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브랜드 F&F가 사모펀드사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이하 센트로이드)와 골프용품 브랜드 '테일러메이드'를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변화하는 골프 시장을 두고 두 회사가 브랜드 가치를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린 결과로 풀이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F&F가 골드만삭스를 테일러메이드 매수 주관사로 선정하고, 테일러메이드 인수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센트로이드가 추진하는 테일러메이드 제3자 매각에 반기를 들며 대응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2021년, 센트로이드는 만기 2027년의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해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했다. 여기에 패션브랜드 F&F와 신협중앙회, 새마을금고 등이 펀드 출자자로 참여했다. F&F는 가장 많은 자금을 댄 출자자로서, 테일러메이드의 주요 경영 사항을 보고받고 건마다 승인 여부를 통보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테일러메이드는 글로벌 3대 골프 브랜드 중 하나로, 골프 용품계의 명품으로 불리는 브랜드다. 지난해에는 타이거우즈와 협업해 의류 브랜드 '선데이 레드'를 론칭하는 등 사업 확대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센트로이드는 올해 초 펀드 만기가 도래하기도 전 테일러메이드 매각을 결정하고 나섰다. 현시점이 경영권 매각의 적기라고 판단한 것이다.
F&F는 반발하고 나섰다. 사측은 "테일러메이드 매각에 대해 사전동의를 제공한 사실이 없으며, 현재 진행 중인 매각 절차는 계약상 동의권을 중대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F&F는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투자 자금을 모아 테일러메이드 직접 인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인수 공방전의 배경에는 변화하는 골프 시장 흐름이 자리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반짝 인기를 끌었던 골프 시장은 최근 2030세대의 관심이 식고, 이를 대신할 신규 유입층까지 줄면서 성장세가 둔화됐다.
테일러메이드 사정도 다르지 않다. 골프존커머스에 따르면, 남성용 골프 드라이버 판매 1위를 꾸준히 지켜왔던 테일러메이드는 지난 6월 매출이 줄면서 매출 순위 2위로 내려앉았다. 센트로이드가 테일러메이드 엑시트를 결정한 것도 이러한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단순 투자자가 아닌, 전략적 투자자로 테일러메이드 펀드 자금을 댔던 F&F의 입장은 다르다. 테일러메이드는 F&F의 중장기 핵심 전략 브랜드로, 매각 여부를 투자금 회수 관점에서만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특히, 해외 진출에 힘을 쏟는 F&F에게 있어 테일러메이드는 중요 브랜드다. F&F는 기존에도 '디스커버리', 'MLB' 등 보유 브랜드를 앞세워 해외 시장 확대에 힘을 쏟아 왔다. 지난해 7월에는 '디스커버리'의 아시아 지역 주요 판권을 확보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본격 속도를 냈다. 이런 맥락에서 글로벌 골프용품 명가로 불리는 테일러메이드가 F&F에 있어 해외 진출을 넓히는 데 중요한 거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편, F&F는 계약상 보유한 권리를 바탕으로, 앞으로 테일러메이드 인수 작전에 더욱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존 F&F가 추천했던 테일러메이드홀딩스 이사들이 자진 사임하기도 했다.
이에 F&F 측은 "(이사들의 자진 사임은) F&F가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도 있는 불필요한 논란의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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