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3.50~3.75% 동결…점도표 절반은 연내 인상 전망
한은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 전환 가시화”…시중금리 부담도 변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점도표와 물가 전망을 통해 금리 인하 기대를 후퇴시켰다. 한국은행도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 전환의 신호로 평가하면서 7월 금융통화위원회의 논의는 인하보다 인상 필요성이 부각될 전망이다.
18일 금융권 따르면 미 연준은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다. 표결은 12대 0 만장일치였다. 겉으로는 시장 예상에 부합한 동결이었지만, 성명서와 경제전망, 점도표를 종합하면 내용은 비둘기파(통화 완화정책 선호)적이지 않았다.
◆ 물가가 끌어 올린 점도표
연준은 성명서에서 중동분쟁 등에 따른 높은 불확실성에도 미국 경제활동이 견조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생산성 증가와 자본투자는 강한 흐름을 보이고, 고용 증가도 노동력 증가 속도와 부합한다고 봤다. 반면 물가는 에너지를 포함한 일부 부문의 공급충격 영향으로 2% 목표보다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물가안정을 달성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핵심은 경제전망이다. 연준은 올해 성장률 전망을 3월 2.4%에서 2.2%로 낮췄지만,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전망은 2.7%에서 3.6%로 대폭 올렸다. 근원 PCE 전망도 2.7%에서 3.3%로 상향했다. 경기 전망은 낮추면서도 물가 전망을 크게 끌어올린 셈이다.
금리 경로 역시 위로 이동했다. 점도표상 올해 말 정책금리 전망 중간값은 3월 3.4%에서 6월 3.8%로 높아졌다. 2027년 말 전망도 3.1%에서 3.6%, 2028년 말 전망도 3.1%에서 3.4%로 상향됐다. 한은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점도표를 제출한 18명의 위원 중 9명이 올해 25bp(1bp=0.01%포인트) 이상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25bp 인상 전망이 3명, 50bp 인상 전망이 5명, 75bp 인상 전망이 1명이다.
핵심은 금리를 올리지 않았다는 사실보다 연준 내부의 정책 무게중심이 인하에서 동결 장기화 또는 추가 인상 가능성으로 이동했다는 점이다. 성장률을 낮추면서도 물가와 금리 경로를 동시에 끌어올린 것은 연준이 경기 둔화보다 물가 재상승 위험을 더 큰 정책 리스크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체제의 첫 FOMC라는 점도 시장 해석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정책결정문에서는 향후 정책 경로를 시사하는 포워드 가이던스 문구가 삭제됐고, 워시 의장은 본인의 점도표를 제출하지 않았다. 점도표를 포함한 연준의 소통 방식 전반도 재검토 대상에 오르면서 앞으로 시장은 연준의 명시적 안내보다 물가와 고용 등 실제 지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커졌다.
◆ 한은도 긴축 압박권
국제금융시장은 이번 FOMC를 매파적으로 받아들였다. 한은 시장상황 점검회의 자료에 따르면 미·이란 종전 기대감이 이어졌음에도 미 국채금리는 단기물 중심으로 큰 폭 상승(채권값 하락)했다.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13bp 오른 4.18%, 10년물은 5bp 오른 4.49%를 기록했다. 달러화지수는 0.9% 오른 100.39를 나타냈고, S&P500은 1.2% 하락했다.
한은은 이번 FOMC를 글로벌 통화정책의 기조 전환 신호로 해석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연준이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에 이어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한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주요국 통화정책의 기조 전환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통화정책에도 부담이 커졌다. 한은은 이미 지난 5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물가상승 압력과 경기 개선 흐름,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물가가 목표 수준을 웃도는 가운데 환율과 가계대출 부담도 남아 있다. 여기에 연준의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 한은이 먼저 완화 신호를 내기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유상대 부총재는 "연준이 ECB와 BOJ의 금리 인상에 이어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한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주요국 통화정책의 기조 전환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연준 통화정책 경로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대내외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계속 유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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