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세계 금융위기는 미국의 주택 정책에서 시작됐다. 미국은 2000년대 초, 저금리로 주택 소유 장려 정책을 시행했고 주택 가격은 급등했다. 이는 2004년 금리 인상과 주택 가격 하락 등 대출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이어졌다. 결국 2007년 미국에서 저신용 주택담보대출 부실이 극대화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다.
루마니아는 1990년대 공산주의 시절, 전 국민이 자기 집을 갖는 정책을 실행했다. 정부가 모든 주택을 소유하고, 필요할 때마다 국민에게 싼 가격에 주택을 판매했다. 결국 전 국민의 96%가 자기 집을 소유하게 되었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2013년 기준으로 자가 집 소유 비율은 약 61.1%이다.
하지만 부작용이 생겼다. 직장 등의 이유로 다른 지역에 살아야 할 상황이 생겨도 빈집이 없다. 전세나 월세 등도 여분의 집이 있어야 가능한 것인데 그럴만한 집이 없다. 사업자가 여러 채를 짓거나 매입해 전세나 월세로 소득을 올릴 수 있지만 루마니아에서는 이미 모든 사람이 집을 소유하고 있어 시장이 형성되지 않는다.
성인이 돼서 독립하거나, 결혼을 해 분가하더라도 신규 주택을 구할 수 없다. 따라서 점차 대가족이 된다. 게다가 이사나 수리를 하지 않아 집은 노후화가 되면서 문제 있는 집들은 늘어만 난다. 결국 루마니아에서는 태어난 집에서 죽을 때까지 살 수밖에 없다. 명목상으로는 이동과 거주의 자유가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했다.
1969년, 왕정국가였던 리비아에서 쿠데타가 일어났다. 정권을 잡은 카다피는 자본주의의 가장 큰 문제인 빈부격차를 없애는 사회주의 국가를 약속했다. 특히 가난한 사람들은 항상 집 문제가 고민이다. 임대로 사는 것도 만만한 일이 아니다. 반면 부자들은 일을 하지 않고 임대료만으로도 부유한 생활을 할 수 있다.
카다피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독특한 주택 정책을 도입했다. 먼저 모든 주택을 국유화했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각자가 선착순으로 스스로 자기가 살 집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그 집이 빈집이면 들어가 자기 집이라고 선포하면 된다. 미국 서부 시대 때 먼저 땅을 잡으면 임자인 것과 같은 방식이다.
문제가 생겼다. 사람이 거주하고 있는데도 잠시 집을 비워 지금은 아무도 없다. 그러면 누군가 가구를 집 밖으로 들어내고 자기 집이라고 선포하면 됐다. 그래서 자물쇠를 채웠더니 자물쇠 금지 정책을 취했다. 결국 자기 집에서 일하는 사람을 고용할 수 있는 지위가 높고 부자들만이 마음에 드는 집에서 걱정 없이 그 집에서 살 수가 있었다. 자본주의처럼 빈부격차와 차별은 여전했다.
자본주의나 사회주의 모두 주택 정책은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사회주의식으로 하면 이사 수요가 없다. 또 신규 주택도 짓지 않고 집도 수리하지 않으며 가구도 새로 사지 않는다. 미국의 1930년대 대공황 극복을 위한 뉴딜 정책은 정부가 대규모 토목·건설 사업을 통해 일자리와 사회기반시설을 확충해 성공한 사례다. 건설경기가 없으면 경제 발전도 제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한국의 부동산 정책은 성공한 예를 찾기 힘들다. 정책의 실효성보다 고위층의 부동산에 대한 불법·탈법·위법 등의 위선과 이중성이 더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자신의 집권 시절 부동산 정책에 대해 "무엇보다 정책의 신뢰를 잃은 게 가장 뼈 아프다"고 밝힌 점이 이를 대변한다.
정책과 규제대로 사회가 변해왔다면 지금 세계는 유토피아가 됐을 것이다. 그렇지 못한 이유는 규제와 정책이 어떤 효과를 발생시킬지 예상하지 않고, 탁상행정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선한 의도에 나쁜 결과다. ('규제의 역설')
부동산 정책을 차라리 AI에게 맡겨서 시행하는 것도 생각해 보자.
<전 언론인/ 명리학자/ 철학박사>
<저서 ; 명리 인문학, 사주팔자 30문 30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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