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대출 연체율 9년새 최고…'새출발기금' 신청액도 급증
경영난 심화에 단기 연체 '중개형 채무조정' 신청도 빠르게↑
금리 감면폭도 급상승…'카드론·대부업 빚' 신청 늘어난 영향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영세 자영업자가 늘고 있다. 소비 침체가 계속되고, 경제 회복도 지연된 영향이다. 정부의 소상공인 대상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의 집행 규모도 급증했다. 은행 대출 이용이 어려워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카드론·대부업 등 제2금융권 상품을 이용하는 소상공인도 늘면서, 부채 우려도 심화하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5%를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0.11%p 올랐고, 9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소비 침체 및 경기 회복 지연 영향으로 소상공인의 경영난이 심화한 영향이다.
자영업자의 경영난이 심화하면서 정부의 소상공인·자영업자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의 집행 규모도 늘었다. 지난 2022년 10월 출범한 새출발기금은 연체가 우려되는 소상공인의 부채가 심화되지 않도록 채무조정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90일 이상의 연체자에는 원금을 감면하는 '매입형 채무조정'을, 90일 미만의 연체자에게는 중개를 통해 이자를 감면하는 '중개형 채무조정'을 제공한다.
새출발기금을 운영하는 캠코와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새출발기금 누적 신청자 수는 14만4034명으로, 누적 채무원금은 23조1714억원이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신청자 수는 4만376명(39%) 늘었고, 채무원금도 6조4409억원(38.5%)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매입형 채무조정이 올해 들어 1만1186건(채무원금 1조1212억원)의 채무조정을 완수했고, 같은 기간 중개형 채무조정이 1만4935건(채무원금 1조2300억원)의 채무조정을 마쳤다. 새출발기금은 출범 당시 코로나19 피해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만큼 매입형 채무조정이 더 많았지만, 이후 코로나19 피해 요건이 삭제되면서 중개형 채무조정의 비중이 커졌다.
단기간의 채무에도 상환에 부담을 느끼고 중개형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자영업자가 늘어난 만큼, 폐업 위기에 놓인 자영업자가 늘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매입형 채무조정은 이미 폐업했거나 사실상 폐업 수순에 접어든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반면, 중개형 채무조정은 여전히 회생 가능성이 있는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또한 중개형 채무조정의 금리 인하 폭이 커지면서, 제1금융권 대출이 어려워 금리가 높은 카드론·대부업 등을 이용하고 이를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늘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중개형 채무조정은 약 3.9~4.0%의 최저 금리 기준을 정해두고 운영된다. 채권의 이자가 비쌀수록 인하 폭도 커진다. 은행연합회와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은행권에서 신규 취급한 기업대출의 평균 금리는 연 4~6% 수준이지만, 카드론 금리는 연 12~14%에 달한다.
중개형 채무조정 운영 기관인 신용회복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지난 7월 말을 기준으로 전체 중개형 채무조정의 평균 이자율 인하 폭은 4.8%p 수준으로, 4.7%p 수준이었던 예년과 비슷하다"라면서도 "다만 지난 5월부터는 월평균 금리 인하 폭이 5.0%p를 넘겼는데, 6월에는 5.1%p, 7월에는 5.5%p까지 올랐다"라고 밝혔다.
이어 "중개형 채무조정은 최저 금리 기준을 정해두고 운영되는데, 모든 채권에 최저 금리 기준까지 감면을 제공하는 건 아니지만 연체 채권의 금리가 높으면 감면 폭도 커질 수밖에 없다"라면서 "채무조정 신청액 중 카드론·대부업 등 상대적으로 이자가 비싼 채권의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영세 자영업자의 경영난이 지속되는 만큼, 중개형 채무조정을 포함해 새출발기금의 지원 대상을 올해 6월까지 사업을 영위한 사업자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추가 편성된 예산은 7000억원으로, 약 10만1000명이 수혜를 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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