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관세 해프닝에 최고가 찍고 급락
단기 조정 국면...구조적 상승세는 지속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해프닝' 이후 국내외 금 시세가 단기 조정에 들어갔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장기 강세론이 힘을 얻고 있다.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단기 하락세를 보였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맞물리며 상승 모멘텀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선물 근월물 가격은 전일 대비 2.5% 급락한 온스당 3404.7달러에 마감했다. 국내 금 가격도 하락세다. KRX 금현물은 지난 8일 15만3190원으로 마감했지만, 12일 2시 20분 기준 14만9870원으로 2.17% 하락 중이다.
최근 금 선물 가격은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이 1kg 골드바와 100온스(약 3.1kg) 골드바를 관세 부과 대상으로 분류했다는 언론 보도에서 급등세를 보인 바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에는 온스당 3534.10달러까지 오르면서 장중 한 때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백악관이 잘못된 정보라고 정정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금에 대한 무(無)관세를 언급하면서 '관세 해프닝'으로 일단락된 모습이다.
지난주(8월 4~8일) 금 관련 ETF들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국내 금 현물 가격을 추종하는 ACE KRX금현물은 2.92% 상승했으며, 국제 금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KODEX 골드선물(H)과 TIGER 골드선물(H)도 각각 4.61%, 4.63%씩 올랐다. 이 외에도 TIGER KRX금현물(3.20%), KODEX 금액티브(3.39%), SOL 국제금(3.33%), SOL 국제금커버드콜액티브(3.09%) 등이 일제히 오름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11일에는 평균 1.7% 하락했다.
금값이 조정 국면에 들어갔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금 가격 강세 전망이 우세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뿐만 아니라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지속되고 있고, 지정학적 리스크도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확률 상승으로 금, 은 중심의 귀금속 섹터 강세 랠리가 재개됐다"며 "연준 통화정책 '완화' 구간에서 다시 탄력을 받으면서, 연내 3500달러 돌파에 이어 2026년 상반기까지 4000달러를 목표로 하는 금 가격 강세 사이클도 여전한 진행형"이라고 판단했다. 연준 통화정책상 '완화' 기조가 유지되는 한 귀금속 투자는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는 평가다. 지난달 골드만삭스는 금값이 올해 연말에는 3700달러, 내년 중반 40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만큼 역사적으로 위기 상황에서 반복돼 온 '금값 급등' 패턴도 주목된다. 과거에도 지정학적 충돌이 현실화될 때면 금은 가장 확실한 가치 저장 수단으로 부각됐다.
이에 대해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물리적 충돌이 금 가격에 상방 압력인 이유는 전시지출 확대로 금 보유량보다 더 많은 통화를 발행하게 돼 금태환 요구를 들어줄 수 없게 되고, 금고가 위치한 은행이 적군에게 물리적으로 탈취될 경우에도 금태환해 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세기 이후에도 금태환이 중단되며 금값이 치솟았던 사례가 존재한다. 1933년 대공황 당시 금태환 중단 후 금 재평가가 발생하면서 단번에 69% 급등하기도 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전쟁발 지급불능 사태가 현실화되고 금 가격이 급등했던 사태는 미국 건국 이후로도 빈번하게 발생했다"며 "전시 안전 자산으로 인정받는 금 가격은 지정학적 리스크 상승과 함께 구조적으로 상승 추세에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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