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CEO와칭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IT/과학>IT/인터넷

[새벽을 여는 사람들] 도우리 작가 “‘성실하게 엉망’인 우리를 위한 언어를 쓰다”

'우리는 중독을 사랑해'의 저자 도우리 작가. /본인제공

오늘날 '청년'이라는 단어는 종종 극단적인 두 시선 사이에 갇힌다. 트렌드를 선도하는 화려한 소비 주체이거나, 혹은 사회적 지원이 필요한 무기력한 대상이거나.

 

일상 문화 칼럼니스트 도우리 작가는 그 이분법적인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중독'이라는 키워드로 동시대의 얼굴을 그려낸다. 프리랜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최근 작가노조의 출범까지 함께한 그를 만나, 그가 말하는 작가로서의 정체성과 중독의 시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12일 <메트로경제 신문> 이 '우리는 중독을 사랑해'의 저자 도우리 작가를 만났다.

 

도우리 작가는 자신을 "미련하게 글을 사랑한 사람, 이제는 글 이외의 삶도 사랑하는 법을 알아가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8년 차 프리랜서 칼럼니스트인 그에게도 '작가'라는 이름표는 얼마 전까지 무겁고 낯선 것이었다. 등단, 공모전 당선, 출간 등 사회적 승인의 문턱을 넘을 때마다 그는 늘 부족감을 느꼈다고 고백한다.

 

"어느 순간 깨달았어요. 나의 생각을 어떤 장르의 역사가 쌓아온 문법과 제도를 의식하며, 불특정 다수를 향해 완결된 형태로 지속적으로 쓰고 있다면 충분히 작가라고요. 독자를 향해 계속 글을 쓰고 있는 사람 누구나 작가라고 정의하게 됐을 때야말로 스스로를 제대로 인식하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대학교 시절, 일상을 낯설게 하는 통찰을 담은 '칼럼'이라는 장르에 매료됐던 그는 언론사 입사 준비를 거쳐 우연히 작가 공모전에 당선되며 본격적인 글쓰기의 길로 들어섰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생각을 써내는 것만으로도 배부른 기분이었다는 그는, 그렇게 글쓰기를 중심에 둔 삶을 8년째 이어오고 있다.

 

◆중독, 사회적 문제를 개인의 병으로 규정하는 시대

 

그의 저서 '우리는 중독을 사랑해'는 '한겨레21' 르포작가 공모전 당선을 계기로 시작됐다. 그는 왜 하필 '중독'에 주목했을까. 도 작가는 청년 문화를 해석하는 기존 시선이 지나치게 고상하거나 수익성 위주였다고 지적한다.

 

"청년들이 시간과 감정을 쏟는 문화 중에는 돈이 안 되거나 '낭비'되는 것, 혹은 저급하다고 치부되는 것들도 있습니다. 그것을 담을 키워드가 '중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중독은 마냥 없애고 싶은 문제라기보다, 우리가 적극적으로 선택한 '사랑'의 결과이기도 하니까요."

 

그는 중독을 "자해이자 자기위로"라고 정의한다. 유해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선택할 수밖에 없는 모순적인 구조를 꿰뚫어 본 것이다. 담뱃갑의 혐오스러운 경고 그림만으로 금연이 해결되지 않듯, 개인을 비난하는 것만으로는 중독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문제를 개인의 나약함이나 병으로 규정짓는 시대입니다. 일 중독은 삶을 돌보지 못해도 장려되지만, 실업급여는 '중독' 프레임이 씌워져 공격받죠. 고용 불안정이나 노동의 질 저하 같은 사회적 책임을 은폐하기 위해 중독이라는 프레임이 사용되는 것입니다."

 

◆'성실하게 엉망'인 삶과 청년의 손해감

 

도우리 작가는 지금의 청년들이 처한 상황을 '성실하게 엉망인 삶'이라고 표현한다. 정상성(Normal)의 기준은 갈수록 높아지는데, 그 기준에 미달하면 곧바로 '도태'라는 낙인이 찍힌다. 청년들은 낙오하지 않기 위해 주식, 재테크, 자기계발에 매진하며 각자도생의 길을 걷지만, 그 끝에서 마주하는 것은 깊은 피로감이다.

 

"청년들의 삶이 엉망인 건 그들이 성실하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정상'에서 벗어난 삶을 배제하는 사회가 엉망인 거죠. 이 속에서 청년들이 느끼는 지배적인 감정은 '손해감'입니다. 모든 것을 손익으로 정확히 따져야 한다는 정서가 불안과 분노로 번지고 있어요. 왜 우리가 모든 관계와 현상에서 엑셀처럼 딱 떨어지는 계산을 하게 됐는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그의 글은 칼럼의 냉철함과 에세이의 사적인 고백, 그리고 온라인 커뮤니티의 생생한 문체를 넘나든다. '배민맛', '안읽씹', '랜선 사수' 등 지극히 현대적인 현상들을 다루기 위해 그는 전통적인 비평의 문법을 과감히 비튼다. 이는 현장의 생생함을 살리고 독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기도 하다.

 

◆고립된 작가에서 연결된 노동자로

 

도우리 작가는 최근 '작가노조'의 정식 출범에 힘을 보탰다. 프리랜서 작가가 각자도생하는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 정당한 권리를 요구할 수 있는 노동자임을 선언한 것이다.

 

"프리랜서 작가는 고립된 존재가 아닙니다. 지속적인 작가 생활과 사회가 작품을 향유할 권리를 개인의 성공이나 매력에만 의존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작가노조는 그런 의미에서 저에게 큰 전환점입니다."

 

어떤 작가로 기억되고 싶느냐는 질문에 그는 단호하면서도 따뜻한 답변을 내놓았다.

 

"취약함을 실패로 해석하는 사회에 대항할 언어를 만들고 싶습니다. 저마다 품은 이상함을 간질여 증폭하는 글들을 계속 써나가겠습니다."

 

그의 글은 단순히 현상을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스스로를 탓하며 숨어버린 이들에게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건네는 연대의 악수와도 같다. 도우리 작가가 앞으로 만들어낼 새로운 언어들이 우리 사회의 어떤 '이상함'을 깨우게 될지 기대되는 이유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