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기획위 기후에너지TF, 부처 기능 재편 포함한 복수안 조율
산업부·환경부, 필요성엔 공감하지만 역할 분담엔 '온도차'
새 정부 기후위기 대응 컨트롤타워가 될 '기후에너지부(가칭)' 신설 방안을 둘러싸고 정부 내부에서 역할 분담과 권한 조율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국정기획위원회는 기후에너지부 신설과 관련해 산업부와 환경부 기능 재편을 포함한 복수의 조직 개편안을 두고 조율에 착수했다. 최근 열린 기후에너지TF 회의에서는 양 부처 정책 역할과 범위를 두고 복잡한 이해관계가 노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정기획위 기후에너지TF는 지난 17일 5차 회의에서 기후에너지 정책의 '총괄 기능'을 누가 맡을지에 대해 실무 논의를 진행했다.
기후변화 대응 컨트롤타워를 새로 만들겠다는 원칙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실제로 어떤 기능을 어디서 가져올지를 놓고 산업부와 환경부 간 시각차가 뚜렷한 상황이다.
산업부는 에너지 전환과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수소 경제 육성 등에서 기존 정책 연속성을 강조한 반면, 환경부는 기후 적응정책과 온실가스 감축·감시 체계 등과의 연계를 이유로 컨트롤타워 기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TF 회의에서는 산업계, 학계 자문위원들이 참여해 RE100 산업단지 구축, 이익공유제 도입, 산업 생태계 강화 등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 하지만 국정과제를 담당할 주무부처의 틀이 뚜렷이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국정기획위가 유력하게 검토하는 방안은 양 부처 기능을 통합해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는 방식 또는 기후 감축 관련 목표관리 기능만 환경부로 이관하는 역할 조정안 두 가지다.
기후에너지부 신설 방식은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에 따라 국가기후정책을 총괄해 온 환경부의 정책 권한과, 산업부가 담당해온 에너지·탄소중립 업무를 아우르는 새로운 부처를 만들자는 내용이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최근 인사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기후위기에 체계적으로 대응하려면 에너지 정책을 포함한 범정부 차원의 종합부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해 이 같은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산업부를 중심으로 한 일부 국정기획위 위원들은 에너지 생산과 공급은 산업부에 남기고, 기후 감축 관련 목표관리 기능만 환경부로 이관하는 '기능별 역할 조정안'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정책을 환경부로 전면 이관할 경우, 산업·수출과 연계된 현실적인 에너지 수급 관리에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며 기능별 분리만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지난 17일 인사청문회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와 수소·원전 등 다양한 에너지원 활용이 산업계 전반과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산업 현장의 수용성과 연계해 실현 가능한 에너지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에너지정책이 수출과 제조업 경쟁력에 직결된다는 산업계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기후에너지부가 기후대응 정책의 컨트롤타워가 되려면 단순한 조직 통합을 넘어서 기능 조정이 핵심"이라며 "정책 일관성을 확보하고 부처 간 협업 메커니즘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정기획위원회는 기후에너지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정책 중심의 조직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기후에너지TF 차지호 기획위원은 지난 16일 회의에서 "기후위기 대응에서 완화 정책에 비해 적응 정책이 다소 소홀하게 다뤄진 측면이 있다"며 "미래 기후 위험 영향을 정확히 예측하고 이에 대한 적응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위성곤 위원도 17일 회의에서 "재생에너지로의 대전환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RE100 산업단지 구축, 재생에너지 확대 보급, ESG경영 등을 추진할 만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정기획위는 이달 말까지 정부조직 개편 윤곽을 정리하고, 8월 중 국정과제 초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기후에너지부 신설의 경우 국정과제에 우선 포함시킨 뒤, 실제 부처 신설은 연내 법 개정을 거쳐 2026년 이후 시행하는 '단계적 이행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