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 제약기업 유한양행이 창립 100주년을 맞아 백년 기업의 위상을 공고히 하며 글로벌 혁신 신약 강자로의 도약을 선포했다. 유한양행이 개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글로벌 상업화가 본격 궤도에 오른 가운데, 본업의 견조한 실적 성장과 '포스트 렉라자'를 내놓기 위한 차세대 파이프라인까지 삼박자가 맞물리며 제2의 도약기가 열렸다.
21일 국내 제약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 20일 서울 대방동에 위치한 구(舊) 사옥을 재단장한 복합문화공간 '윌로우 하우스'에서 창립 100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국내 상장 기업으로는 11번째로 창립 100주년을 달성한 역사적인 순간이다.
이날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기념사를 통해 "유한양행이 100년의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것은 '전진(Progress)'과 '신의(Integrity)'라는 두 가지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혁신 제약사로서 인류 건강에 기여하는 'Great Yuhan, Global Yuhan'의 여정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미래 비전을 천명했다.
◆창립 100년, 미래 100년..."신뢰 위에 약속의 100년 더한다"
지난 1926년 유일한 박사가 설립한 후 국민 보건에 기여하고 있는 유한양행의 발걸음은 힘차다. 특히 국산 신약에 중점을 둔 본업 경쟁력 강화와 해외 사업 등 부가가치 창출로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별도 기준, 전년 대비 4.8% 성장한 2조1056억원의 연간 매출을 기록하며 2조원대 매출 시대에 완전히 안착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02억원으로 전년 대비 57.2% 급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116.7% 증가한 2095억원을 올려 내실과 외형 성장을 모두 챙겼다.
이러한 호실적은 주력 사업인 약품사업의 견조한 성장과 해외 원료의약품(API) 사업의 수주 폭발이 견인했다.
지난해 약품사업으로 1조3904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오창공장의 경구용 고형제 가동률은 100%에 달했다. 실적 성장세를 바탕으로 유한양행은 사업 확장 기반을 다진다. 오송 공장을 건설 중이며 오는 2028년 하반기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오송공장은 약 7억정 수준의 경구용 고형제를 비롯해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담당하게 된다.
해외 원료의약품(API) 사업에도 속도를 낸다. 지난해 해당 사업 매출은 3865억원으로 전년 대비 26.1% 커졌다. 미·중 패권 경쟁에 따른 공급망 다변화 수혜로 한국이 안정적인 생산기지로 대체되면서,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 등으로부터 수주가 늘어난 성과다.
유한양행은 향후 수주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올해 3월 유한화학 화성공장 HC동 증설 작업에 착수했다. 오는 2028년 상반기 상업화 생산이 목표이며 기존 HA동 23만7350리터, HB동 29만5300리터 등에서 HC동 29만2000리터로 생산 역량을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유한화학 안성공장 A·B·F·G동(총 46만2700리터)까지 더하면 100만리터가 넘는 규모다.
◆글로벌 관문 넘은 '렉라자'...제형 개발 등으로 경쟁력 제고
유한양행의 핵심 자산인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지배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렉라자는 2024년 8월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으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후 2025년 유럽(EMA), 캐나다(HC), 일본(PMDA), 중국(NMPA) 등 글로벌 주요 규제기관의 관문을 모두 통과하며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했다.
렉라자는 해외 영토 추가는 물론, 우수한 효능도 지속 입증하고 있다.
임상 3상 MARIPOSA 최신 생존 데이터에 따르면, 렉라자(레이저티닙) 병용군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아직 미도달 상태로 집계됐다. 항암 임상에서 미도달은 약효가 뛰어나 투여 환자의 과반수 이상이 여전히 생존해 있어 통계적 중간값을 산출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렉라자(레이저티닙) 병용군의 mOS는 48개월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대조군 대비 최소 12개월 이상 연장된 값이다. 대조군인 오시머티닙 단독군은 36.7개월을 기록했다.
또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피하주사(SC) 제형 병용요법'도 개발되고 있다. 피하주사(SC) 제형은 약효는 유지하면서도 기존 정맥주사(IV) 제형 대비 투약 편의성과 안전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국내외 의약품 시장에서 SC제형 전환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병용약물의 신제형은 곧 렉라자의 시장 지배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신 성장동력 '포스트 렉라자'...뉴코(NewCo) 전략으로 개발 극대화
유한양행은 렉라자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차세대 파이프라인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종양학, 대사질환, 면역학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글로벌 기술수출을 노리는 유망 물질들이 대거 임상 단계에 진입했다.
우선 종양·항암 부문의 'YH32367', 'YH42946' 등은 표적 항암제 후보물질이다. YH32367은 이중항체 기반 면역항암제로, 종양 표적과 면역 활성을 동시에 구현한다. YH42946은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 계열의 항암제로 암 세포 증식과 전이에 관여하는 HER2 및 EGFR 유전자 변이를 표적한다.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한 'YH32364' 역시 임상 1상 용량증량이 진행되고 있다.
비항암 분야에서는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치료제 'YH25724',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등 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 등이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며 대형 신약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유한양행은 이러한 방대한 신약개발 계획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신규 특수목적법인 뉴코를 운영한다. 각 파이프라인별 전략적 투자를 통해 신속하고 유연하게 상업화를 이뤄낸다는 복안이다.
끝까지 임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데 중점을 둬 주요 운영 주도권은 유한양행이 보유하며 향후 기술이전, 인수합병, 기업공개 등 다양한 출구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가장 좋은 약으로 국민과 인류에 기여하겠다는 유일한 박사의 창업 정신이 지난 100년을 이끌었다"며 "다음 100년에도 혁신적인 국산 신약을 지속 개발하고 글로벌 협력을 계속해 인류 건강에 기여하는 글로벌 제약사로 우뚝 서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한양행 100주년 기념식에서는 유한양행의 성장을 일구고 발전을 위해 헌신해 온 장기근속자에 대한 표창이 전달되며 '백년 기업'이 지닌 상생과 신뢰의 가치를 한층 더했다. 150명의 장기근속자들은 상패와 상금을 받았다.
아울러 행사가 열린 윌로우 하우스는 지난 1962년부터 35년간의 역사를 담고 있는 공간이다. 무엇보다 창립 100주년을 계기로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전날인 19일에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유한양행 관계사, 파트너사, 투자사 등 내외빈을 초청한 대규모 기념 행사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윤동섭 연세대학교 총장,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유일링 유한학원 이사의 축사가 막을 올렸다. 뮤지컬 '스윙데이즈'의 미니콘서트, 케이크 커팅 등 문화 행사가 마련되는 등 유한양행과 파트너사들은 지난 100년의 동행을 축하하는 축제의 장을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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