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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증권일반

[인터뷰] 오영표 신영증권 헤리티지솔루션 본부장 "죽은 뒤에도 내 철학대로…보험금 신탁, 이젠 설계할 때"

보험금 일시금 지급 한계…신탁 통해 목적별 분할 가능
미성년 자녀 위한 생애 이벤트별 지급 설계 가능해
신탁 통해 세금·상속·운용까지 종합 설계 가능
30·40대 부모도 실질 수요자…“누구나 준비해야”

오영표 신영증권 헤리티지솔루션 본부장(전무)이 '보험금청구권신탁'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 모습./신영증권

"죽고 나서도 보험금이 자녀에게 제대로 쓰일 거란 보장은 없다. 결국 '돈'이 아니라 '설계'가 문제인 셈이다."

 

'신탁 전문가'로 뼈가 굵은 오영표 신영증권 헤리티지솔루션 본부장(전무)은 '보험금청구권신탁'의 필요성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오 본부장은 "신탁은 자산가들만의 도구가 아니다"라며 "은퇴 이후 삶을 안정적으로 설계하고, 내가 없더라도 가족을 지키고 싶다면 누구에게나 필요한 장치"라고 강조했다.

 

가령 보험금을 신탁 구조로 설계하면 기존처럼 일시금으로 일괄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자녀의 학비나 생활비, 결혼자금처럼 구체적인 생애 이벤트에 따라 분할 지급이 가능해진다.

 

다만 이 같은 설계가 실현된 것도 최근의 일이다. 오 본부장은 보험금청구권신탁을 단순한 금융 상품이 아닌, '내 삶의 철학이 반영된 자산 이전 도구'라고 강조한다.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치매나 사망 이후를 대비한 보험 신탁과 후견 신탁이 이미 대중화됐지만, 한국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이다. 2023년 말 금융당국이 보험금도 신탁 수탁 자산으로 인정하면서 길이 열렸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현재는 일반 사망보험금만 신탁에 맡길 수 있고, 실질적으로 활용도가 높은 재해사망 특약이나 변액보험금은 포함되지 않는다. 법 개정이 아닌 유권 해석에 따른 제한적 허용이다 보니, 상품 설계나 수탁 범위에 제약이 많고 실무 현장에서도 혼선을 겪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보험청구권 신탁은 의미가 있다. 특히 수익자가 미성년자일 경우, 단순 보험 수익자 지정으로는 자금이 보호되지 못할 위험이 있어 이 같은 설계가 더욱 유효하다는 말이다.

 

ChatGPT로 생성한 '부모가 생전에 설계한 보험청구권신탁을 바탕으로, 증권사가 운용한 자산에서 자녀가 생활비를 수령하고 있는 모습'

무엇보다 신탁 운용의 주체로서 증권사의 장점은 더욱 부각된다. 오 본부장은 "보험사도 보험금을 굴리긴 하지만, 자산배분과 펀드 선택, 장기 운용 성과 측면에서 증권사의 유연성과 전문성이 훨씬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신영증권은 WM 본부 소속이 아닌 별도 본부 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신탁 전담 변호사·세무사 등 전문 인력을 내부에서 육성해 유언대용신탁·후견신탁·증여신탁 등 통합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오 본부장은 "보험금 1억원이 지급됐다고 가정해보자. 보험금을 통장에 두면 몇 년 못 가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연 4~5% 수익률로 운용해 원금은 보존하고 이자만 인출되도록 하면 아이에게 수년간 학비와 생활비를 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예를 들었다.

 

이렇듯 보험금 신탁은 단순한 금융 상품이 아니라, 본인의 삶과 철학이 반영된 자산 이전 설계라는 게 오 본부장의 주장이다. 신탁 안에서는 특정 시점에 맞춰 분할 지급을 설정할 수 있고, 자녀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조건을 달아 지급을 제한하거나, 대리인(운용지시권자)의 승인을 거쳐야 인출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 설계가 가능하다.

 

아울러 "신탁은 가족 간의 불신에서 출발하는 게 아니라, 예측 불가능한 리스크에 대한 대비"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자녀가 착하고 바르게 자랄지라도, 갑작스런 경제적 위기나 유혹, 가족 간 갈등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신탁은 자산 보호와 운용뿐 아니라, 증여·상속 과정의 세금 설계 도구로도 활용될 수 있다. 생전에 자녀에게 나눠주고자 하는 자산이 있다면, 10년 단위로 쪼개어 증여하면서 신탁으로 관리할 수 있고, 상속 후에도 일정한 기간 동안 분할 지급될 수 있도록 조건을 달아둘 수 있다.

 

오 본부장은 보험금청구권신탁을 계기로 신탁이 '자산가 전유물'이라는 인식을 깨고,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생애 설계 도구로 확장되길 바라고 있다. 특히 70대 이상 고령자뿐 아니라, 미성년 자녀를 둔 30·40대에게도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봤다. 그는 "45세 정도부터는 자녀 교육비와 내 노후 사이에서 균형을 고민할 시점"이라며 "보험 가입과 동시에 신탁 설계가 함께 이뤄지는 사회적 분위기가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신탁은 결국 내가 죽은 후에도 내 철학과 가족의 안녕을 유지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장치"라고 신탁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 문화가 되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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