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가 또 하나의 한국 야구 역사를 새로 썼다. 한동안 침묵하던 방망이가 완전히 깨어난 가운데, 이번에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다 연속 경기 안타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추신수와 김하성이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던 기록을 넘어선 순간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경기에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첫 타석에서는 아쉽게 범타로 물러났지만 두 번째 타석에서 결국 안타를 만들어냈다.
3회말 2사 1루 상황. 상대 선발 앤드류 알바레스와 맞선 이정후는 볼카운트 3볼 1스트라이크에서 시속 144km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깨끗한 안타를 기록했다. 이 안타 하나로 이정후의 연속 경기 안타 기록은 17경기로 늘어났다.
흥미로운 장면도 있었다. 안타 직전 초구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오자 이정후는 곧바로 챌린지를 요청했다. 결과는 볼 판정. 스트라이크존을 불과 0.1인치, 약 0.25cm 벗어난 공이었다. 특유의 선구안이 다시 한 번 빛난 순간이었다.
이번 기록은 단순한 연속 안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정후는 지난달 LA 다저스전부터 안타 행진을 이어왔다. 특히 최근 타격감은 절정에 가깝다. 전날 워싱턴전에서는 5타수 4안타를 몰아쳤고, 이날도 안타를 추가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기존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다 연속 경기 안타 기록은 16경기였다. 2013년 추신수가 신시내티 레즈 시절 세웠고, 2023년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같은 기록을 작성했다. 이정후는 전날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데 이어 하루 만에 단독 신기록 주인공이 됐다.
더 주목할 점은 현재 타격 페이스다. 최근 17경기 동안 꾸준히 안타를 생산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장타와 멀티히트 경기까지 늘어나고 있다. 시즌 초반 적응 문제와 부상 우려가 제기됐던 것과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현지에서도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어깨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마감했던 이정후는 올 시즌 건강한 몸 상태를 바탕으로 샌프란시스코 중심 타선에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정확한 컨택 능력과 뛰어난 선구안은 메이저리그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경기 초반 워싱턴에 0-2로 끌려갔지만, 이정후는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해냈다. 팀 승패와 별개로 이날 오라클파크의 가장 큰 화제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역사를 새로 쓴 이정후의 방망이였다.
추신수와 김하성을 넘어선 17경기 연속 안타. 하지만 최근 이정후의 타격감을 보면 기록은 아직 끝나지 않은 듯하다. 과연 이정후가 연속 안타 행진을 어디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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