태목 대표(사진)가 바로 그다. "새로운 시대엔 새로운 형태의 중소기업 수출지원시스템이 필요하다. 지금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시장이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 중소기업들이 해외 유통채널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이젠 수출지원체계를 완전히 바꿔야한다. 'K-알리바바(Alibaba)'와 같은 시스템을 빨리 만들어야한다. 현지에서 우리 중소기업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동물류센터를 구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삼성맨, 국회의원보좌관, 경기도 자문관·북미사무소장을 거쳐 지금은 사업가로 변신한 이태목 대표가 무거운 이야기부터 꺼냈다. 이 대표는 "올해로 60년 된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오래된 시스템과 수출 지원조직으론 우리 중소기업 수출을 지원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코트라 개혁론'도 폈다. 84년 초 삼성그룹 공채 24기로 삼성에 들어간 그는 생산관리, 신규사업, 방산영업 등을 거쳐 삼성전자에서 인사부장, 총무부장, 홍보그룹장 등을 역임했다. 대학에서 전자공학과를 전공하고 엔지니어로 입사한 이로선 다소 이례적인 직함들이다. 레이저거리측정기를 개발해 2005년 당시 '이병철회장상'이라고도 불리는 삼성그룹 기술상을 받은 것이 그의 전공을 말해주는 정도다. "꼭 22년을 삼성에 있었다. 그 사이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위원장 보좌관을 1년 6개월 정도 했다. 당시가 2000년이었다. 그러다 다시 친정으로 돌아가 파견 형식으로 경기도 투자유치자문관을 맡았다. 당시 유니버설 스튜디오, 레고랜드, 실내스키장 등 경기도의 대형개발 투자유치사업을 담당했다. 이후 경기도가 로스앤젤레스(LA)에 북미사무소장을 설립하면서 삼성을 그만두고 소장으로 갔다. 2009년 9월이었다." 이 대표는 2014년 12월까지 소장 직함을 갖고 있었다. 지자체에서 코트라와 같은 지사화 사업과 수출촉진단, 시장개척단 지원 업무를 했지만 기업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도 몸소 체험했다. 지사화사업을 해외수출대행사업으로 탈바꿈하려는 시도도 했지만 도지사가 바뀌면서 이마저 여의치 않았다. 그는 31년간의 월급쟁이 인생을 청산하고 아예 미국에서 사업을 하자고 마음먹었다. 기회는 우연찮게 찾아왔다. 이 대표는 이후 SK텔레콤에 다니는 고교 동기의 부탁으로 SKT가 한국의 중소기업과 함께 개발한 세계 최초의 포커스 프리 레이저 빔 프로젝터인 'UO 스마트 빔 레이저'를 미국 CES에서 선보이는 행사를 도왔다. "행사 지원업무를 하다 아예 손바닥 안에 쏙 들어갈 정도의 큐브형 빔 프로젝터를 미국에 유통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독점계약으로 미국 판매권도 따냈다. LA, 시카고, 뉴욕, 뉴저지, 텍사스 등 한인 시장이 메인타깃이었다. 한인 파트너들과 계약도 했다. 개당 400달러가 넘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초도 물량 1000개가 일주일도 안돼 다 팔렸다. 돈이 좀 되겠다고 생각했다.(웃음)" 하지만 그뿐이었다. 간절하게 기다리던 추가 주문도 없었다. 초기 제품이라 에러도 많아 반품도 적지 않았다. 6개월 만에 이 대표는 쓴 맛을 봤다. 수중에 남은 돈도 없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순 없었다. 뭐라도 해야했다. 우선 직원부터 늘렸다. 한인 등이 아닌 미국내 주류층 대상 영업을 우리가 직접 하자고 마음먹었다. 직원들과 매일 길거리, 쇼핑몰 등을 찾아다니며 빔 프로젝터를 시연해 제품을 알렸다. 그랬더니 기회가 하나 둘씩 열리기 시작했다." 1년3개월 정도 수 많은 오프라인을 통해 노력한 결과물이 예기치 못한 아마존에서 나타났다. 그는 "100등을 하던 우리 제품이 가속도가 붙더니 고작 일주일 정도밖에 안돼 1등으로 치고 올라가더라. 그날이 2016년 9월2일이었다. 날짜는 절대 잊어버리지 못한다. 하루에 100개 가량, 금액으론 3만~4만 달러 어치가 팔려나갔다. 너무 기뻐 직원들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이 대표가 아마존에서 1등을 하기까지 '아마존마케팅서비스(AMS)'에서 투자한 돈은 하루 평균 2~3달러 정도가 고작이었다. 1년 넘게 오프라인을 통해 각종 시연과 컨벤션 등 종합 마케팅을 한 결과가 온라인 아마존에서 빛을 본 것이다. 그는 "아마존이 종합성적표인 셈이다. 우리 제품을 오프라인에서 접한 소비자들은 아마존에서 제품을 찾아 구매했다. 여기서 '가격정책'이 매우 중요하다. 지금은 인공지능(AI)이 온라인을 통해 가격을 다 보고 있다. 한 곳에서 가격이 1달러 떨어지면 다른 곳도 (AI가)바로 1달러를 내린다. 가격이 일관성 없으면 개척한 시장을 다 놓칠 수도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지난 7월엔 '중소기업 해외진출전략 비즈니스 바이블-이것만 알아도 아마존 1등 한다'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보잘것없는 사업 경험을 갖고 책을 쓰게 된 이유는 미국에 진출하길 원하는 한국의 많은 중소기업들에게 분명 도움이 된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한국 중소기업들에게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

2022-09-12 10:47:23 김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