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는 흔들, SSM은 다시 성장 가도?…소용량·퀵 배송 전략 통했나
대형마트가 줄줄이 폐점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는 사이, 기업형 슈퍼마켓(SSM)가 과거와 달리 성장세를 보이는 모양새다. 퀵 배송 서비스, 소용량 제품 공급 등이 주 성장 요인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방을 중심으로 대형마트가 속속들이 폐점되고 있는 가운데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롯데슈퍼, 이마트 에브리데이 등 기업형슈퍼마켓(SSM)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SSM은 대형마트와 동네 슈퍼마켓의 중간 형태의 기업형 슈퍼마켓을 의미한다. 주로 대형 유통 기업이 운영하며, 중소규모 매장에서 다양한 생필품과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것이 특징이다. 과거 SSM은 대형마트에 밀려 위기를 맞았다. 대형마트와 전통적인 동네 슈퍼마켓 사이에서 뚜렷한 차별점을 갖추지 못한 점, 대형마트에 비해 약한 상품 경쟁력과 가격 경쟁력이 주요인으로 꼽혔다. 여기에 편의점이 근거리 쇼핑 채널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자, SSM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그랬던 SSM이 다시 성장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자료에 따르면, SSM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감률은 지난 2021년과 2022년 각각 ▲9.1% ▲2.5%로 감소세를 기록했으나 2023년에는 3.7% 증가로 반등했다. 특히, 2024년 1분기에는 매출 증감률이 8%에 달하며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마트와 비교했을 때도 SSM의 성장는 유의미하다. SSM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5.6%, 대형마트는 같은 기간 0.7% 증가했다. 마트 전체 오프라인 시장 매출 비중이 53.3%인데 반해, SSM 비중은 2.6%로 높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SSM의 매출 증가율은 시장 규모 대비 높은 성과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흐름은 점포 수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9월 기준, SSM 점포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9% 확대된 반면, 대형마트는 1.1% 감소했다. 실제 대형마트는 지방을 중심으로 점포 폐점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2월 부산 서면점을 영업 종료했다. 이어 5월에 서울 목동점, 7월에 대전 서대전점과 경기도 안양점을 닫았다. 오는 2027년 상반기에는 순천 풍덕점을 폐점한다. 이마트 역시 지난 4월 천안 펜타포트점, 지난 5월 상봉점을 닫았다. 업계에 따르면, SSM의 성장 배경으로 퀵커머스 서비스가 지목된다. GS리테일은 우리동네GS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퀵커머스 서비스를 실행 중이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와 이마트 역시 지난해 8월, 지난 6월 각각 배달의민족 내 '장보기·쇼핑'에 입점하면서 퀵커머스 시장 공략 가속화에 나섰다.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SSM의 소용량 제품 판매가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홀로 자취를 하고 있다는 이 모 씨는 "혼자 사는 만큼 대량으로 사면 음식을 둘 곳도 없고, 다 음식물 쓰레기가 돼 부담스럽다"며 "간단하게 소용량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같은 마트를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비 트렌드에 맞춰 업계도 SSM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롯데슈퍼는 최근 롯데슈퍼 도곡점을 SSM 최초 식료품 전문 매장인 '그랑그로서리 도곡점'으로 리뉴얼 오픈했다. 이 매장은 5,000개 이상의 식료품 상품을 구비해 일반 롯데슈퍼 점포보다 약 30% 더 많은 품목을 취급하고 있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매장 전환에 대해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이 근거리에 위치한 식료품점을 방문해 필요한 물품을 그때그때 소량으로 구매하는 소비 패턴이 확산되는 배경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선기자 wotjs4187@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