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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팽의 일본 이야기] 이자카야(居酒屋)와 가라오케(カラオケ)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굳이 일본에 관한 관심이 없는 사람도 이자카야와 가라오케라는 단어는 한 번쯤은 들어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흥이 많고 음주 가무를 즐기는 사람일수록 자주 접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이자카야(居酒屋)는 한자 뜻 그대로 (머무를 居 + 술 酒 + 가게 屋) 앉아서 술을 마시는 가게를 의미하고 우리말로는 보통 선술집으로 번역된다. 그런데 막상 이자카야에 가보면 한국의 선술집과는 느낌이 다르다. 선술집은 술과 안주의 종류가 매우 단촐한 반면, 이자카야는 아주 많은 종류의 술과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대표 선술집인 포장마차에는 안주 수가 10가지를 넘기기 힘들고 술의 종류도 한정적인데, 일본의 이자카야에는 20~30가지 안주를 주문할 수 있고 술도 다양한 종류가 있어 어떤 술을 마실지 고민해야 할 정도이다. 그리고 또 다른 점은 이자카야에는 '자릿세'라는 것이 있다. 이자카야에 들어서서 종업원의 안내를 받고 의자에 앉으면 주문하지도 않았는데 작은 접시에 소박한 요리를 담아 가져다준다. 이것이 바로 오토오시(お通し)인데 이자카야에만 있는 독특한 문화로 자릿세를 받기 위해 주는 음식이다. 일본을 방문한 여행자들은 본인이 주문하지도 않은 이 소박한 음식의 가격이 영수증에 예상보다 비싼 가격으로 청구되어 있어, 이자카야에서 바가지를 썼다고 말하기도 한다.

 

다음으로 가라오케는 그 어원이 특이하다. 가라오케는 일본에서도 한자 표기가 없이 주로 외래어를 표기하는 카타카나(カタカナ)로 표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가라오케가 외래어이기 때문인데 세계 어느 나라 말에도 '가라오케'와 비슷한 단어는 없다. 사실 가라오케라는 단어는 일본어와 외국어가 혼용되어 1970년대에 만들어진 신조어다. 카라(カラ; 空)는 일본어로 비어있다는 뜻이고 오케(オケ)는 오케스트라(orchestra)의 줄임말이다. 즉, 가수의 목소리가 빠진 오케스트라라는 뜻이며,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노래방 반주기계를 가리킨다. 1970년대 일본의 고도성장과 함께 전자산업이 발달하면서 개발된 신문물이자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진 것이다. 동전을 넣고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가라오케 기계는 이자카야 등에 보급되기 시작했고 그 문화가 한국에도 전파되었다. 한국에서도 초기에는 가라오케라는 단어를 그대로 사용하였으나, 어른들의 놀이터로 인식되어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노래방'이라는 이름으로 청소년들도 자주 이용하는 건전한 놀이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일본의 가라오케와 한국의 노래방에도 차이가 있다. 우선 요금 체계가 다르다. 한국의 노래방은 방 크기에 따라 시간당 요금이 다를 뿐 인원수를 따지지는 않는다. 반면, 일본은 방 크기와는 상관없이 한 명당 정해진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어느 쪽이 더 나은지는 개인적인 판단일 테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계산법이 아니라 요금 청구서를 받으면, 약간은 당황스럽게 된다. 다음으로 일본의 가라오케는 최근 이자카야를 품기 시작했다. 당초 가라오케는 이자카야에 놓인 반주기계에서 시작되어 하나의 업종으로 발전했는데, 이제는 가라오케에서 이자카야에서 판매하는 술과 음식을 본격적으로 팔기 시작한 것이다. 흥에 겨워 가무를 즐기는 노래방에서 종업원에게 직접 음식을 주문하는 것은 생각만 해도 쉽지는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한국 PC방의 이미지로 접근하면 이해하기가 쉬워진다. 노래를 선곡하는 리모컨을 가지고 음식 주문 창을 띄워 원격으로 주문하면 더 이상 어려울 일이 없게 된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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