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자금 이동은 미미…중장기엔 금융사 역량 따라 격차 확대 전망
“누가 더 잘 굴리나”…자금 유입보다 운용 성과가 신용도 갈라
오는 9월 예금자보호 한도가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되면서, 업권 간 자금이동(Money Move)보다는 금융사 간 차별화가 더욱 두드러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단기적으로는 시장 여건상 자금 흐름에 큰 변화가 없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금리차 확대와 운용 역량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5일 나이스신용평가는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이 금융업권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한도 상향은 제도적 신뢰를 높이는 계기인 동시에 금융기관 간 경쟁 구도를 변화시킬 변수"라며 "특히 저축은행 업권 내 양극화 심화와 조달·운용 구조에 따른 신용도 차별화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우선 "단기적으로는 업권 간 대규모 자금 이동 가능성은 낮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은행과 저축은행 간 정기예금 금리 차이가 월평균 0.21%포인트에 불과해, 금리 유인을 통한 자금 이전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저축은행 업권의 연체율 상승과 수익성 둔화 등으로 금리 경쟁력도 약화된 상황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시장 환경 개선 시 자금 흐름에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저축은행이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을 회복하고 금리차가 확대된다면, 심리적 안전판이 확보된 예금자들이 보다 높은 금리를 쫓아 저축은행으로 자금을 옮길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금융당국은 보호한도 상향 시 저축은행 예금이 16~25% 늘어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더 주목되는 부분은 동일 업권 내에서 벌어질 자금 재편이다. 보고서는 "저축은행업권은 보호한도 상향으로 수신 기반의 양극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며 "브랜드 인지도, 재무건전성, 디지털 채널 접근성이 우수한 대형 저축은행으로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반면 중소형사는 분산예치 수요 감소로 예금 유출 압력에 직면하고, 이를 방어하기 위해 고금리를 제시할 경우 수익성 저하와 자기자본비율 하락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은행 업권은 단기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수신 기반의 변화 가능성이 존재한다. 특히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은 각각 집중예치 유도와 자금 유출 위험이라는 상반된 변화를 맞을 수 있다. 지방은행의 경우 지역 기반 수신에 의존하는 특성상 충격 흡수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보고서는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은 단순히 자금을 유입했는가보다, 유입 자금을 안정적 조달 기반으로 전환하고 이를 운용해 수익성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역량이 더 중요해지는 국면"이라며 "신용도 평가에 있어서도 단기 자금 흐름보다는 금융기관의 구조적 역량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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