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유심(USIM) 해킹 사태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약정 해지 고객에 대한 위약금을 전면 면제하면서, 통신 3사 간 번호이동 유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마케팅 공세는 물론, 일부 유통점에선 불법 보조금 조짐까지 감지되고 있다.
6일 <메트로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해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4일 SK텔레콤 해킹 사태와 관련해 "4월 18일 이후 해지한 고객은 모두 위약금 면제 대상"이라며 "유출로 인해 해지한 가입자는 당연히 환불을 받아야 한다"고 발표했다. SK텔레콤이 계약상 주요 의무인 보안 유지에 실패한 만큼, 약관상 '회사의 귀책 사유'에 해당한다는 판단이다. 메트로경제신문>
SK텔레콤은 이에 따라 지난 4월19일부터 오는 7월14일까지 약정 해지한 고객을 대상으로 공시지원금과 선택약정 할인 반환금을 전액 면제하는 한편, 이미 납부한 경우 환급 절차에 들어갔다. 신청은 15일부터 가능하며, T월드 앱과 고객센터 등을 통해 접수 후 7일 내 환급된다. 단, 단말기 할부금이나 유선서비스 위약금은 제외된다.
SK텔레콤은 전체 이용자를 대상으로도 총 5000억원 규모의 보상 프로그램을 내놨다. 8월 통신요금 50% 할인, 연말까지 월 50GB 추가 데이터, 제휴사 할인 및 멤버십 등급 복원 등이 포함된다. SKT 망을 쓰는 알뜰폰 고객도 보상 대상에 포함됐다.
SK텔레콤의 위약금 면제 발표 이후 통신 유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번호이동 수요가 폭증하면서 지난 5일 하루 동안 번호이동 건수는 전일 대비 78% 증가한 1만9323건을 기록했다. 특히 KT와 LG유플러스로의 이동이 급증하면서 양사는 이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 중이다.
서울 시내 대리점과 온라인몰에는 'SKT 위약금 전액 면제' 문구가 부각됐고, 번호이동 수요 선점을 위한 가입 조건도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강변 테크노마트 등 일부 유통 채널에서는 삼성 '갤럭시S25'가 번호이동 조건으로 5만~15만원대, 아이폰16e는 기기값 0원에 차비 10만원까지 붙는 '마이너스폰' 판매까지 등장했다. 출고가 대비 수십만원의 불법 보조금이 붙은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오는 14일 위약금 면제 종료일과 15일 삼성전자 플래그십 단말기 '갤럭시Z 플립7·폴드7' 예약 판매 시점이 겹치면서 정점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특히 하반기엔 단통법 폐지까지 예정돼 있어, 최근 몇 년간 가장 격렬한 시장 경쟁이 벌어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위약금 면제, 플래그십 신모델 출시, 단통법 폐지라는 세 가지 이벤트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며 "하반기 유통시장 경쟁은 예년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선 유심 해킹 피해로 다수 이용자가 불편을 겪은 가운데, 이를 마케팅 요소로 활용하는 방식에 대한 우려도 제기한다.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현장 점검과 함께 추가 규제를 예고하며 시장 과열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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