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과 AI가 일상 깊숙이 파고든 시대, 우리는 점점 서로의 눈을 덜 마주치며 살아간다. 그러나 지난 7월 25일부터 27일까지 2박 3일 동안 영덕에서 열린 '힐링! 필링! 가족치유캠프'는 스마트 기기를 잠시 내려놓고 가족 간의 관계를 되돌아보는 뜻깊은 실험이었다.
여성가족부가 주최하고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영덕군청, 영덕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공동 주관한 이번 캠프에는 23가족 60명이 참여했다. 국립청소년해양센터를 배경으로 열린 이번 행사는 가족 구성원 모두가 디지털의 간섭 없이 오롯이 서로의 감정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됐다.
캠프는 단순한 체험 위주의 활동이 아니었다. 청소년이 자신의 꿈을 들여다보고, 부모는 자아 정체성과 양육 태도를 돌아보며, 부모-자녀가 함께 의사소통의 방식과 감정 표현을 배우는 구조로 짜였다. 여기에 서핑 등 해양 체험활동까지 더해지면서 심리적 치유와 감각적 즐거움이 균형을 이뤘다.
참가자들은 '질적인 시간'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한 가족은 "스마트폰 없이도 충분히 즐겁고 풍성한 시간이 가능하다는 걸 처음으로 느꼈다"며, "다음에도 이런 캠프가 있다면 꼭 다시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한 영덕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 엄재희 소장은 "가족이란 가장 가까이 있지만, 가장 쉽게 오해할 수 있는 관계"라며 "이번 캠프는 부모와 자녀가 서로의 진심을 마주하고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도 청소년이 건강한 정서 안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가족 중심의 치유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5년을 살아가는 가족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기술보다 마음이다. 이번 영덕의 가족치유캠프는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디지털과 소통의 사이에서 고민하는 수많은 가정에 하나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빠르게 흐르는 변화 속에서 놓치기 쉬운 관계의 본질. 그것을 회복하기 위한 걸음을 영덕은 조용히, 그러나 깊이 내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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