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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제약/의료/건강

[르포] 유한양행 100주년, 버드나무에서 피어난 K제약..."세계로 뻗는 청년 기업"

윌로우 하우스 1층 전경 /유한양행.

유한양행의 100주년을 기념하며 역사적 발자취를 따라가 봤다. 창업주 유일한 박사가 왜 존경받는지 그리고 미래 글로벌 제약시장을 어떻게 개척하고 있는지에 대한 답이 현장에 남아있다. 유한양행은 100년은 뿌리 위에서 꽃을 피운 '청년 기업'이다.

 

지난 24일 방문한 서울 동작구 대방동의 '윌로우 하우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유한양행을 상징하는 거대한 푸른 빛의 버드나무 로고가 관람객을 압도한다.

 

버드나무는 독립운동가 서재필 박사가 창업주 고(故) 유일한 박사에게 '나라와 민족의 유용한 재목이 되라'며 선물한 목각판에서 유래했다. 기업명 자체도 서사가 깊다. 멀리 타국에서도 한국인임을 잊지 않기 위해 유일한 박사의 성 버들 유(柳)에 한국 한(韓)을 합치고, 특정 업종에 머무르지 않고 널리 사업을 펼치겠다는 뜻의 양행(洋行)을 붙였다. 버드나무 그늘 아래서 시작한 100년의 여정은 한국 제약산업이 걸어온 거목의 길이기도 하다.

 

전시관 중심 벽면을 가득 채운 황금빛 글귀들은 자본주의 정글 속에서 유한양행이 지킨 정체성을 전달한다. '기업의 제1 목표는 이윤의 추구이다. 그러나 그것은 성실한 기업활동의 대가로 얻어야 하는 것이다', '기업에서 얻은 이익은 그 기업을 키워 준 사회에 환원하여야 한다' 등 유일한 박사가 남긴 명언들은 오늘날 유한양행을 살리는 가장 강력한 영양분이다.

 

이 기업가 정신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보적인 선진 지배구조로 실현됐다. 유한양행은 소유와 경영이 완전히 분리된 구조를 갖췄다. 창업주의 자녀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는다. 공익법인 유한재단과 유한학원이 대주주이며 평사원 출신의 최고경영자(CEO)가 임명된다. 기업이 창출한 이익은 주주 배당을 통해 다시 유한재단과 유한학원으로 환원되어 교육 등 사회 부문에서 쓰인다.

 

창업주 일가의 세습이나 경영권 분쟁 없이 신뢰로 이어지고 있는 이 전통은 유일한 박사의 유언이기도 하다. 친필 유언장은 빛바랜 종이로 보관됐고 '소유 주식을 비롯한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해 교육 및 사회공헌에 써달라'는 대의는 박제됐다.

 

윌로우 하우스 2층 메모리얼 홀에는 각종 유한양행 개발 의약품이 전시되어 있다. /유한양행.

특히 창업주가 목숨과도 같았던 자산을 전량 투입해 일궈낸 것은 국산 의약품이다.

 

그 첫 걸음에는 국민 상비약 '안티푸라민'이 있다. 1933년 출시한 유한양행 최초의 자체 의약품으로 전시되어 있는 초록색 캔에는 '의약품 부족으로 고통받는 국민을 돕겠다'는 신념이 담겼다.

 

과거 안티푸라민이 상처를 어루만졌다면 현재는 폐암 신약 '렉라자'가 세계를 이끈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개발한 제31호 국산 신약이자 글로벌 블록버스터 약물로 도약하는 치료제다.

 

또 렉라자를 비롯해 유한양행의 파이프라인은 마르지 않는 샘물이다.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글로벌 빅파마는 물론, 인벤티지랩 등 유수의 국내 바이오벤처들과도 파트너십을 강화한다.

 

윌로우 하우스 3층 비전 홀에는 미래 전략이 소개되어 있다. /유한양행.

아울러 유한양행은 글로벌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 세계 지도 위에 치밀한 글로벌 4대 전략을 선명하게 그려놓았다. 미국·유럽·일본을 혁신신약 수출과 글로벌 상업화의 거점으로 정조준한다. 캐나다, 스위스, 호주 등에는 해외 공동연구 기지를 세웠고 아시아, 러시아, 중남미 등에서는 원료의약품 사업을 활발히 한다.

 

이 원대한 발걸음을 뛰게 하는 든든한 심장은 오창 공장과 오송 공장이다. 글로벌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cGMP)을 충족하는 생산 시설과 역량이 뒷받침된다.

 

이날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이제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다"며 "혁신하여 더 좋은 약을 만들고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는 바른 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윌로우 하우스는 1962년 준공 후 60년 동안 유한양행의 성장과 발전을 이뤄낸 공간이다. 1996년까지 35년간 본사였고 1997년에는 신사옥이 마련되면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됐다. 올해부터는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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