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가 23일로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권 지원론'을 앞세워 2022년 빼앗긴 지역을 탈환하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정권 견제론'으로 서울·부산 등 주요 지역구를 수성하기 위한 국민의힘이 사활을 걸고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민주당은 22일 2022년 지방선거에서 새롭게 선출된 8개 지역 국민의힘 광역단체장을 '윤석열 키즈'라고 규정하며, 이들을 퇴출해야 한다는 각오를 다졌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날 "현직이라고 자동 통과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히며 '공천 혁명'을 하겠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선거를 제외하고 지방선거, 총선 등과 전국단위 선거는 각 지역의 '일꾼'을 뽑는 무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중도·무당층이 많은 지역은 선거 구도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현 정권을 평가하는 자리가 되어서다.
이번 지방선거의 경우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약 1년만에 치러지는 선거로, 여당은 정권 초반 국정 지지도를 업고 싸울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실제로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도가 야권에 비해 높은 상황이므로, 내란 청산과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정권 지원론'을 강조할 수 있다.
앞서 20년간의 사례만 살펴봐도 전국단위 선거가 정권 초에 치러지면 여당에 유리한 경우가 많다. 2007년 대선에서 승리해 정권을 교체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은 2008년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1년만에 치러진 2018년 지방선거 역시 더불어민주당이 전국 17개 시·도지사 중 14석을 가져오는 대승을 이뤄냈다.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한 달만에 진행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이 12석을 가져오며 압승했다.
◆與 "'윤석열 키즈' 퇴출 선거"… 野 "현직 프리미엄 없다"
특히 정권 초반 지지도가 높을수록, 승리의 규모는 커진다. 정부가 '지금' 잘하고 있으니, '정권 지원론'이 힘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이에 힘입어 '윤석열 키즈'를 퇴출시키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2022년 지방선거에서 새로 선출된 8개 지역 국민의힘 광역단체장을 '윤석열 키즈'라고 지칭하며 "이들을 퇴출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했다. 대상 지역은 인천, 대전, 충남, 충북, 세종, 강원, 경남, 울산 등 8곳이다. 아울러 국민의힘이 차지한 서울·부산 역시 '현역 심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조 사무총장은 "이번 지방선거는 끝까지 내란을 단죄하는 선거이자 무능한 지방 권력을 심판하는, 윤석열과 등장한 윤석열 키즈를 퇴출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며 "이재명형 인재를 발굴하고 시민들께 제시하고 선택받는 그런 선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입법·사법·행정독재'를 하고 있다며, '정권 견제론(심판론)'에 당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또 이 대통령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여러 차례 언급한 부동산 문제도 '부동산 실정'으로 지적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20%대 박스권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해, '정권 견제론'이 힘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는 점이다. 게다가 12·3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이후에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언급하며 '윤어게인(윤석열+again의 조어)' 세력과 절연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도층을 공략하는 게 아니라, 당내 극렬 지지층만 결집시키는 상황이라, 전국단위 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어렵다는 우려가 당 내에서도 나온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현역 프리패스(free pass)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현직이라고 자동 통과는 안 된다"며 "지지율, 직무 평가, 주민 신뢰가 기준 미달이면 용기 있게 교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선 이 위원장의 발언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에도 이 위원장은 첫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서 "이번 공천은 새롭게 시작하기 위한 판갈이가 돼야 한다"며 "현직 도지사(혹은 시장) 가운데 당 지지율보다 경쟁력이 낮은데도 아무 고민 없이 다시 나오려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공천 혁명'을 이유로 당 지도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일부 현역 광역단체장을 교체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권 초 야당의 내홍이 심해질수록 선거 결과는 좋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의힘 입장에선 좋은 신호는 아니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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