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계열 비만치료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부적절한 처방과 오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만에 대한 낮은 질병 인식과 미비한 제도적 기반을 개선하기 위한 다각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0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대한비만학회는 'GLP-1 비만치료제의 오남용 실태와 안전성 우려'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비만치료제 안전성과 사용 실태와 관련해 최신 지견을 나눴다.
김민선 대한비만학회 이사장은 "의료진의 적절한 관리 없이 비만치료제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특히 비만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도 무분별하게 투여되고 있다"며 문제 상황을 짚었다.
현재 국내에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전문의약품'으로 허가받아 의사 처방을 통해 비만 환자에게 쓰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초기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인 성인 비만환자 또는 BMI가 27㎏㎡ 이상 30㎏㎡ 미만이면서 이상혈당증(당뇨병 전단계 또는 제2형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1개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성인 비만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또 비만치료제는 허가 범위 내로 사용해도 두통, 구토, 설사, 변비, 담석증, 모발손실, 급성췌장염 등 부작용이 따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한 경우 탈수로 인한 신기능 악화, 급성 췌장염, 당뇨병(제2형) 환자에서의 저혈당·망막병증 등이 발생할 수 있어 기전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는 신중한 투여가 요구된다.
이에 대해 대한비만학회 측은 "모든 전문의약품은 의학적 효과와 부작용이 공존하기 때문에 의료진의 전문적 판단 하에 처방 및 관리되어야 한다"며 "GLP-1 비만 치료제도 충분한 병력 청취 및 검사를 통해 정확한 적응증 확인 후 처방되고 치료 시작 후에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비만치료제는 전문 의학 정보보다는 단순히 '살빼는 주사'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실정이다.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경험담이나 처방처가 쉽게 공유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내과, 가정의학과, 피부과, 비만클리닉 등은 물론, 이빈인후과, 정형외과 등 다양한 진료과에서도 처방이 가능해 접근성도 높은 편이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비만치료제를 지속적으로 단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김영림 바이오의약품품질관리과 연구관은 "비만치료제 안전사용을 위해 온라인 불법판매, 광고행위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광고 현장점검 및 의료인과 환자에게 정확한 의약품 정보 전달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보제공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산업계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활용하는 등 효율적인 비만 관리를 위한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카카오헬스케어의 경우 지난달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과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기반 비만환자 관리 및 공동연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해당 협력을 통해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고도비만수술센터에 '파스타'를 도입해 비만관리 체계를 디지털 방식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파스타는 카카오헬스케어가 개발한 모바일 건강관리 솔루션이다. 파스타로 식단, 운동 등 생활습관과 이에 따른 변화 등을 추적하는 등 비만환자에 대한 공동연구도 실시한다.
이정재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장은 "비만은 체중 관리와 합병증 예방을 위해 환자 스스로 꾸준한 관리 및 장기적 관찰이 필요한 만큼 카카오헬스케어의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이 지속가능한 비만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제약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비만약은 신약개발 단계에서는 당뇨병 등 만성질환 치료제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도출된 성과이기도 하다"며 "환자 삶의 질 향상 등 사회적, 경제적 측면에서도 인류 건강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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