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360억달러(약 52조원) 규모의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를 확정하면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우리나라를 향한 투자 압박이 거세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미국에 대미 투자 실무 협상단을 보내고 사전 검토에 나서는 등, 국익을 최우선으로 두고 차분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19일 청와대에 따르면 정부는 대미 투자 임시 추진체계를 마련하고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전 투자 후보 프로젝트 검토에 착수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지연을 문제 삼아 상호관세 및 자동차 등 품목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예고한 데 대해, 우리 정부가 한미 관세 조인트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이행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미국과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2000억달러 규모의 투자(연간 200억달러 한도)와 1500억달러 규모의 조선협력 투자를 약속했다.
일본은 지난해 7월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25%로 설정된 관세를 15%로 낮추기 위해 총 5500억달러(약 797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투자 대상 프로젝트 선정과 운영 권한은 미국 정부에게 있다. 거기다 투자로 발생하는 현금은 일본이 투자액을 모두 회수할 때까지 50%씩 분배하고 이후에는 수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가고 10%는 일본에 귀속된다.
사실상 불공정 협약을 체결한 셈이라 일본 내부에서도 대미 투자를 서두르지 않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올 초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본격화되자, 일본은 1차로 360억달러(약 52조원) 규모의 투자 프로젝트 3개를 확정했다. 심해 원유 수출 시설 및 천연가스 발전 시설 건설, 산업용 다이아몬드 제조 시설 건설 등이 투자 대상이다.
일본의 대미투자가 본격화되면서 우리나라 역시 빠르게 대미투자특별법을 처리해야 되는 상황이 됐다.
현재 국회는 여야 합의로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내달 9일 이전에 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일단 정부는 '한미 전략적 투자 MOU(양해각서) 이행위원회'를 중심으로 조선 분야를 제외한 2000억달러 규모의 투자 집행 분야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에 사업성 검토를 진행해 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즉시 투자처를 선정하기 위함인 셈이다.
다만, 일본의 대미투자 결정으로 인한 미국의 압박이 높아지더라도, 정부는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기다릴 방침이다. 우리나라의 투자 스케쥴에 맞춰, 국익을 우선해 미국과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에 투자 집행 분야 검토는 국회의 특별법 처리 직후 한미 조인트팩트시트의 신속한 이행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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