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한화라서 행복합니다~'.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최근 뜨겁다. 33년 만에 전반기를 1위로 마쳤다. 후반기도 승리를 추가하며 승수를 쌓고 있다. 올 들어 8연승 이상만 세번째다. 우리나라 프로야구 역사에서 한 시즌에 8연승을 세 번 이상 기록한 팀(프로야구 역사상 4팀)의 결말은 같았다고 한다. 모두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우승했다. 만년 꼴찌였던 한화이글스가 올해 1위를 질주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은 김경문 감독의 리더십과 압도적인 선발 투수, 팬과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 등을 꼽는다. '믿음의 야구'로 팀을 이끄는 수장의 전략과 리더십은 단연 돋보인다. 그리고 외국인 투수 2명 등 선발투수의 승리 기여도가 높다. 수 십 년을 기다리며 응원하는 '보살팬(순위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항상 열정을 불태우는 한화 야구 팬을 일컬어 만들어진 신조어)'과 새 구장 건설 등 투자를 아끼지 않은 구단도 1위 지분이 있다.
정치는 잘 모른다. 그렇지만 지지율 1위의 더불어민주당도 정치판에서 압도적이다. 지난해 총선(22대 국회)에서 과반을 훌쩍 뛰어 넘는 의석수(지역구 161석, 비례대표 14석)를 확보했다. 단연 돋보이는 정당으로 우뚝섰다. 이재명 대통령의 탄생은 그 정점이다. 수 년 간의 정치적 탄압과 '내란사태'를 뚫고 일어섰기에 더 극적이다. 민주당이 향후 몇 번 더 정권을 창출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마음만 먹으면 어떤 법도 만들 수 있는 '국회 권력'과 큰 표 차이로 취임한 대통령이 있다. 민주당이 정권을 되찾은 배경은 무엇일까.
'내란사태' 자책골은 논외다. 행정경험이 많고, '일머리'가 있는 이 대통령의 리더십과 든든한 차기 대통령 후보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전략과 지략이 뛰어난 당의 일꾼들이 있어서다. 여기에 전폭적으로 민주당을 응원하는 팬덤(Fandom·특정 인물, 그룹에 열광적으로 애정을 갖고 지지하며 그 대상을 중심으로 형성된 팬들의 집합 문화)을 빼놓을 수 없다.
한화이글스 팬들은 지금 '1위', '정상'이란 말을 아낀다. 충청도 사투리로 '아직 몰라유~', '끝까지 가봐야쥬~'다. 겸손보다는 '부정 탄다(부정적인 기운이나 불운이 닥치는 상황)'다. 벌써부터 깝죽거리다 미끄러질 수 있다는 우려가 섞여 있다. 1위를 자랑하지 않는다. 모른척 한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만 응원한다. 정규 시즌(패넌트레이스) 정상 차지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정치 1위'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갈망한다. 일을 파악하고 처리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현장 감각이 있는, 그리고 실행력을 갖춘 리더(대통령)를 전폭 지원하라고. 그리고 주문한다. 자만심을 경계하라고. 영원한 것은 없다. 정치도 예외없다. 달콤한 권력이 '일장춘몽'이 될 수도 있다. '표절 장관 후보'의 지명 철회와 '갑질 장관 후보'의 자진사퇴는 다행이다. 민주당이 1위를 질주하고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60% 이상이지만 '국민의 잣대'는 엄격하다. 지켜야할 선이 있다.
야구와 정치 모두 팬덤을 무시할 수 없다. 한화이글스와 민주당 모두 팬덤을 등에 업고 정상을 누리고 있다. 팬이 있어야 야구가 살고, 정치도 산다. 하지만 팬심은 양날의 칼이다. 성적 부진이나 실망스런 선택과 직진에 비판을 쏟아내고, 등을 돌린다. 팬과 지지자가 떠나면 판이 기운다. 야구든 정치든 '응원석의 침묵'을 두려워하고, '민심의 응원석'을 채워야 오래 간다. /bluesky3@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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