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기업형 슈퍼마켓(SSM) 사업부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으로 밀린 직원 임금 일부를 지급했으나,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신규 자금 지원과 청산 가능성을 둘러싸고 날 선 공방을 벌이며 파국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23일 유통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임금을 비정상적으로 지급해 온 홈플러스는 25%만 지급했던 4월 급여와 5월 급여, 휴업수당 등을 이날 오전 직원들에게 지급했다.
사측은 임금 지급 자금의 구체적인 출처를 밝히지 않았으나, 전날 타결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 대금으로 급한 불은 껐으나 지난 21일 나왔어야 할 6월 급여가 다시 밀리는 등 자금난은 지속되고 있으며, 수정 회생계획안상 정상화에 필요한 유동자금은 여전히 2000억 원 수준이 부족한 상태다.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는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에 2000억 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대출(DIP 금융)을 지속해서 요청해 왔다. 메리츠금융은 1000억 원을 에스크로(조건부 예치) 계좌에 예치하며 지원 의사를 밝혔으나, 실제 집행 조건으로 MBK파트너스의 직접 금융지원 및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개인 연대보증을 요구하면서 양측의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갈등이 깊어지자 MBK파트너스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메리츠금융이 홈플러스의 회생보다 법정 최고이자율인 연 20%의 연체이자를 챙길 수 있는 '청산'을 노리고 자금 지원에 미온적으로 임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MBK파트너스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은 홈플러스 부동산에 대해 1조 5600억 원의 담보가로 1조 3000억 원을 대출해 줬으며, 법원의 경매를 거치지 않고 사적으로 매각해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는 부동산신탁 방식을 활용했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가 파산해 청산 절차를 밟을 경우, 메리츠금융은 회생신청 시점인 2025년 3월 4일부터 약정된 연 20%의 연체이자를 적용받아 원금 외에도 5000억 원 이상의 금융이익을 얻게 된다는 설명이다. MBK파트너스는 회생은 모든 이해관계자가 상생하는 길이지만 청산은 메리츠금융에만 원금 대비 약 40% 수준의 막대한 수익을 안겨주는 반면 임직원과 협력업체, 소상공인 등에게는 심각한 손실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메리츠금융그룹 측은 MBK파트너스의 주장에 대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계산된 개념상의 수치일 뿐"이라며 즉각 반박했다.
메리츠금융 측은 회생신청 이후 이자가 지급되지 않아 대출 계약조건에 따라 연체이자가 장부상 자동으로 발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이를 수취할 수 있는지 여부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연체이자 발생은 금융기관 입장에서 채권 미회수 리스크가 그만큼 급증했음을 의미할 뿐, 연체이자를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금융기관은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청산 시에는 부동산 담보 가치가 대출 원금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2025년 3월 회생신청 이후 홈플러스의 회생을 최우선으로 두고 대출금 상환 및 이자 지급에 대해 일체의 독촉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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