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외연 확장을 위해 단행한 참모진 개편이 오히려 당내 핵심 지지층의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청와대는 이념과 진영을 넘어선 '통합형 탕평 인사'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지지층 내부에서는 정권의 정체성을 뒤흔드는 '도 넘은 타협'이라며 격앙된 반응이 쏟아지는 모양새다.
21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번 정부의 인사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게시글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 온라인 포털에 게재된 댓글은 현재 강성 지지층이 느끼는 배신감의 수위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해당 글의 작성자는 이번 인선을 "대통령의 큰 뜻이나 통합 행보로 포장질하지 말라"고 일갈하며 새롭게 가세한 참모진들의 과거 전력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가장 먼저 타깃이 된 인물은 한찬식 전 검사장이다. 그는 문재인 정부 시절 서울동부지검장으로서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를 총괄하며 청와대 압수수색을 강행했던 인물이다. 지지층 사이에서는 "과거 민주 진영을 궤멸시키기 위해 표적 수사를 벌였던 인사를 어떻게 현 정권의 핵심 요직에 앉힐 수 있느냐"는 분노가 극에 달해 있다. 해당 네티즌은 "문재인, 유시민, 정청래를 수사로 죽이려 했던 의도 아니냐"며 강한 적대감을 드러냈다.
언론 및 노동 정책을 총괄할 성기홍 홍보소통수석과 김경자 사회수석에 대한 시선도 냉랭하기만 하다. 성 수석은 연합뉴스 사장 시절 편집권 독립성 논란으로 언론 노조와 대립했던 이력 때문에 "공영언론을 망가뜨린 인물"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 수석의 경우 지난 2020년 민주노총 지도부 시절 노동계 내부의 강한 반발을 무릅쓰고 사회적 대타협을 추진하다 사퇴했던 전력 탓에 도리어 보수 언론의 대접을 받으며 "노동계의 결속을 해치려 했던 인물"이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정치권에서는 청와대가 이번 인사 개편을 통해 지방선거 이후의 불리한 정치 국면을 전환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와 여당 입장에서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자리를 내주는 등 불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았고, 60%대를 안정적으로 웃돌던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도 하락한 상태다. 이에 청와대는 인물 교체를 통해 지선 패배 분위기를 환기하고 공직기강을 다잡아 '속도감 있는 국정 운영'으로 국면을 전환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중도층 흡수를 노리고 꺼내 든 '통합 카드'가 정권을 지탱해 온 콘크리트 지지층의 '심리적 마지노선'을 건드리면서 정부는 이른바 '탕평의 딜레마'에 빠지게된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외연 확장을 위한 인재 영입이 도리어 전통적 지지 기반의 이탈을 부르는 진퇴양난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지층의 정서적 거부감이 극에 달한 인물들을 일방적으로 기용할 경우 내부 결속력이 급격히 약화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탕평과 통합'이라는 국가적 명분과 '지지층의 수용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한 청와대의 정교한 정무적 조율과 대국민 소통이 향후 국정 동력 확보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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