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디지털바이오와 인공지능(AI)을 결합해 간암을 조기에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국내 암 사망률 2위를 차지하는 간암을 조기 진단해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 김대수·한태수 박사 연구팀과 경북대학교 허근 교수 연구팀은 혈액 속 초미세 입자(엑소좀)에 들어 있는 마이크로RNA를 분석하고, 이를 인공지능(AI)으로 결합하여 간암을 조기에 정확하게 진단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간암은 전 세계적으로 사망률이 매우 높은 암 중 하나로 국내 암 사망률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을 기준으로 5년 생존율이 22%에 불과하다. 간암을 조기 발견하면 절제 수술이나 간이식, 고주파 소작술 등으로 치료 성공률이 높아지지만, 현재 사용되는 조기 진단 기술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간 질환이 단계별로 진행되는 동물모델을 만들어 실제 사람 환자의 혈액 샘플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간암에서 특히 많이 나타나는 8종의 엑소좀 마이크로RNA를 찾아냈다. 이 8종은 간암 환자의 혈액 속에서 건강인이나 간경변 환자보다 뚜렷하게 증가했다.
우리 몸의 세포는 엑소좀이라는 작은 주머니 속에 여러 분자 신호를 담아 혈액으로 내보낸다. 간암이 발생하면 이 엑소좀 안에 들어 있는 마이크로RNA의 종류와 양이 뚜렷하게 달라진다.
이에 연구팀은 발견한 8종의 엑소좀 마이크로RNA와 기존의 AFP 수치를 함께 AI(인공지능)에 학습시켜 '다중 바이오마커 기반 진단모델'을 개발했다.
실험 결과 건강인 vs 간암, 간경변 vs 간암, 초기 간암 vs 건강인·간경변을 약 95~100% 정확도로 구분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엑소좀 마이크로RNA를 조기 간암 진단 지표로 확립하고 AI 기반 다중 바이오마커 모델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입증함으로 향후 다른 암종 진단과 맞춤형 건강검진으로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학문적·산업적 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구책임자인 한태수 박사는 "이 AI 기반 진단모델은 동물모델부터 실제 환자 혈액까지 단계적으로 검증하여 신뢰성을 확보한 기술로, 소량의 혈액만으로도 초기 간암 여부를 판단할 수 있어 간암 조기 검진의 새로운 표준이 될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6월26일 합성생물학 분야의 세계적인 국제학술지 캔서 커뮤니케이션즈(Cancer Communications)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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