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후폭풍이 전국으로 번지는 가운데 서울 송파 개표소 봉쇄 시위를 둘러싼 경찰 대응을 두고 시민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경찰이 시위 성격과 주체에 따라 사실상 다른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며 공권력의 형평성과 정당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10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송파 개표소 시위 대응을 비판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시민들은 "민주노총이나 강성 단체 시위에는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일반 시민들이 참여한 집회에는 유독 엄격하다"며 "경찰이 스스로 공권력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교 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것은 지난 4월 민주노총 산하 CU화물연대 집회 과정에서 발생한 차량 돌진 사건이다. 당시 진주 지역 집회 현장에서 시위 차량이 경찰 바리케이드를 들이받아 경찰관 1명이 다쳤지만, 현장 강제 진압이나 즉각적인 강경 대응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민들은 "차량 돌진 같은 물리적 위협에는 미온적으로 대응하면서 투표권 침해 의혹을 제기하는 시민 집회에는 경찰력이 훨씬 적극 투입되는 모습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경찰 내부에서도 현장 대응 기준을 둘러싼 혼란이 감지된다. 한 경찰 관계자는 "폭력 시위에는 소극적이면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민 집회에는 과도하게 경직된 대응을 한다는 인식이 현장에도 존재한다"며 "현장 경찰관들 역시 어느 선까지 대응해야 하는지 혼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경찰 게시판에도 지휘부를 비판하는 글이 이어졌다. 한 게시글에는 "송파서 지휘부와 경비라인이 현장을 사실상 방치했다", "늘 '침착하게 대응하라'는 원론적 지시만 반복하고 책임은 현장 경찰이 떠안는다"는 불만이 담겼다.
작성자는 "시위대 요구에 따라 마스크와 선글라스까지 벗고 근무에 투입된 것이 정상적인 공권력 행사인지 의문"이라며 "경찰 스스로 권위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자괴감이 크다"고 적었다.
최근 시위 현장에서 경찰 신분 확인 요구가 이어지는 상황과 관련해서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대한민국 경찰이라면 시민 질문에 당당하게 응하고 소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온라인상에서는 일부 경찰관의 이름과 외모 등을 두고 '중국 경찰' 음모론까지 퍼지면서 현장 혼란을 키우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일부 언론이 잠실 개표소 시위를 '극우 폭력 시위' 프레임으로 규정하려 한다는 불만도 적지 않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집회 현장에서는 "참정권 침해에 따른 대규모 시민 집회를 일방적으로 극우·폭력 시위로 몰아가는 것은 본질 흐리기"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 시민은 "투표권 침해 의혹과 선거 관리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 자체를 극단 세력으로 낙인찍으려는 분위기가 우려된다"며 "폭력 여부와 별개로 왜 시민들이 거리로 나왔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은 제대로 다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민주노총 집회나 전장연 시위 때는 공권력 대응을 자제하던 언론과 경찰이 이번에는 유독 '강경 대응'과 '극우 프레임'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경찰과 언론 모두 정치적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오상택 서울 송파경찰서장은 전날 돌연 면직을 신청했다. 경찰청은 "지병 악화로 현장 지휘가 어렵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개표소 봉쇄 시위와 투표용지 부족 사태 대응 부담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대학가로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전국 16개 대학 총학생회는 이날 시국선언과 규탄 집회를 열고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국민 참정권 침해"라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선관위 개혁을 촉구할 예정이다.
학생들은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도입, 시민 참여형 독립 감시기구 설치, 피해 유권자 구제책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선거 행정 논란을 넘어 선거 신뢰, 공권력 형평성, 언론 보도 프레임 논란까지 복합적으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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