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모두가 잠든 새벽 누군가는 오늘 배달할 신문을 챙기고 우유 가방을 멨다. 어려서 시작한 배달 아르바이트는 중고등학교, 대학교 시절에도 계속됐다. 군 복무와 직장생활을 거치면서도 밤낮없이 일하며 20대 후반에 접어든 가난했던 청년은 자본금 5000만원으로 창업했다. 당시 회사 이름은 컴퓨터24시였다. 언제든 어디든 고객이 찾는다면 방문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낡은 시티백(CT100) 오토바이 앞뒤에 커다란 CRT 모니터와 본체를 꽁꽁 싣고 서울 시내를 누비던 이 청년이 간직한 것은 '고객의 절실함'을 해결해 주겠다는 진심이었다. 현재는 100여 명의 직원들과 함께 전국 500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강희탁 컴닥터 대표는 여전히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새로운 새벽을 열고 있다.
◆'컴퓨터 주치의'가 된 배달의 달인
컴닥터는 컴퓨터 방문 수리 및 IT 문제 해결 서비스 플랫폼이다. 전문 기술자를 전국에 구축해 고객이 요청하면 가장 가까운 기술자가 신속하게 방문해 문제를 해결하는 구조를 갖췄다. 고객 중심 서비스라는 경영 철학을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다.
강희탁 대표는 "컴퓨터 문제는 대부분 긴급한 상황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고객 접수와 동시에 가장 가까운 엔지니어를 자동 배정함으로써 빠르고 정확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컴닥터의 핵심 경쟁력은 표준화된 기술 매뉴얼과 운영 시스템에 있다. 그는 "개인 기술자의 경험에 의존하지 않고 전문 기술자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문제 해결 데이터를 축적하고 공유하며 서비스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컴닥터는 전국 모든 지점에서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약 20년간 직접 개발하고 지속 발전시킨 사내 전산시스템(ERP), 업무 폰, 앱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업무를 처리, 소통하고 있다. 또 모든 수리 과정을 이력화해 사후관리도 철저하게 하고 있다. 수리 전과 수리 후 사진을 6컷씩 저장해 투명성을 확보하며 소비자 신뢰를 높인다.
◆현장에서 답을 찾은 창업가
강 대표는 용산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원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수학했다. 2004년에 창업해 23년째 성장하고 있다. 그는 "컴퓨터와 IT 기술에 관심이 많았고 관련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 왔다"며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컴퓨터는 생활 필수 도구가 되어가고 있었지만 막상 문제가 생기면 믿고 맡길 수 있는 서비스는 많지 않았다"고 창업을 계획했던 시절을 떠올렸다.
이어 "컴퓨터 문제를 병원처럼 해결해 주는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창업으로 이어졌고 오토바이 배달로 늘어난 기량으로 현장 서비스를 실현했다"며 "가령 오래된 기기에서 발생하는 냉납(납땜 부위가 떨어지는 현상)은 이동 중 흔들림만으로도 영향을 받는다. 수리점에서는 잘 작동했는데 집에 돌아왔을 때 다시 안 켜지기도 한다. 현장 응대를 원칙으로 하는 이유다. 수리 후 고객이 바로 컴퓨터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완벽하게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둔다"고 덧붙였다.
◆AI 시대, 오히려 더 중요해진 '사람'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시대가 오면서 컴퓨터 산업도 크게 변하고 있다. 강 대표는 컴퓨와 IT 환경은 더 복잡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고장 자체는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인공지능이 사람 대신 상당한 정보를 학습해 사용자를 돕고 있고, IT 업체들은 원격 지원 기술, 자동 업데이트 등을 고도화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의 양상은 훨씬 까다로워졌다. 수많은 장비들의 신기능 및 기술 경쟁, 네트워크 오류, 해킹, 랜섬웨어, 데이터 복구 같은 문제는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을 만든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시대일수록 역설적으로 '현장 전문가'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인공지능이 지치지 않고 고객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는 있겠지만 복합 문제를 종합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사람의 몫"이라고 전망한다.
컴닥터 역시 단순 수리업에서 IT 문제 해결 서비스업으로 발전해 보다 정교한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내부 상담실과 외부 기술자가 협업해 다양한 문제 사례를 분석하고 있다. 오류 유형, 해결 방법, 장비 환경 등에 대한 매뉴얼을 지속 개선해 왔다. 인공지능도 적극 활용해 자동화 가능한 부분에 도입하고 있다.
특히 '보안'은 중요한 과제다. 컴닥터는 개인과 기업의 IT 환경을 보호하는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때도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 확보다.
강 대표는 "기술 서비스 산업은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고객과의 신뢰, 기술자와의 신뢰, 서비스 품질에 대한 신뢰가 우선시되어야 한다"며 "다음으론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고객 수요와 IT 산업에 발맞춘 서비스 방식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컴닥터는 컴퓨터를 고치고, 고객의 디지털 생활을 지켜주는 서비스로 남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행복의 다른 이름, '성장'
컴닥터를 운영하는 회사 이름 '슈카'는 산스크리트어이며, 그 뜻은 행복이다. 또 창업 후 20년 넘게 성장한 비결이기도 하다.
강 대표는"사람은 행복하기 위해 살아가지만 돈이나 규모만으로 행복이 지속되지는 않는다"며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성장'이 있을 때 비로소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성장은 복리처럼 작동한다. 작은 발전이 쌓이면 시간이 흐를수록 큰 성과로 이어진다"며 "컴닥터 비전도 거창한 목표보다 '성장'이라는 두 글자에 있고 회사와 직원, 고객이 함께 성장할 때 지속적인 행복이 이뤄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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