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 본떠 '마스가' 명명
한국이 미국에 수십조 원 규모의 조선업 투자를 제안했다. 양자 간 관세협상에서 우리 측이 내건 반대급부의 주요 내용이다. 미국이 이를 받아들여 당초 한국산 상품에 대해 25%로 설정한 상호관세를 낮춰 줄지 주목된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지난 25일(현지시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의 뉴욕 소재 자택을 찾아 진행한 협상에서 이 같은 대미투자 계획을 제시했다.
우리 측은 투자 계획에 이름까지 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선전 문구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금 위대하게)를 본뜬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금 위대하게) 프로젝트다.
김 장관이 러트릭 장관에게 직접 투자사업의 세부 구상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상 투자금은 미화로 수백억 달러, 우리 돈 수십조 원에 달한다.
러트닉 장관 역시 우리 측이 제시한 투자 방안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며 화답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마스가 지원에 나서게 될 정책금융기관으로는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등이 거론된다. 단, 구체적인 액수는 추후 협상에서 조율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번 주 후반 워싱턴 D.C.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와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간 회동이 예정돼 있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26일 김 장관과 러트닉 장관 간 협상 관련한 참고자료를 내고, "미 측의 조선 분야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하고, 양국 간 조선 협력을 포함한 상호 합의 가능한 방안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의 조선 산업은 중국과 세계 1위 자리를 두고 경합 중이다. 한국의 이 부문 위상은 조선업 부흥을 꾀해 온 미국 측의 향후 산업 전략과 맞아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수십조 원 규모에 만족할지는 의문이다. 앞서 일본이 우리 돈 기준 750조 원 규모의 투자를 미국에 약속한 데 이어, 유럽연합(EU)도 27일 830조 원을 미국에 투자한다는 데 합의했다. 둘 다 한국의 미 조선업 투자 계획의 10배 규모다. 일본·EU는 이러한 대가성 투자 계획을 제시하고서야 각각의 양자협상을 마무리지었다. 모두 관세 15%를 적용받는다.
이처럼 대미 투자 규모가 한미 간 협상의 관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트럼프는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대기업이 미국 현지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식의 방안을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유도해 자국민을 위한 일자리를 크게 늘리고 국부에도 기여하겠다는 의도인 것.
미국은 조선업에 더해 비관세장벽 완화도 우리 측에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일·쌀·소고기 등 농축산물 시장의 추가 개방 없이 관세율 인하가 가능할지 주목된다. 트럼프가 각국에 제시한 관세 부과의 유예는 이달 31일(미동부시간) 자정을 기해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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