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부터 활발한 전통시장…평소 먹기 힘든 열대과일도
카드업계 실익 없지만 대대적 홍보…내수활성화 동참
"지난 21일 소비쿠폰 발급 이후 벌써부터 시장에 오는 손님들이 늘어났다. 주로 먹거리 상점 앞에 줄이 길어졌고 닭강정가게, 정육점, 과일가게가 붐비고 있다. 소비 쿠폰을 빨리 소진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는 지 시장이 당분간 활기를 띌 것 같다."
23일 오전 10시. 서울 양천구에 있는 신영시장은 이른 시간에도 장을 보기 위한 주민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꼼꼼하게 식재료를 고르는 손님부터 건강기능식품 등 공산품을 구입하는 손님까지 다양했다.
김동용 신영시장 상인회장은 "일반적으로 전통시장에는 오후 3~5시 인파가 집중되지만, 소비쿠폰 발행 이후 오전 방문객이 부쩍 늘어났다"라고 말했다.
◆ 소비쿠폰에 활기 찾은 전통시장
시장 상인들도 소비쿠폰 발행 효과를 체감한다고 했다. 신영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상인 A씨는 "소비쿠폰 발행 첫날부터 사용할 수 있냐는 질문과 함께 평소에 잘 먹지 않던 키위 같은 열대과일을 사는 사람도 늘었다"라며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있다는 안내문구를 붙여야 하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을 찾는 방문객이 늘어난 만큼 인근 카페와 식당도 매출 증대 효과를 누리고 있었다. 최근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만큼 장을 보러 왔다가 카페에서 휴식을 하고 가는 손님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신영시장 인근에서 소규모 카페를 운영하는 상인 B씨는 "월요일 낮 시간부터 테이블 8곳이 꽉 찼다. 소비쿠폰 발행 첫날 소비 효과를 제대로 실감했다"라고 설명했다.
시장을 방문하는 손님들 또한 마음이 가볍긴 마찬가지였다. 신영시장 내 한 정육점 앞에서 만난 인근 주민 C씨는 "카카오톡으로 알림이 왔는데 휴대폰 사용이 익숙치 않아 아들이 발급을 도와줬다"라며 "15만원을 받았고 최근 채소가격이 올랐는데 오랜만에 마음 편하게 장봤다"라고 했다.
소비쿠폰 사용가능 가맹점을 홍보하면서 손님 유치에 나선 가게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일부 지자체와 지역구별로는 소비쿠폰 사용 가능 매장임을 알리는 '도어 스티커'를 별도로 배부하고 있다. 소비쿠폰은 연매출 30억원 미만 가맹점에만 사용할 수 있다. 전통시장의 경우 대부분 연매출 30억원 미만의 중소가맹점이지만 소비자의 혼선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 카드업계, 실익 없지만 홍보 적극적
신용카드사 또한 소비쿠폰 지급과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일부 카드사는 추가 혜택을 내걸면서 소비쿠폰 사용을 독려했다. 중소형 가맹점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만큼 실익은 없지만 점유율 경쟁에서 뒤처질 순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이번 소비쿠폰 지급 예산을 12조2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올 상반기 주요 카드사 8곳(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비씨카드)의 월간 개인 신용카드 승인잔액 평균치(43조4356억원)의 28.08%를 차지한다. 통상 카드사 신용판매잔액(M/S)은 시장점유율 지표로 활용된다. 소비쿠폰 유치를 통해 점유율을 확대하겠단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시장점유율을 1~3%포인트(p)만 높이더라도 성공했다는 판단이다. 사실상 다음달까지 소비쿠폰을 모두 소진할 것으로 내다보는 가운데 7~8월 시장점유율이 마케팅 성패여부를 결정지을 분수령이다. 개인별로 살펴보면 기존 소비 수준보다 많게는 45만원을 추가로 사용할 수 있다. 카드사별 생활영역 추가 할인 혜택을 단행하는 이유다.
여신금융협회 주도로 추가 혜택도 마련했다. 내달 31일까지 소비쿠폰을 모두 사용하면 추첨을 통해 최대 5만원을 추가로 지급한다. NH농협카드를 포함 카드사 9곳이 예산 25억원을 조성했으며 총 31만명을 선발한다. 행사 기간 종료 후 대상자를 확인하고 카드사별로 추첨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처럼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지만, 카드사에 실익은 없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올해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하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일시적으로 서버를 증설하는 등 별도의 조치가 이뤄졌다. 일각에서는 카드사가 손해를 보는 '역마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향후 데이터 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소비쿠폰 사용기간 내 주 사용처와 가맹점 정보를 수집·분석해 데이터로 만들 수 있다. 장기적인 흐름에서는 차기 내수촉진 정책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소비쿠폰은 지난 21일부터 발행을 시작했다. 온라인에서는 지역사랑상품권앱과 카드사 홈페이지 및 앱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대면 신청을 원한다면 오는 9월 12일 전까지 주소지 관할 읍면동사무소 혹은 카드사 제휴은행 영업점을 방문하면 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수익성은 떨어지지만, 정부 사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위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라며 "서버증설 등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도 시행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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