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에 다가온 ‘슈퍼주총데이’…관점포인트는 ‘사업재편·주주친화’
[메트로신문 정은미기자] 12월 결산 상장사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내달 11일 삼성, 현대차, 포스코를 시작으로 본격 개막한다. 올해 주총에서는 주주들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기업의 인식 전환에 따라 주주친화적인 정책들을 담은 정관 변경 안건이 다수 상정됐으며,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따라 사업재편 안건도 포함됐다. 23일 재계와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내달 11일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카드, 삼성화재 등 삼성 계열사와 현대모비스, 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을 시작으로 릴레이 주총에 돌입한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주력 계열사는 이번 주총에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를 추진한다. 지난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정관 변경에 나선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이사회의장의 기본 요건을 대표이사에서 이사로 변경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이 안건이 통과되면 통상적으로 대표이사(CEO)가 겸해왔던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 등 다른 이사들이 맡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삼성SDI, 호텔신라 등도 같은 날 열리는 주총에서 이 같은 안건을 올리기로 했다. 또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제3자에 대한 신주발행 한도도 전체 발행주식의 20%를 넘지 않는 범위 내로 축소하는 변경안과 연 1회 중간배당이 가능하도록 한 기존 정관을 분기 말에 배당할 수 있는 길도 열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도록 오랫동안 규정됐던 정관을 바꾼다는 자체는 의미 있는 변화로 볼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이사회의 유연성과 책임기능 등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내달 11일 예정된 현대모비스 주총에서 지난달 임기가 종료된 정몽구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처리한다. 정 회장은 현재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를 등기이사직을 맡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 역시 같은 날 열리는 현대차 주총에서 등기이사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 기아차, 현대제철, 현대오토에버 등 주요 계열사의 등기임원을 맡고 있다. 또 기아자동차는 지난해 현대자동차에 이어 소액주주 권익 보호를 위해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투명경영위원회'를 이사회에 설치할 예정이다. 우선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요구 사항을 청취한 뒤 2분기 중에 정기 이사회를 거쳐 투명경영위를 설치할 것으로 보인다. 내달 18일 예정된 SK텔레콤, SK컴즈 등 SK그룹 계열사 주총에서는 최태원 회장의 등기이사 참여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최 회장은 SK·SK C&C·SK이노베이션·SK하이닉스 등 4개 회사 등기이사를 맡아왔으나 지난 2014년 횡령 혐의로 수감되면서 모든 계열사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한 바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등기이사를 맡는 것을 주요 계열사의 이사 추천위원회 등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인수합병(M&A)를 통해 최근 SK에 합류하는 SK머티리얼즈·CJ헬로비전 등은 이번 주총에서 자금을 마련하고 사업재편을 위한 근거 마련에도 나선다. LG화학, LG생활건강, LG상사 등 LG 계열사는 내달 18일 주총을 소집했다. 이번 주총에서 LG그룹은 신성장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구본준 부회장의 LG화학 등기이사 선임을 추진한다. 구 부회장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으로, LG전자 CEO를 역임하다 올해부터 지주사로 자리를 옮겨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았다. 창사 후 47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적자를 기록한 포스코는 내달 11일 열리는 주총에서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기술 판매 및 엔지니어링 사업을 새롭게 추가한다. 이는 파이넥스 등 고유기술에 대한 해외 진출을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분기배당제를 도입안을 정관에 추가했다. 포스코는 그동안 중간배당과 결산배당 등 연 2회 배당을 실시해왔다. 이번 정관 개정안이 통과되면 주주들에게 분기마다 배당을 실시할 수 있다. GS그룹의 상사업체 GS글로벌도 내달 18일 주총에서 발전소 사업 추진을 위해 국내외 발전사업을 추가할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주총 역시 내달 11일과 18일 등 특정일에 몰린 슈퍼주총데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요 기업의 지난해 실적이 주주들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 점에서 주주친화 정책을 요구하는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