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부자여도'졸부'(猝富)라는 칭호가 있다, 재벌까지는 아니어도 오랜 세월을 두고 명망과 덕망을 갖춘 부자가문을 이루는 것이야말로 중생으로서는 큰 복에 속한다. 결국 덕목을 겸비한 부자가 오래 가는 것이다. 경주 최씨 가문은 삼백년이 넘도록 부자가문의 명망을 이어온 집안이다. 시조는 신라의 개국공신이었고 우리가 잘 아는 신라시대 말기의 최치원(崔致遠)이 중시조가 된다. 18세기 말부터 경주 교동에 집성촌을 이루며 살며 모두가 부러워하는 부자 가문을 이룬 최씨 가문은 한국판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대명사이다.
많은 땅을 소유하고 있었고 여기에 이앙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소출이 증가하였으며, 소작료는 인하하여 최부자 가문은 소작인들로부터도 존경받음과 대대로 여섯 가지 가훈을 지킴으로써 가문의 명망은 높아져만 갔다. 그 여섯 가지 가훈은 권력을 탐하지 말라. 상생의 이윤을 추구하라. 소통과 화합하라. 정당한 방법으로 부를 추구하라. 근검절약하라. 상부상조하라 등이다.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은 하지 말아서 권력을 탐하지 말라 했으니 이는 높은 관직에 올라가면 당장은 좋을지 모르나 당파싸움 등으로 졸지간에 가문이 풍비박산 나는 꼴을 당하지 않으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재산을 만석 이상 지니지 말라 했고 과객은 후하게 대접하라 했으며 흉년기에는 땅을 사지 말라 했다. 며느리는 시집 온 후 3년 동안은 무명옷을 이을 것과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도록 하라고 했으니, 정당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할 것과 검소함을 생활화하여 과욕과 탐욕을 저어함은 물론 더불어 상생해 나가야 하는 미덕을 모토로 삼은 것이다. 이외도 시장의 파장 때 물건을 사지 않았다고 하는데 제값을 쳐서 사들이라는 의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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