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아트의 지평을 열었던 예술가 백남준의 이름이 다시 현재로 소환된다. 그의 작업이 남긴 질문은 과거의 기록을 넘어, 오늘의 기술 환경 속에서 새로운 의미로 확장되고 있다.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오는 4월 23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국제학술심포지엄 《백남준 이후의 백남준 Paik After Paik》을 공동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백남준 서거 20주기를 맞아 마련된 자리로, 그의 예술을 동시대의 언어로 다시 읽어내려는 시도다.
심포지엄에는 국내외 연구자 9인이 참여해 지난 60여 년간 축적된 백남준 연구의 흐름을 짚고, 예술·기술·문화가 교차하는 오늘의 담론 속에서 그의 유산이 어떻게 재구성될 수 있는지를 논의한다. 무엇보다 백남준을 하나의 완결된 역사적 인물이 아닌, 끊임없이 갱신되는 '현재진행형 연구 대상'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는 의미를 더한다.
이번 심포지엄은 오전 10시 개회식을 시작으로 오후 5시 10분까지 이어진다. 기조강연과 두 개의 세션, 그리고 패널토론으로 구성된 하루의 일정은 백남준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기조강연은 시카고 일리노이대학교의 한나 히긴스 교수가 맡는다. 그는 1960년대 백남준의 실험적 작업을 오늘날 인공지능 시대의 학습 방식과 지식 생산 구조에 연결지어 해석하며, 예술과 기술의 관계를 새롭게 조망할 예정이다.
이어지는 제1부 '백남준 연구의 구조적 지형'에서는 큐레토리얼 실천, 미디어 이론, 아카이브 연구를 중심으로 그간 축적된 연구 기반을 점검한다. 이숙경, 레프 마노비치, 한나 페이셔스, 손부경 연구자가 발표자로 나선다.
제2부 '백남준 아젠다의 동시대적 확장성'은 보다 확장된 시선으로 이어진다. 데이터 사이언스, 기계와 노동, 포스트휴먼, 초국가적 문화 실천 등 21세기 핵심 담론과의 접점을 통해 백남준의 사유를 현재로 끌어온다. 우정아, 더글라스 바렛, 이현애, 준 오카다 등이 참여한다.
각 세션 뒤에는 토론이 이어지며, 서로 다른 연구 시각이 교차하는 지점을 탐색한다. 이는 단순한 발표를 넘어, 동시대 예술 담론 속에서 백남준을 재위치시키는 집합적 사유의 장으로 기능할 전망이다.
이번 심포지엄은 학술 행사에 그치지 않는다. 백남준아트센터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체결한 업무협약 이후 처음 추진되는 공동 사업으로, 향후 아카이브 연구, 학술지 발간, 국제 연구 교류로 이어질 협력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두 기관은 이를 계기로 국제적 연구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백남준 연구의 동시대적 의미를 심화해 나갈 계획이다.
박남희 백남준아트센터 관장은 "이번 심포지엄은 축적된 연구 성과를 되짚는 동시에, 오늘의 기술 환경 속에서 백남준을 다시 사유하는 자리"라며 "그를 하나의 과거가 아닌 현재와 미래를 구성하는 열린 연구 대상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은 전석 무료로 진행되며, 사전 예약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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