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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김양팽의 일본 이야기] 마스크 문화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가끔 보는 코미디 유튜브에서 코로나 시절에 학창 시절을 보낸 학생들이 동창회에 모여서 마스크를 벗은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물론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보니 과장된 내용이지만, 왠지 이해되는 내용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전 세계인의 일상을 바꾸었고 그중에서도 가장 상징적인 변화는 단연 '마스크 착용'일 것이다. 한때는 마스크 없이 외출하지 못했고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줄을 서던 장면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러나 팬데믹이 잦아들자마자 우리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그 시절을 잊고 있다. 마스크 없이 생활했던 원래의 모습으로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돌아왔다. 최근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겨울에도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이 쉽게 보이지 않는다.

 

갑자기 사라진 마스크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우리에게 마스크는 일상이 아니라 특수한 상황에서 사용하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마스크는 주로 방한용품으로 사용되는 물건이었고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일회용 마스크가 등장하였다. 즉, 일상에서 매일 사용하는 물건이 아니라 필요할 때만 사용하는 보조적인 도구에 가까웠기 때문에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해소되면서 마스크를 벗는 것도 그만큼 빠르게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의 상황은 우리와 다르다. 일본에서는 지금도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는 마스크 착용에 대해 우리와는 달리 오랜 시간 형성된 생활 문화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바로 '화분증(花粉症)-꽃가루 알레르기'이다. 일본은 봄철 삼나무 꽃가루가 심하게 날려 상당수의 국민이 꽃가루 알레르기 증상을 겪고 있다. 이로인해 오래전부터 눈이 녹기 시작하는 늦은 겨울부터 봄까지 마스크는 필수적인 생활용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감기 예방뿐만 아니라 꽃가루 차단을 위한 실용적인 도구로 마스크가 일상화된 것이다. 일본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이미 일상이었기 때문에 코로나 이후에도 그 습관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

 

다음으로 일본의 일부 설문조사에서 "마스크를 벗으려니 화장에 신경을 써야 해서 불편하다.","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으면 표정이 드러나지 않아 좋다."라는 내용이 가끔 등장한다. 그것은 마스크가 단순히 위생용품으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개인의 심리적 안정과 편의성도 제공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현상은 팬데믹 기간에 우리도 경험했고, 그 때문에 마스크를 벗는 것이 아쉬운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러한 개인적 편의보다는 특수한 상황의 종료에 따른 일상 복귀라는 사회적 흐름이 더 크게 작용했을 뿐이다. 결국 마스크 착용의 지속 여부는 단순한 위생 문제가 아니라 생활 문화의 차이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마스크가 특수 상황에 사용하는 보조적인 도구인 한편, 일본에서는 오랜 기간 사용되어 온 일상용품이기 때문에 같은 경험을 하고서도 다른 결과를 보이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종식되었으나 그것이 남긴 흔적은 각 사회의 문화 속에서 여전히 남아있다. 우리는 마스크를 벗음으로써 일상을 회복하였고, 일본은 마스크를 유지함으로써 기존의 생활방식이 이어지는 것이다. 이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고 같은 도구라도 사용하는 방식이 사회의 역사와 문화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한국과 일본의 문화가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유는 이러한 사소한 생활 문화가 다른 방향으로 축적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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