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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금융일반

[빚 갚기 어려운 사회] ① 자영업자 대출 역대 최대…카드론 의존도↑

빚을 갚기 어려운 시대다. 대출금리는 오르고, 경기는 회복이 더디다. 빚이 늘면서 신용점수는 떨어지고, 일상생활까지 제약이 커진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는 물론 개인까지 빚에 허덕이고 있다. 돈을 빌려준 은행도 연체율이 올라 걱정이다. 빚 갚기 어려운 사회를 들여다 본다. <편집자주>

 

#. 서울에서 작은 고깃집을 운영하는 50대 김모씨는 최근 은행으로부터 연체 안내 문자를 받았다. 코로나19 당시 버티기 위해 받은 정책대출과 최근 식자재 가격, 임대료 부담 등이 더해지며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김씨는 "기존 사업자 대출을 다른 대출로 갈아타고, 카드론으로 원리금을 막고 있지만 매달 나가는 원리금 부담이 만만찮다"며 "연체만은 막아보자는 생각으로 버텼는데, 이젠 답이 안 보인다"고 한숨을 쉬었다.

 

은행권 대출로 버텨온 자영업자들이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으로 이동해 상환부담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유토이미지

대출로 버텨온 자영업자들의 상환 부담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만기연장과 대환대출로 연체를 미뤄왔지만 고금리 장기화와 내수 부진이 겹치며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31일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자영업자 전체 대출 잔액은 1092조9000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9조1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통계집계 이래 최대치다.

 

전체 대출 증가율은(0.8%)은 전년(1.0%)보다 낮아졌지만 자영업자 1인당 평균 대출 규모는 3억4000만원(사업자대출 2억3000만원, 가계대출 1억1000만원)으로 증가율은 1년새 2.9%(1000만원) 늘었다.

 

문제는 자영업자들의 상환능력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고금리 장기화와 소비 부진이 이어지면서 이자 부담은 커졌지만 매출 회복은 더디게 나타나고 있어서다.

 

지난달 기준 소비자물가지수는 119.37로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기간 생활물가는 2.9% 올랐다. 외식과 식료품 등 생활물가 부담이 이어지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이는 자영업자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영업환경이 악화되자 자영업자들은 생업을 버티기 위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카드대출로 이동했다. 통상 자영업자들은 사업자대출과 신용대출로 운영자금을 마련하지만 매출 감소와 원리금 부담 증가로 추가 은행권 대출이 막히면 카드론·현금서비스·리볼빙 등 고금리 대출에 의존한다. 단기적으로는 급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지만 금리 부담이 큰 만큼 장기적으로는 상환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신용카드사의 지난 3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2조9941억원으로 전월 말(42조9021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금융권에서는 자영업자들의 자금 사정이 악화되면서 카드대출 의존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 자체는 둔화됐지만 상환 여력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며 "특히 은행권에서 밀려난 차주들이 카드대출로 이동하는 흐름은 취약 차주의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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