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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철강/중공업

K-조선, 상이한 해외 전략...美 vs신흥국 투자하며 새 돌파구 모색

HD현대, 인도.모로코.페루 등 개도국 공급망 전략 추진
한화오션,안정적 수요갖춘 美 조선시장 침투
고부가 선박시장 주도권 확대에 中 압박 대응카드로

HD현대와 조선 분야 장기 협력을 위한 포괄적 양해각서를 체결한 인도 코친조선소 전경. / HD현대

K-조선사들이 안정적 생산 및 수요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등 선진국과 인도 등 신흥국에 생산거점을 각각 확보하며 공급망 세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미국 등지의 고부가가치 선박부문 시장주도권 확대와 중국의 무한 물량공세에 맞서는 장기 경쟁력 구축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업계에서는 우리 조선사들이 각국의 장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향후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최근 인도 최대 국영 조선소 코친조선소(CSL)와 조선 분야 장기 협력을 위한 포괄적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또한 모로코, 페루 등 신흥국 중심으로 조선 협력 네트워크를 넓혀가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말 1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뒤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 거점으로 삼고 있다. 양사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해외 조선 시장에 진출하며 글로벌 시장 대응 전략을 다각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해 보다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미국이 수요시장으로는 유망하나 높은 인건비와 노후화된 인프라로 인해 생산 거점으로서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선박 금융자문사 캐벌리어해운은 미국의 존스법 적용 등에 따라 현지 조선사에 컨테이너선 3척을 발주하는데 약 3억 3000만달러가 드는 반면 아시아에서는 같은 규모 선박을 7000만달러에 건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존스법은 1920년에 제정된 법으로 미국 내 항구를 오가는 화물은 미국에서 건조된 선박으로 운송하도록 규정한 법이다. 자국 조선업을 보호한다는 목적으로 도입됐으나 과잉보호로 인해 미국 조선업의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은 상선보다 해군 중심의 조선 정책에 무게를 둬왔으나 군함 분야에서도 우위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2000년대 기준 미국 해군 함정 수는 318척으로 중국 110척의 약 3배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중국이 370척으로 미국(295척)을 앞질르며 양국간 조선역량은 격차가 벌어져 있다.

 

반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 시장이 초기 사업 비용만 잘 관리된다면 장기적으로는 충분한 잠재력을 지닌 시장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특히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 시절 자회사 디섹은 미국 현지 조선소와의 설계 및 자재 공급 계약만으로도 충분한 수익을 거뒀다. 이러한 사례를 감안할 때 미국 내 일정 수준의 사업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인도는 정부 차원의 중장기 비전과 재정 투자가 병행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올해 약 4조원 규모 해양개발기금을 조성하는 등 조선 인프라 고도화 정책을 활성화 중이다. 또한 2030년까지 세계 10대, 2047년까지 5위 조선강국 도약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으며 1000척규모의 선박 확보 계획을 언급한 바 있다.

 

HD현대는 신흥국 진출에 성공한 사례를 보여준 바 있다. 지난 1996년 HD현대미포조선과 베트남국영조선공사가 합작해 설립한 현대베트남조선은 사업진출 15년 만에 누적 199척을 수주하는 등 대표적인 해외 생산기지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이처럼 축적된 해외 진출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거점국가 진출 필요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내 도크가 부족한 상황에서 생산 능력을 확장하기 위해 해외 거점 확보는 필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박사는 "한국 조선업의 선진화된 기술력과 효율적인 운영이 유지된다면 미국에서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라며 "다만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고 특히 인력 확보 측면에서 어려움이 우려된다. 사업 초기에는 한국 인력이 투입돼야 안정적인 가동이 가능할 것이며 향후 현지 인력 중심으로 전환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조선사들의 해외 진출은 단순히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라 본질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라며 "각국의 강점이 다른 만큼 기업마다 처한 조건과 전략에 따라 해외 진출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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