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과 건전성 사이에서 '딜레마'…평균 연체율 역대 최고치 기록
하반기 저축은행이란 중저신용차주 분담…"카드론 잔액 감소할 것"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잔액이 증가하면서 카드업계가 난처한 기색이다. 지난 2월 역대 최고치를 달성한 이후 카드론 총량규제 계획 수립과 부실채권 상각 등의 자구책을 내놓았지만, 또다시 증가세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주요 카드사 9곳(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비씨·NH농협카드)의 카드론 합산 잔액은 42조6571억원이다. 전월 대비 1565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2조1385억원 늘어난 수치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 대책을 내놓으면서 증가세는 둔화했지만, 급전 수요는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카드론 잔액 증가를 두고 업계가 '딜레마'에 빠졌다. 지난 1분기 역대 최고 수준의 연체율을 기록하면서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돈을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인데 금융회사는 연체율이 높아지면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향후 건전성 개선을 이루면 순이익으로 전환할 수 있지만 당장에는 장부상 손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NH농협카드를 제외한 카드사 8곳의 평균 연체율(대환대출 포함)은 1.93%다. 직전 분기 대비 0.13%포인트(p) 상승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0.1%p 오른 수치다.
카드업계는 카드론 증가세에도 갑자기 제동을 걸기도 어려운 노릇이라고 입을 모은다. 카드론은 카드사가 취급하는 대출 상품이다. 신용에 따라선 법정최고금리(연 20%)에 육박하며 카드사의 주 수입원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가맹점수수료율이 인하된 데다 차기 먹거리로 낙점한 데이터 사업의 수익 비중이 높지 않은 만큼 수익성이 크게 나빠질 것이란 의견이다.
문제는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이 서서히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5월말 기준 카드사 9곳의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1조4762억원이다. 카드론 잔액이 일시적으로 감소한 3월과 비교하면 1000억원 증가했다. 카드론 대환대출이란 카드론을 갚기위해 받은 대출이다. 돈 갚기 어려운 차주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카드론 증가세가 꺾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7월부터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하는 데다 저축은행이 영업 본격화를 앞두면서 중저신용차주 대출 수요를 함께 감당할 수 있어서다. 이달부터 저축은행 26곳에서는 연 5% 금리로 사업 자금을 내주는 '햇살론 플러스'를 판매하고 있다. 저소득, 저신용 자영업자의 대출길이 열린 것이다.
이 밖에도 저축은행은 올 하반기 중저신용차주 대상 리테일(소매금융)과 사업자 대출을 확대하겠단 방침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경감 기조가 뚜렷한 만큼 가산금리를 높이는 카드론 억제 대책을 내놓고 있다"라며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스트레스 DSR 3단계에 카드사 대출도 포함되는 만큼 증가세가 꺾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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